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경수행 김윤숙(수수리, 58) - 상
간경수행 김윤숙(수수리, 58) - 상
  • 법보
  • 승인 2020.09.27 15:00
  • 호수 1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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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심 깊은 할머니·아버지 덕에
진언·선구에 둘러싸여 성장
네이버 선재선재 카페 통해
경전·벽화·주련 등 공부 시작
수수리, 58

지금 돌아보니 내가 태어나기도 전 불교는 성장할 환경으로 설정돼 있었던 것 같다.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 이렇게 주문을 거시듯 암송하시는 할머니의 진언을 따라서 읊고 암송하면서 즐거워하던 어린 시절, 집에 오시던 탁발 스님들을 극진히 대접하시던 할머니, 돌아가실 때는 친분이 있었던 비구니스님께서 할머니를 “관세음보살처럼 편안하신 모습”이라고 비유해주시던 인상 깊었던 말씀, 서예를 하시던 아버지의 묵향이 가득한 서실에서 보았던 춤추는 듯 구불구불한 암호 같은 대부분이 경전 속 구절 혹은 선(禪) 문구, 서울 사는 언니가 친정에 오면 자기 전 들려준 자장가 같이 잠이 솔솔 왔던 부처님 이야기 기억 등을 떠올려본다.

또 지금 나와 비슷한 나이에 돌아가신 작은아버지께서는 눈을 감으시던 순간까지 가족들에게 나가 있으라고 하신 뒤 ‘금강경’을 눈에 넣으시며 깨어 있는 정신으로 대자유의 세계를 향해 나아가셨다. 부처님오신날 어머니 손을 잡고 절에 가는 건 기본, 그밖에도 나를 부처님의 세계로 이끈 많은 장치가 시시때때 있었던 것 같다. 그중에서 가장 감사한 인연은 김해 한림에 위치한 도량 정암사 신도가 된 것이었다.

2009년 어느 날이었던가. 아버지께서 아주 특이한 스님 한 분이 계시다는 말씀을 하셨다. 평소의 아버지 스타일로 봐서 그 짧은 표현만으로도 어떤 의미가 있는지 짐작할 수 있었기에 호기심이 발동했다. 어느 날 아버지와 정암사를 짧게 방문하며 주지 법상 스님을 뵈었다. 때마침 스님께서 시작하신 네이버 카페 선재선재와 함께 본격적인 나의 불법 공부가 시작되었고 아버지와 통하시는, 그래서 까마득히 높고 멀게만 느껴지던 스님께서는 기꺼이 스승이 되어 주셨다.

다행스럽게도 내게는 불교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네이버 선재선재 카페에 올려 주시는 법문들을 하나씩 읽어 나가는 공부가 재미있었다. 용감하게도 그 법문에 댓글을 달았고 스님께서는 답으로 초심자를 격려해 주셨다. 법상 스님께서 전해 주는 부처님의 말씀은 장애물 없이 가랑비에 옷 젖듯 스며들었다. 현재 선재선재 카페에는 나를 비롯해 약 300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십수년 동안 스님께서 꾸준히 전법해오신 귀중한 자료들, 무려 3370여개가 게시되어 있다.

이뿐 아니라 스님의 비대면 온라인 강의는 2012년 즈음, 하버드대학과 MIT 등에서 온라인 코스를 운영하기 시작할 무렵부터 시작되었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라! 패러다임의 전환!”을 늘 강조하시는 스님께서는 2013년부터 카카오톡을 이용한 비대면 전법을 전국에 퍼져있는 회원들에게 거의 매일 빠짐없이 해주셨다. 카톡 법문을 엮어서 2014년에는 ‘카톡이 전하는 소리’라는 제목으로 법공양 책도 출간하셨다.

지금도 매일 스님의 카톡 법문을 스마트폰에서 공부하고 있다. 그동안 ‘부처님의 생애’를 비롯하여 ‘법화경’ ‘금강경’ 등 경전과 때로는 사찰의 벽화공부, 또 ‘주심부’ ‘벽암록’ 등을 주제로 2000회를 넘게 스님께서 보내주시는 부처님의 말씀에 관한 공부는 일상 깊숙이 자리 잡았다. 스님께서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바쁜 일상을 보내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매일 법문을 일일이 보내실 뿐 아니라 그간 엮으신 책만 해도 다양하다. 무엇보다 ‘천수경’ ‘법화경’ ‘금강경’ ‘원각경’ ‘유마경’ ‘무량수경’ ‘아미타경’ ‘반야심경’을 엮어서 ‘불경요집’을 출간해 법회 때면 항시 지참하고 참석해 경전 공부의 교재로 사용하게 해주셨다. 그리고 제주에서부터 파주까지 전국 사찰의 340여 벽화를 직접 촬영하시고 해설을 해놓으신 ‘사찰에서 만나는 벽화’도 출간하셨다. 그리고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영명 연수 스님의 마음을 노래하는 ‘주심부’를 푼 내용을 모아 책으로 내시기도 하셨다. 공적(空寂)하고 영지(靈知)한 마음을 공부할 수 있는, 나에게는 목마른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발견한 듯 반가운 책이기도 하다. 스님께서는 전국의 사찰에 걸려 있는 주련에 관한 책을 거의 완성해 곧 만날 수 있게 된다.

 

[1555호 / 2020년 9월3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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