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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 예술의 걸작 ‘희랑대사상’ 국보 승격

  • 성보
  • 입력 2020.10.21 17:37
  • 수정 2020.10.21 22:34
  • 호수 1558
  • 댓글 0

문화재청, 10월21일 지정…국내 유일 고승조각
“10세기 초상 조각 기술 알려주는 귀한 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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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이 10월21일 희랑대사상을 보물 제999호에서 국보 제333호로 승격 지정했다. 사진=문화재청

자비로운 눈매, 우뚝선 콧날, 얇은 입술에 번지는 잔잔한 미소, 살갗 위로 드러난 골격 등 사실적인 묘사로 희랑 스님 생전 모습을 생생히 보여주는 ‘합천 해인사 건칠희랑대사좌상’이 국보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이 10월21일 희랑대사상을 보물 제999호에서 국보 제333호로 승격 지정했다. 문화재청은 “희랑 스님 정신을 그대로 담아낸 ‘합천 해인사 건칠희랑대사좌상’은 고려 10세기 초상 조각 기술을 알려주는 귀한 보물”이라며 “조각예술로서 역사·예술·학술 가치가 탁월해 국보승격 가치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나말여초 화엄학 북악파를 대표한 고승 희랑 스님(869?~967?)은 태조 왕건(재위 918~943) 스승으로 알려져있다. ‘가야산해인사고적’에 따르면 왕건이 920년대말 후백제군과의 해인사 인근 전투에서 어려움을 겪자 당시 해인사 주지였던 희랑 스님을 스승으로 모시고 도움을 요청했다고 전한다.

제작시기는 고려 10세기 전반으로, 현존하는 국내 최고(最古) 초상조각이다. 작품에는 건칠기법이 사용됐다. 희랑대사상 얼굴·가슴·손·무릎 등 앞면에 사용된 건칠은 삼베와 옻칠을 겹쳐 바르는 기법이다. 문화재청은 “작품에 건칠기법이 적용돼 육체의 굴곡과 피부 표현 등이 매우 자연스럽다”며 “조선 시대 조성된 ‘여주 신륵사 조사상’ ‘영주 부석사 소조의상대사상’ 등과는 다르게 매우 사실적 표현이 돋보이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뒷면은 나무로 제작해 다시 앞면과 결합했다. 이는 ‘봉화 청량사 건칠약사여래좌상’(보물 제1919호)과 유사한 제작방법이다.

높이는 82.4cm이다. 가슴엔 작은 구멍(폭0.5cm, 길이3.5cm)이 있다. 스님은 생전 ‘흉혈국인(胸穴國人, 가슴에 구멍이 있는 사람)’ ‘천흉승(穿胸僧)’으로 불렸다. 흉혈이 상징하는 의미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설화에 의하면 희랑 스님이 다른 스님들의 수행 정진을 돕기 위해 가슴에 작은 구멍을 내 모기에게 피를 보시했다고 한다. ‘월간 해인’ 1988년 4월호(통권 제74호)에는 “희랑대사가 해인사에서 졸고 있는 수행승을 위해 모기가 날아다니도록 했다”고 전한다. 한편 문화재청은 “고승에게 있는 흉혈이나 정혈은 신통력을 상징한다”며 “‘서울 승가사 석조승가대사좌상’(보물 제1000호)에도 유사한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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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승가사 석조승가대사좌상’(보물 제1000호)에 정혈이 있어, 희랑대사상 흉혈과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 사진=문화재청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558호 / 2020년 10월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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