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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가교육’ 학술대회, 승려상 정립의 장 되길

기자명 법보
  • 사설
  • 입력 2020.10.19 13:19
  • 호수 1557
  • 댓글 0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실시된 강원제도의 교과내용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사료가 부족한 현실에서 정확히 짚어낼 수는 없지만 일부 학계에서는 일단 17세기 초·중반 무렵께 사집, 사교, 대교를 뼈대로 한 ‘이력과목’이 제정된 것으로 보고 있다.  

승려교육에 관심을 두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질문을 던질 수 있다. ‘17세기의 교과내용을 21세기에도 실행해야 했는가?’라는 의문이다. 조선의 숭유억불 정책과 일제강점기, 해방, 6·25한국전쟁 등 격동의 역사를 감안하면 한마디로 잘라 말하기 어렵다. ‘승려교육’보다는 ‘생존’에 무게의 추가 기울지 않는가. 그러나 이것 하나만은 확실해 보인다. 20세기까지도 승려교육에 대한 치열한 고뇌가 있었다는 점이다. 지금의 동국대와 중앙승가대가 전통교육에서 벗어나 근대식 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한 선각자들에 의해 태동됐다는 사실이 방증한다.    

‘1994 조계종 종단개혁’ 직후에도 승려교육제도 개혁은 화두였다. 시대흐름에 맞는 교육 없이 인천의 사표를 육성하기란 어렵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교과과정은 물론 전국의 강원(승가대학)을 정리해 교육의 틀을 다시 짜보려 했다. 물론 전통강원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여론도 거셌기에 당장 실효를 거둘 수는 없었다. 그러나 그때 심은 씨앗은 결국 싹을 틔웠다. ‘승가교육의 현대화·표준화·전문화’라는 슬로건 속에 조계종 교육의 틀은 잡혀가고 있다.

승려교육의 체계를 구체적으로 잡아가는 시점에서 조계종 교육원이 마련한 ‘세계 각국의 승가교육 현황과 새로운 승가상 정립’을 주제로 한 2020년도 교육아사리 추계학술대회는 의미가 크다. 이 또한 승려교육에 대한 치열한 고뇌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스리랑카, 미얀마, 티베트, 대만, 일본 등 세계 각국의 불교권에서 진행하고 있는 전통 및 현대 승가교육의 현황을 살필 수 있는 기회다. 더욱이 남방 및 북방불교권 불교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조계종 교육아사리가 해당국가에서 수학하며 체험한 내용을 발표하기에 고찰의 깊이는 더해질 것이다.

한국불교 승가교육과 무엇이 같고 다른지, 어떻게 변화해 나가야 하는지를 심도 있게 논의해주기를 바란다.

 

[1557호 / 2020년 10월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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