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순례 2일째] 가을 물든 낙동강길 따라 걷다
[자비순례 2일째] 가을 물든 낙동강길 따라 걷다
  • 김현태 기자
  • 승인 2020.10.08 13:13
  • 호수 15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월8일, 2일차 금호강·낙동강 26km

상월선원 만행결사 ‘불교중흥·국난극복 자비순례’ 10월8일 2일차 일정이 가을로 물든 낙동강 자전거길을 따라 진행됐다.

전날 대구 강변리틀야구장에 텐트를 친 자비순례 결사대중은 기상시간 1시간 전인 새벽 2시부터 2일차 일정 준비에 나섰다. 숙영지인 강변리틀야구장은 내달리는 차량 소음과 인근 오폐수정수시설 기계소리로 가득했다. 더욱이 샤워시설이 없고 화장실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텐트 속 불편한 잠자리는 순례 첫날의 고단함을 몸속 깊이 밀어 넣었다.

<br>

그러나 누구도 불평하지 않았다. 고행을 각오하고 상월선원 결사정신을 이어가겠다며 만행에 동참한 결사대중이기에 눈빛만은 초롱초롱했다. 둘째날 순례는 본래 일정대로 어스름 새벽에 시작됐다. 새벽 3시40분까지 잠자리를 정리하고 순례 준비를 마친 대중들은 새벽 4시 총도감 호산 스님의 죽비 3성을 시작으로 어둠을 뒤로 하고 앞선 이들의 발걸음을 지남삼아 묵언 속에 조용히 숙영지를 빠져나왔다.

이날 순례는 대구시를 관통하는 금호강과 낙동강, 강정고령보 등 자전거길을 따라 진행됐다. 26km를 걸어 숙영지인 대구 사문진상설야외공연장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가을로 접어든 새벽녘 강변 자전거길은 선듯하게 차가웠다. 바람이 불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결사대중에겐 위안이 되었다. 강가를 따라 늘어선 자전거길은 칠흑이었다. 하늘에는 지지 않은 샛별과 반달이 아직 여명을 품지 못한 검은 강물 위에서 반짝였다.

빛이 조금씩 어둠을 몰아내자 강가 주변의 풍경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누렇게 출렁이는 억새와 하늘거리는 코스모스는 만개한 가을빛으로 찬연하게 아름다웠다. 그 길을 따라 가사장삼을 수한 스님들과 그 뒤를 따르는 대중들의 모습은 질서정연하게 날아가는 기러기를 연상케 했다. 걷는 내내 홀로 화두며 염불이며 진언을 각기 챙겨 걸었지만 어느새 자연이 주는 가을 염불소리에 마음은 절로 평온하고 환해졌다.

3시간을 내리 걸어 오전 7시 바나나와 음료, 과일 등으로 아침공양을 마친 결사대중은 다시 강정고령보를 향했다. 강정고령보를 거쳐 숙영지인 사문진상설야외공연장까지 13km 구간에서는 갑작스런 강풍이 수시로 결사대중을 힘들게 했다. 순례단을 상징하는 모자에 대가사까지 수한 스님들은 더욱 곤혹스러워했다. 입제식이 열린 대구 동화사에서 2일차 숙영지까지 대중들이 함께 걸은 길은 46km였다. 이제 남은 거리는 454km. 비로소 순례는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한편 만행결사 자비순례 3일차 일정은 사문진상설야외공연장에서 칠곡보까지 33km구간에서 진행된다.

대구=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556호 / 2020년 10월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