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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7법난 사과한 대통령, 임기 내 진실규명 기대”

  • 교계
  • 입력 2020.10.27 18:42
  • 수정 2020.10.30 14:08
  • 호수 1559
  • 댓글 0

조계종 총무원, 10월27일 40주년 추념행사 봉행
“한국불교 세우는데 위법망구의 최선 다할 것”

신군부 권력이 불교를 짓밟고, 수많은 스님을 불법 연행한 인권 유린 참극 10·27법난 40주년을 맞아 아픔을 나누고, 역사를 기억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조계종 총무원(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10월27일 오후 2시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에서 ‘10·27법난 40주년 추념행사’를 봉행했다. 추념식은 1부 기념식과 2부 전시회 관람으로 진행됐다. 기념식은 삼귀의, 한글 반야심경 봉독, 10·27법난 및 국가권력 희생자에 대한 묵념, 총무원 사회부장 성공 스님의 경과보고, 총무원장 원행 스님의 추념사, 총무부장 금곡 스님 및 명예원로의원 명선 스님의 인사말, 샌드아트 동영상 시연 등 순서로 이어졌다.

샌드아트 영상 관람.
샌드아트 영상 관람.

추념행사에는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비롯해 명예원로의원 명선 스님, 원로의원 원행 스님, 중앙종무기관 및 산하기관 교역직 스님들, 10·27법난 피해 스님들, 최병구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장 등이 참석했다. 올해 추념행사는 발열체크, 사회적 거리두기 등 정부의 방역지침을 준수한 가운데 축소 진행됐다.

10·27법난은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장악한 신군부 세력이 1980년 합동수사본부를 내세워 불교계 정화라는 명목 아래 국가 공권력이 특정 종교와 교단을 무자비하게 탄압한 인권유린 사건이다. 신군부는 1980년 10월 27일 조계종 주요 스님 및 관련자 153명을 강제 연행하는 한편 10월 30일 군경 3만여명을 투입해 전국 사찰 등 5731곳을 일제히 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1776명을 강제 연행했다. 신군부는 연행한 스님들의 승복을 벗기고 수의 및 군복을 입힌 후 가혹행위와 고문을 자행했었다.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추념사에서 “10·27법난의 진실을 밝히는 것은 시효가 없다. 보다 명확한 진실 규명이 필요하다”며 “불교계와 법난 피해 생존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진실 규명에 대한 노력을 멈춰선 안된다”고 밝혔다. 스님은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10·27법난에 대해 공식 사과 입장을 밝힌 지 두 해가 지났다”며 “대통령의 역사적인 사과가 임기 내 분명한 진실규명으로 결실을 맺기 기대한다”고 희망했다.

2024년 강남 봉은사 부지에 착공 예정인 법난 기념관도 원만하게 건립되길 발원했다. 스님은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사업인 만큼 종단과 사부대중의 큰 원력을 모아 추념사업 일정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정부도 10·27법난을 추념한다는 대의를 중시해 사업 추진에 장애가 없도록 적극 지원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10·27법난 추념사업을 통해 가시적 성과를 만들어 내고, 역사적 진실을 밝혀 한국불교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데 위법망구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0·27법난명예회복심의위원회 위원장 금곡 스님.(총무원 총무부장)
10·27법난명예회복심의위원회 위원장 금곡 스님.(총무원 총무부장)

10·27법난명예회복심의위원회 위원장 금곡 스님(총무원 총무부장)은 “신군부는 군경을 투입해 산사의 법당을 구둣발로 유린하고 아무런 죄도 없는 스님들과 불자들을 강제 연행해 고문했다”며 “현재 10·27법난 피해 생존자는 58명에 불과하다. 평균 세납 77세로 대부분이 먼 미래를 기약하기에 어려움이 많은 고령이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또 “국가가 10·27법난이 ‘국가권력의 남용’이었음을 인정하기까지 무려 27년이 걸렸다”며 “정부가 한국불교의 아픔을 공유하고 치유하는 데 앞장 서야 한다.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고 조속히 한국불교의 명예가 회복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명예원로위원 명선 스님.
명예원로의원 명선 스님.

10·27법난 피해자이자 명예원로의원 명선 스님은 “호국불교의 정신으로 정의가 아닌 것은 인정할 수 없었기에 신군부에 대한 지지를 거부했다”며 “그러자 정부는 한달 후 불교계를 비리와 폭력의 온상으로 몰아 진술을 강요하고 고문과 폭행을 자행했다”고 회상했다. 스님은 “총무원이 성의를 가지고 10·27법난 진상규명을 위해 노력해 줘 고맙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불교의 존엄성과 명예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2부는 참석자들이 다함께 ‘10·27법난 40주년 전시회’를 관람하며 상처를 공유하고 역사를 기억하는 시간이 됐다. 전시회에는 10·27 법난의 배경과 경과, 피해자들의 증언, 불교계의 저항과 정부의 사과, 추념관 건립 및 추념행사 등 현황이 전시됐다. 또 문예 공모전을 통해 수상한 시, 수필, 그림 작품과 샌드아트 동영상, 다큐멘터리 등이 게재돼 눈길을 끌었다.

‘10·27법난 40주년 전시회’를 관람하며 상처를 공유하고 역사를 기억하는 시간이 됐다.
‘10·27법난 40주년 전시회’를 관람하며 상처를 공유하고 역사를 기억하는 시간이 됐다.

총무원은 올해 개발된 10·27법난 심볼도 공개했다. 피어나는 연꽃 형상 하단에 법난 날짜를 배치한 심볼은 10·27법난의 아픔을 되새기고 이를 한국불교의 발전으로 승화시킨다는 의미를 담았다. 심볼은 향후 모든 법난과 관련된 홍보물, 문건, 추념관, 명패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앞서 오전 11시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서는 ‘10·27법난 희생자 천도재’를 봉행해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극락왕생을 발원했다. 10·27법난 피해자 대표 헌다, 대령·관욕, 상단의식, 시식·내빈 헌화 순으로 이어진 천도재에는 10·27법난 피해자 스님들과 총무원 총무부장 금곡 스님이 참석해 법난 이후 작고한 스님들과 불교계 인사들을 추모했다. 금곡 스님은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의 사명은 종단과 불자들이 완수할 것”이라며 “부디 피해 영가들께서는 천도재를 통해 가슴 속 응어리를 내려놓고 원적하시길 부처님 전에 기원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전국 교구본사와 10·27피해사찰도 오전 10~11시 타종을 진행하고 현수막을 게시하는 등 법난 피해자들을 애도했다.

앞서 오전 11시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서는 ‘10·27법난 희생자 천도재’를 봉행했다.
앞서 오전 11시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서는 ‘10·27법난 희생자 천도재’를 봉행했다.

김내영 기자 ny27@beopbo.com

[1559호 / 2020년 11월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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