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간경수행 김윤숙(수수리, 58) - 하

기자명 법보

행복과 불행의 모든 원인이
나로부터 비롯됨을 깨달아
틈틈이 호흡 수행 병행하며
마음 다스리는 법도 배워

수수리, 58

김해 정암사 주지 법상 스님의 전법 교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스님께서는 어려움을 겪는 스리랑카 신도들에게 숙식을 제공하시는 일이 다반사이시고 마치 아버지처럼 친구처럼 돌봐 주신다. 정암사에서는 스리랑카 신도들을 위한 법회도 연간 수차례 열린다. 더 많은 스님의 공적이 있으나 이즈음에서 줄일 뿐이다.

“선지식을 잘 만나면 생사윤회에서 벗어난다.” ‘아함경’의 말씀처럼 정법으로 이끌어 주시는 스님의 가르침을 통해 나는 점점 더 스스로 규정지었던 나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고 나를 귀하게 여길 수 있게 되었다. 왜냐하면 석가모니부처님께서 나뿐만 아니라 모든 중생에게 “내가 본래 세운 서원은(我本立誓願)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欲令一切衆) 나와 똑같게 하려고 한 것(如我等無異)”이라고 ‘법화경’ 방편품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이고득락(離苦得樂), 고통에서 벗어나서 행복을 누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행복을 위해 설하신 모든 말씀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모든 불행과 행복의 원천이 내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스님의 법문과 경전공부를 통해 비로소 알게 된 덕분이다. 내 마음의 근본은 본래 부처님이고 다른 사람 역시 마찬가지이다. 내가 너로 인하여 짜증이 날 때, 가만히 들여다보면 우습게도 나의 마음이 변덕을 부리고 있다는 걸 알아차리게 된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이건 나와 주변을 위해 중요한 알아차림이다.

물론 공부를 하면서 겪는 어려움도 많았다. 불기자심(不欺自心), 스스로 속이지 않고 맡은 바에 충실히 하는 것이 수행임을 배우고도 때로 태만한 습성이 몰려와 일을 미루고 꺼리는 자신을 극복하기가 쉽지 않았다. 혹은 나를 과소평가하여 진리는 너무나 멀고 닿을 수 없는 곳에 있다고 의기소침했고, 법문을 읽을 때 집중이 안 될 때도 많았다. 그러나 스님께서 보내주시는 카톡 법문 속에서 다시 깨달음의 길을 찾을 수 있었고, 부처님 지혜의 말씀은 진리의 길로 인도해 주는, 그 어떤 값비싼 보험보다 든든한 등대가 되어 주었다.

경전을 공부하며 틈틈이 호흡 수행도 병행한다. 요가를 하면서 들숨과 날숨에 집중하는 호흡법을 생활 속에 활용하는 편이다. 숨이라는 것은 무심코 쉴 때가 대부분이지만 때로는 팽팽한 긴장을 푸는 이완제가 된다. 불안하거나 집중이 안 될 때도 가능하면 호흡으로 극복하고자 한다. 경전 속 부처님 말씀을 이해하고 체득하여 지혜롭게 일상을 도모함이 바람직한 간경 수행의 길이라면, 더불어 호흡으로 심신의 항상성을 유지하여 번뇌와 망상을 잊는 매 순간의 마음도 곧 부처라고 생각한다.

스님께서 부처님의 가르침은 세수하다가 코를 만지듯이 쉽다고 하셨다. 그리고 부처님 말씀은 일상생활 속에 있다고 하셨다.

“신재해중휴멱수(身在海中休覓水) / 일행영상막심산(日行嶺上莫尋山) / 앵음연어개상사(鶯音燕語皆相似) / 막문전삼여후삼(莫問前三與後三)” “이 몸이 바닷물 속에 있는데 수고로이 물을 찾지 말고 / 날이면 날마다 산봉우리를 오르면서 어찌 산을 찾으려고 하는가? / 꾀꼬리 울음과 제비 지저귐이 서로 비슷하니 / 앞의 삼(三)과 더불어 뒤의 삼(三)을 묻지를 말라.”

‘금강경’ 오가해에 나오는 야부도천 선사의 게송을 옮기며 진한 감동의 울림이 뜨겁게 퍼짐을 느낀다. 그 울림의 파장은 어디에선가 흘러나와 나에게로 전달되었다. 나는 한동안 간직하다가 과감히 털어버릴 것이다.

복이 많아 좋은 부모님, 훌륭한 스승님을 이번 생에 만나게 되었다. 아들, 딸도 스님을 존경하여 외국에서도 늘 스님의 근황을 물어오고 귀국하면 스님을 뵙고 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고맙다. 앞으로 대중이 스님의 가르침으로 더 행복한 부처님의 세계를 만나길 염원한다.

스스로는 겸손하고 부끄럽지 않은 불자가 되겠노라는 서원을 새기며 글을 맺는다.

 

[1556호 / 2020년 10월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