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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청년 대변인이 하나님 나라 만들겠다니

  • 기자칼럼
  • 입력 2020.10.02 11:45
  • 수정 2020.11.16 09:44
  • 호수 1556
  • 댓글 6

국민의힘 중앙청년위원회 대변인 공식 페북에 게재
편협한 종교관은 온갖 갈등 일으키고 상처만 줄뿐
지금 필요한 건 신정정치 아닌 국민 위하는 민주정치

한가위 추석 명절을 맞아 사회적 거리 두기로 가족들의 발길도 뜸한 한가로운 추석 연휴. ‘페이스북’을 훑어보다 순간 눈을 의심하는 웹자보가 눈에 띄었다.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는 나라”

국민의힘 중앙청년위원회 주성은 대변인이 자신을 소개한 웹자보였다. 가짜뉴스인가 싶어 국민의힘 중앙청년위원회 공식 페이스북을 검색했다. 사실이었다. 국민의힘 중앙청년위원회는 페이스북 공식채널을 통해 9월29일 카드뉴스로 중앙청년위원회 10명을 소개하고 있었다. 그 가운데 주성은 대변인은 자신을 소개하는 글에 이런 문구를 버젓이 써놓고는 “TMI : 어머니가 목사님”이라고 덧붙였다. 제1야당의, 공당의 중앙청년위원회 대변인의 자기소개 문구를 보고, “서울시를 하나님에게 봉헌하겠다”던 이명박 전 대통령을 떠올린 것은 비단 나 혼자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인터넷과 페이스북 등에는 주 대변인의 소개 문구뿐만 아니라 “육군땅개알보병” “한강 갈 뻔함” 등 다른 청년위원회 임원들의 육군 비하와 자살 희화화 등으로 여러 논란이 일어난 상황이었다.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에도 며칠이 지난 오늘(10월2일)에도 국민의힘이나 중앙청년위원회는 아무런 해명이나 조치 없이 카드뉴스를 페이스북 공식채널에 게재하고 있다. 이 글이 실린 국민의힘 중앙청년위원회 공식 페이스북 사이트에는 이들 중앙청년을 비난하는 숱한 댓글이 달려있었다. 또 페이스북과 SNS로 공유되면서 부정적 댓글이 수백 개에 이르는 상황이다.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는 나라? 제정신입니까? 이 나라가 기독교 신정국가였습니까?”(Alfo**********) “안 그래도 개신교에 대한 이미지가 쓰레기인데 뭐? 하나님이 통치? 이건 걍 망하는 거다.”(유**) “이러니 개콘이 사라진 거군.”(シ***) “나이만 젊다고 청년 참신성도 없는데 무슨!! 그리고 왜 종교를 내세우나”(박**) “국교가 없고 자유가 보장된 대한민국에 하나님 통치가 임하게 하고프면 기독자유통일당을 가셔야죠. 그리고 땅개? 당신들이 정녕 안보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 정당이 맞습니까?”(Hyu*******) “이런 사람은 좀 걸러요. 황교안 때문에 그렇게 당 말아먹고도 자기가 종교인인지 정치인인지 구분도 못 하는 사람이 무슨 대변인입니까. 정치 접고 종교생활이나 해요. 짱나게 또 공격거리 내주겠네. 어휴”(Cha******) “정말 어이가 없네요. 공당의 일원으로서 하나님의 통치가 임한다는 표현을 써도 되는 겁니까?”(정**)

국민의힘과 국민의힘 중앙청년위원회는 지금이라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공당의 중앙청년위원회 대변인의 공식 소개 문구에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는 나라”를 자랑스럽게 올리는 것을 보면서 국민의힘의 종교에 대한 인식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 이명박 장로, 황교안 집사처럼 정치인보다 스스로 기독교인임을 내세우며 “서울시를 하나님께 봉헌한다” “교회법이 세상 법보다 우선한다”는 발언도 이러한 연장 선상에 있었다. 그 같은 편협한 종교 신념으로 숱한 논란과 갈등을 불러일으켰는지, 기독교가 아닌 다른 종교인들에게 얼마나 상처가 됐는지 돌아봐야 한다.

한국은 다종교사회이며 모든 국민은 종교로 인해 어떤 차별도 받지 않을 권리를 지니고 있다. 제1 야당의 미래를 책임지겠다는 젊은 대변인에게서 신선함과 패기보다는 지독한 독선과 고리타분함이 읽혀지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님의 통치와 같은 신정정치가 아니라 국민을 두려워할 줄 알고 국민을 위하는 민주정치이다. 이 같은 행태들은 국민의 힘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갈등케 하고 분열시킬 뿐이다.

boori13@beopbo.com

[1556호 / 2020년 10월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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