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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선사 '소울 포레스트' 세계건축가들도 인정했다

  • 교계
  • 입력 2020.10.16 11:20
  • 수정 2020.10.16 21:31
  • 호수 1557
  • 댓글 5

윤경식 ㈜한국건축 KACI 회장
제35회 세계건축상 대상 수상

‘금강경’ 여래 의미 담은 불상
에칭유리로 ‘공즉시색’ 표현해
극락세계와 이을 ‘향나무 천장’
상륜부에는 ‘아미타경’ 七寶를

㈜한국건축 KACI 윤경식 회장이 서울 삼각산 도선사 '소울 포레스트'로 제35회 세계건축상을 수상했다. 사진=김종오 작가

불교 사상을 현대적으로 표현한 건축물이 세계에서 인정 받고 있다.

㈜한국건축 KACI은 최근 “윤경식 회장이 서울 삼각산 도선사(주지 도서 스님) ‘소울 포레스트(Soul Forest, 消·鬱·林)’로 제35회 세계건축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올해 세계건축상(World Architecture Awards)은 53개국 243명의 건축 관련 저명 심사위원들이 참여해 10점을 선정했다. 선발 기준은 ‘현대 건축담론에 흥미로운 질문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혁진적이고 주목할만한 프로젝트’이다. 당선작은 세계 70개국의 건축, 시사, 경제, 잡지 등에 소개되고 각 대학 교재, 전문기관 연구자료 등으로 사용된다.

'소울 포레스트'는 주불인 아미타부처님을 중심으로 양측에 현대적 조형의 유리탑이 각 4동씩 배치돼있다. 각 동은 측면에서 보면 위패들이 쌓여 구층석탑을 이룬다. 사진=김종오 작가

'소울 포레스트' 디자인·설계·시공은 윤경식 건축가가 맡았고, 신호윤 작가가 '불보살상'을 디자인해 힘을 보탰다. 소울 포레스트는 주불인 아미타부처님을 중심으로 양측에 현대적 조형의 유리탑이 각 4개동씩 배치돼있다. 8개동에는 각각 문수, 보현, 관세음, 대세지, 금강장, 제장애, 미륵, 지장보살이 모셔졌다. 8개동은 측면에서 보면 위패들이 쌓여 구층 석탑을 이룬다. 이는 조계종 2대 종정을 역임한 청담 스님(1902~1971)의 사리탑 앞에 조성돼 의미를 더했다. 소울 포레스트에 있는 아홉 분의 불보살상은 불빛이 관통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윤 건축가는 “‘어딘가에서 온 것도 아니고 어디론가 가는 것도 아니므로 이름을 여래(如來)라 하느니라’는 ‘금강경’에서 설계 아이디어를 얻어 ‘여래(如來)’를 표현했다”고 밝혔다.

위패탑 겉면은 유리로 만들어졌다. 그가 사용한 에칭유리(etching glass) 기법은 유리 앞면이나 뒷면에 모래가루를 고압으로 분사해 유리를 깎아내는 가공 방법이다. 이를 활용하면 빛이 유리 표면에 반사돼 내부에서 스스로 발광하는 효과를 갖는다. 동시에 유리의 다양한 질감과 입체감도 돋보이게 된다. 윤 건축가는 “유리 가장자리에 에칭(etching)과 그라데이션(Gradation of concentration)을 처리해 신기루를 표현하고 싶었다”며 “‘반야심경’에 나오는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처럼 색상이 있는 모든 현상은 다 본성에서 공하고, 공한 본성을 다 색상이 있는 현상으로 나툰다는 것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유리 위패탑 상륜부와 탑신부가 이어지는 부분에는 '아미타경'에 나오는 칠보가 표현돼 있다. 사진=김종오 작가

유리 위패탑 천정은 향나무로 만들었다. 스스로를 태워 주위를 맑게하는 향은 사바세계와 부처님을 잇는 성물로 알려져있다. 유리 위패탑 상륜부와 탑신부가 이어지는 부분에는 ‘아미타경’에 나오는 ‘칠보(七寶)’를 표현했다. 윤 건축가는 “향나무로 천정을 만들어 위패에 있는 중생들과 부처님의 극락 세계가 닿길 바랐다”며 “칠보는 극락국토의 공덕·장엄 성취를 표현한 것”이라고 밝혔다. 위패 뒷면에는 은은한 조명을 둬, 불상에 있는 광배를 표현하고자 했다. 그는 “대방광불이 갖가지 꽃으로 장엄하듯이 사바세계 어둠을 밝히는 1000개의 조명으로 소울 포레스트 화엄 세계를 펼쳐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소울 포레스트에는 모두 8500기의 위패를 모시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소울 포레스트 주불 앞에는 연못 '업경지'가 마련됐다. 추모를 위해 방문한 가족과 지인들도 연못 앞에서 스스의 행업을 비춰보길 바란 윤 건축가의 의도가 담겨 있다. 사진=김종오 작가

소울 포레스트 주불 앞에는 연못이 마련됐다. 연못 이름은 ‘업경지(業鏡池)’다. 윤 건축가는 “투명한 유리알 같은 업경지로 고인을 추모하러 온 가족과 지인들도 연못 앞에서 자신의 행업을 비춰봤으면 좋겠다”며 “업경지 앞에서의 참회로 사부대중이 함께 열반의 세계로 나아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전통과 현대, 삶과 죽음, 추모와 예술이 교차하는 경계를 미학적으로 녹여내기 위해 곳곳에 부처님 말씀을 새겨넣은 것”이라며 “종교적 신심과 예술적 감각이 결합된 소울 포레스트가 삶과 죽음을 넘어선 환희로운 공간으로 여겨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윤 건축가는 35여년 동안 인문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자연친화적 전통미, 현대적 세련미 등을 조화롭게 구현하는 건축철학을 견지해왔다. 특히 불교 건축에서는 새로운 디자인 장르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 도봉구 정각사 ‘미래탑’은 ‘국제건축상(2016, 유럽·미국)’ ‘세계건축상(2016, 미국)’에서 각각 대상을 받았다. 여주 명상의 집 ‘청한모원(淸閑某園)’은 ‘세계건축상(2017)’ 대상을 받았다. 2018년 10월에 준공한 장성 백양사 ‘영혼의 힐링하우스’는 2018년에 ‘세계건축상’ 대상을 안겨줬고, 최근에는 ‘iF 디자인어워드 2020’에서 건축부문 본상을 수상했다. 올해에는 전남 장성 상무대 명상센터도 설계해 완공을 앞두고 있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557호 / 2020년 10월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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