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총림 범어사에서 개산조 의상 대사의 창건 정신을 기리는 개산대재와 불자들이 보살계를 받아 지니며 지계 실천을 발원하는 법석이 가을 햇살 속에서 봉행 됐다.
금정총림 범어사(주지 경선 스님)는 10월18일 경내 대웅전 앞마당에서 ‘개산 1342주년 개산대재’를 봉행했다. 이날 법회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는 가운데 일체 부대 행사 없이 개산조 의상 대사를 기리는 다례재 중심으로 봉행됐다. 맑은 하늘과 온화한 기온 속에서 전개된 행사에는 범어사 산중 대덕 스님을 비롯해 재가 신행 단체 대표, 범어사 신도 그리고 휴일을 맞아 범어사를 찾은 일반인과 관광객도 동참했다. 금정산에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는 완연한 가을 날씨와 어우러진 법석은 비록 평소보다 규모를 축소해 약식으로 전개되었음에도 동참 사부대중의 호응과 집중도가 높아 개산 축제의 가치를 더했다.
이날 범어사 주지 경선 스님은 봉행사에서 “우리 사회가 코로나19 여파로 어렵고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조사 스님의 가르침과 원력을 새기며 자신과 주변을 새롭게 밝혀야 할 것”이라며 “이 소중한 법석의 장엄함과 환희심이 이 자리에 있는 모든 분 나아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 모든 분에게 용기와 희망의 선물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부산불교총연합신도회장을 맡고 있는 박수관 범어사 신도회장도 인사말에서 “신라 의상 대사의 원력으로 개산한 범어사가 1342년의 유구한 역사를 이어올 수 있었던 건 개산조사의 창건 정신과 역대 조사 스님들의 오롯한 수행과 전법의 원력 덕분”이라며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어렵고 힘들지만 이런 시기일수록 부처님의 가르침과 조사 스님의 법향을 새기며 범어사 나아가 부산 불교의 역동적인 발전을 위해 힘쓸 것”이라고 발원했다.
법회는 범어사 마하다도회의 육법공양, 개산조 의상 대사 헌향 및 헌다, 범어사 총무 보우 스님의 범어사 연혁 및 개산조 행장 소개, 인사말, 봉행사 등의 순서로 이어졌다. 이날 오후에는 제120회 범어사 보살계 수계산림 법회도 봉행됐다. 법석은 전계대화상을 맡은 범어사 주지 경선 스님과 여여선원장 정여, 범어사 승가대학장 정한 스님이 삼화상을 맡는 등 여덟 명의 증사 스님 증명으로 전개됐다. 범어사 보살계 수계산림은 올해 상반기 봉행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연기, 이날 개산대재에 이어 봉행됐다. 칠증사 스님들은 보살계의 10중 대계와 48경계를 설하며 불자들의 지계 실천을 당부했다. 이날 수계 불자들은 보제루를 비롯해 경내 대웅전 앞마당 및 각 전각에서 안전수칙에 따라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는 가운데 법회에 동참했다.
부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558호 / 2020년 10월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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