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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수행‧참회로 역경 극복한 참 불자들의 삶

  • 불서
  • 입력 2020.09.27 10:25
  • 호수 1555
  • 댓글 0

‘발길 닿는 그곳에서 부처님을 친견하리’ / 법보신문 편집부 엮음 / 조계종출판사

‘발길 닿는 그곳에서 부처님을 친견하리’

‘1985년 7월 중순 처음으로 봉정암을 찾았다. 저녁을 해 먹고 양초로 불도 켰다. 밖에 나와 보니 겨울보다 더 추웠다. 씻으려고 물에 손을 넣으니 손이 오그라들 것처럼 시렸다. 화장실은 멀고 가는 길이 캄캄 절벽이었다. 저녁에 기도하려고 법당에서 준비를 하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스님은 겨울 추위에 기와가 동파돼 비가 오면 지붕도 새기 때문에 동기와로 교체해야 하는데 신도가 없어서 걱정이라고 했다. 이튿날 아침 사리탑에 올라 삼배를 올리고 주위를 돌아보는 순간 ‘아’ 소리가 절로 나왔다. 수려한 산과 장엄하고도 묘하게 자리 잡은 바위는 모두 부처님 형상이요, 참으로 멋있는 법장이었다. 법당으로 내려온 도반들은 이렇게 좋은 도량에서 기도할 수 있는 건 부처님 가피라며 불사를 의논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설악산 봉정암과 첫 만남에서 그 도량에 마음을 빼앗긴 이들은 각자 삶의 터전으로 돌아온 이후 화주를 자처하면서 봉정암 불사를 돕기 시작했다. 이채순 불자는 이후로 35년 동안 도반들과 함께 봉정암을 비롯해 전국 사찰을 찾아 부처님을 참배하고 기도정진하며 불사를 돕는 것으로 신행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러면서 “모든 것은 마음에서 오는 것”임을 알게 됐고, 한 마음 돌리고 행복한 마음으로 모든 일을 대할 때 고맙고 감사하지 않은 일이 없으며 소중하지 않은 게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기적으로 절을 찾아 밤을 새워 기도하고, 명상하면서 천천히 산을 내려와서는 하루하루를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가는 동안 어느덧 76세가 된 이채순 불자는 “그렇게 세월이 가고 이제는 ‘할머니 불자’라는 것을 겸손하게 받아들이며 조용히 살다가 어느 날 육신의 옷을 벗고 먼 여행을 떠나야 되겠다”고 생각하며 오늘도 기도와 수행을 놓지 않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7회 신행수기 공모전에서 총무원장상을 수상한 이채순(불일심) 불자의 ‘봉정암’은 매일 한결같은 마음으로 기도하고 수행하는 불자의 일상을 담았다.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신도회가 주최하고 법보신문과 불교방송이 공동 주관하는 신행수기 공모 당선작을 엮은 ‘발길 닿는 그곳에서 부처님을 친견하리’는 이처럼 절을 찾아 기도하고 참회하며 마음을 밝혀 일상에서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불자들의 모습으로 가득하다.

제7회 신행수기 공모 당선작을 엮은 책에는 이채순 불자의 ‘봉정암’을 시작으로, 삶의 고난과 역경을 부처님 가르침 속에서 지혜롭게 대처하며 지난한 삶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기도를 통해 행복을 일궈낸 이을순 불자의 ‘기도로 이겨낸 슬픔, 기도로 일궈낸 행복’과 장애를 극복하고 감사와 기도로 신행생활을 지속한 경험담, 병마와 죽음의 고통 앞에서도 삶의 고난을 헤쳐나간 진솔함이 배어나는 사연들을 만날 수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7회 신행수기 공모전 수상작을 엮은 ‘발길 닿는 그곳에서 부처님을 친견하리’에 실린 신행수기와 발원문에서 ‘어떻게 현재를 충실하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다.

특히 신행수기 일곱 번째 공모전을 맞아 신설된 발원문 부분 당선작들도 함께 만날 수 있다. 대상작인 김영화 불자의 ‘불법의 향기로 가득한 숲이 되는 날까지’를 비롯해 발원문 당선작들은 배우자와 자식 등 가족들을 향한 진심어린 참회, 살면서 부지불식간에 저질렀던 나 자신의 어리석음과 잘못에 대한 참회 등이 가슴 절절하게 전해져 삶에 대한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도록 돕는다.

코로나19로 대면 모임이 제한된 올해 신행수기 당선작들은 사람들의 일상을 앗아간 전염병 앞에서 불자들의 신심과 원력이 더욱더 단단해지고 커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때문에 그 당선작들을 엮은 ‘발길 닿는 그곳에서 부처님을 친견하리’에는 불자로 살아온 삶을 담담하게 풀어낸 불자들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겼고, 발원문 역시 이웃과 사회의 고통을 향한 자비심으로 가득했다. 덕분에 이 세상이 중중무진의 인드라망으로 연결돼 있음을 실감할 수 있고, 더불어 나와 남이 결코 따로 분리돼 존재할 수 없는 연기적 관계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또한 이 책 ‘발길 닿는 그곳에서 부처님을 친견하리’에 담긴 신행수기와 발원문은 부처님과 옛 조사 스님들이 “현재를 살라”고 일러준 가르침을 실천하는 불자들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기에 ‘살아 있는 경전이자 가르침’으로 불리고 있다. 1만5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555호 / 2020년 9월3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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