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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들과 걷다보니 마음이 절로 편해졌습니다”

[결사대중 인터뷰] 알파인 스노보드 국가대표 정해림 선수

수국사 주지 호산 스님 권유로 동참
자비순례 동참하며 ‘내려놓기’ 훈련

“대구 동화사를 출발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수백km를 왔습니다. 그동안 어려움도 많았지만 결사대중으로서 걷는 이 길이 스스로를 돌아보고 성장시켜 주고 있습니다. 자비순례 경험이 앞으로 알파인 스노보드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활동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알파인 스노보드 국가대표 정해림(26) 선수가 상월선원 자비순례에 결사대중으로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정 선수는 지난해 한국 여자선수로는 처음으로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본선 토너먼트에 올랐고 평창 동계올림픽 평행대회전 부문에서도 20위를 기록했다. 일정대로라면 합숙훈련에 매진해야 하지만 코로나19로 취소돼 낙담하고 있던 정 선수는 오래전부터 인연이 깊었던 호산 스님의 권유로 자비순례에 참가하게 됐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훈련일정이 취소되고 해외도 나가지 못하게 되면서 동기부여가 크게 떨어졌습니다. 혼자 운동을 하다 보니 목표 설정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호산 스님은 제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걸 아시고 자비순례에 동참해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라고 권유하셨습니다.”

상월선원 만행결사 결사대중은 매일 수십km씩 걷는 강행군을 지속하고 있다. 지금까지 고된 훈련을 계속해온 정 선수에게도 자비순례는 결코 쉬운 일정이 아니다. 정 선수는 “지금까지 운동을 계속해왔기에 괜찮을 줄 알았는데 막상 걸어보니 발바닥이 무척 아프고 첫째 날에만 물집이 6개가 생길 정도로 고통스러웠다”며 “주위를 돌아보니 스님들과 다른 결사대중이 묵묵히 걷고 계신 것을 보고 나 또한 불자로서 포기하면 안 되겠다고 다짐해 걷고 또 걸었다”고 말했다.

2022년 베이징 올림픽 참가 예정인 정 선수는 자비순례를 통해 얻은 것으로 ‘내려놓기’를 꼽았다. “스포츠의 세계는 성적으로 말하기에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면 깊은 자괴감에 빠져들곤 했다”며 “걸으면서 목표도 재설정하고 성적에 대한 집착도 내려놓을 수 있었다. 그로 인해 남은 선수 생활 동안 조금은 더 편안한 마음으로 운동에 전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선수는 “부처님의 가피로 귀한 인연을 맺고 인연을 통해 귀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밝힌 뒤 “불자로서 상월선원 만행결사에서 얻은 가르침을 바탕으로 행복한 선수 생활을 이어나가겠다”며 환히 웃었다.

윤태훈 기자 yth92@beopbo.com

[1558호 / 2020년 10월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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