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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행 스님 법문, 심리학·의학에 적용해봤더니…

  • 교학
  • 입력 2020.10.28 19:35
  • 수정 2020.10.29 07:28
  • 호수 1559
  • 댓글 0

한마음과학원, 10월24일 안양본원서 개최

대행 스님(1927~2012) 법문을 심리학·의학·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하고 새롭게 조명한 자리가 마련됐다.

한마음과학원(원장 혜수 스님)이 10월24일 한마음선원 안양본원 2층에서 ‘대행사상과 현대사회’ 주제로 제5회 학술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는 ‘대행사상의 혁신성과 현대 심리학’ ‘대행사상과 자연과학’ ‘법문 분류와 교사용 도서개발’ 등 3부로 구성됐다.

제1부 ‘대행 사상의 혁신성과 현대 심리학’에선 이문성 위덕대 명예교수, 한마음과학원 교육학팀, 최명희 경북대 박사가 발표했다.

이문성 위덕대 명예교수는 ‘대행선사의 개혁 특성과 선구적 업적의 혁신성에 대한 분석적 고찰’을 주제로 대행 스님 생활 양식, 업적 등을 수집하고 범주화해 혁신성을 보여주는 요소를 분석했다. 혁신 요소는 ‘연계역량’ ‘질문역량’ ‘관찰역량’ ‘실험역량’ ‘네트워크역량’ 등 5개 영역으로 구분됐다. 이 명예교수는 “대행 스님이 이끈 변화는 근현대 불교계가 혁신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도록 영향을 미쳤다”며 “스님의 사상은 산중불교에서의 탈피, 전통의 수호, 불교 현대화 추구, 사회문제로의 참여 등 여러 분야에서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한마음과학원 교육학팀(진복선·김민선·김영래·안정현·유정오·정상만·최명희)은 서구 심리학과 대행 스님 사상을 비교·분석해 한마음 심리학을 정립하기 위한 기초연구 토대를 마련했다. 대행 스님이 생전 강조했던 “우리 모두가 본래 한마음 존재(佛性)이니 자기 근본을 믿고 일체를 그 자리에 놓고 지켜보는 주인공(主人空) 관법으로 업식을 소멸시켜 자유인으로 살아가자”는 사상을 칼 융(Carl G, Jung) 분석심리학, 아브라함 매슬로(Abraham H. Maslow) 인본주의 심리학, 켄 웰버(Ken Wilber) 자아초월심리학 등과 차례로 비교해 심도있게 고찰했다.

최명희 경북대 박사는 정신분석 방법론 가운데 하나인 ‘대상관계 이론’을 통해 대행 스님이 설한 인간관계 관련 법문을 분석했다. 최 박사는 “대상관계 이론과 대행 스님 설법은 ‘나의 마음’에 주목하고 반응하는 공통점을 지녔으나 실천적 측면에서는 차이점이 있다”며 “스님은 대상관계 이론과 달리 개인과 개인을 연결된 존재로 보고 관계에서 발생한 문제는 시선을 자기에게 돌리고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2부 ‘대행 사상과 자연과학’은 의학팀과 식물팀 등 한마음과학원 스터디그룹 발표가 이어졌다.

의학팀(이준엽·김미지·김주현·장미란)은 뇌파 측정으로 대행 스님 주인공관법 효과를 증명하고자 했다. 주인공관법은 대행 스님이 강조한 생활선이다. 의학팀은 피험자 23명을 대상으로 주인공관법을 15분간 진행하고, 이때 변화하는 측두두정엽과 전전두엽 뇌파를 측정했다. 이에 의학팀은 “뇌파의 세타(Theta)파는 이완할 때 우세하지만 알파(Alpha)파는 이완된 상태에서 생각에 집중할 때 우세하게 나타나는 주파수인데 주인공관법은 알파파에서 우세한 경향을 보였다”며 “주인공관법 수행은 이완보다 집중을 유도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뇌파 변화는 전전두엽보다 측두두정엽에서 특히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식물팀(최재석·김학도·신용억·최재혁)은 ‘음원이 다른 선법가가 콩나물의 질병 저항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음량 55dB, 실험온도 20℃, 습도 55~60%으로 조정하고 콩나물을 양성대조군, 음성대조군, 실험군으로 구분해 다양한 음원을 들려줬다. 이에 식물팀은 “선법가 ‘생명의 실상’을 들은 콩나물에 질병발생억제 효과가 일부 나타났다”며 “후속연구로 항산화 활성, 폴리페놀 함량, 비타민C 함량 및 영양성분 분석 등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제3부 ‘법문 분류와 교사용 도서 개발’은 법문분류팀과 인성팀 등 한마음과학원 스터디그룹이 토론을 진행했던 결과물 등이 소개됐다.

법문분류팀(안인옥·박종숙·박지영·방정애·이문성·최상욱·최한겸)은 대행 스님 법어집 ‘허공을 걷는 길’로 법문 키워드를 선발해, 이를 중심으로 법문을 유형화하는 작업을 시도했다. 이들은 “대행 스님 용어는 특유의 관점이 녹아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핵심어 선발, 법문검색, 검출, 편집 등으로 4단계를 구분해 핵심어 중심으로 접근하는 방식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인성팀(장미자·김귀순·김미림·김인옥·박성례·이은주·이은희·정인자·최성희)은 ‘길을 찾는 교사들을 위한 도서 개발’을 주제로 대행 스님 법문을 학교 교육현장에 맞게 재구성했다. 인성팀은 “교사가 행복해야 학생도 행복하다는 믿음으로 연구를 시작했다”며 “대행 스님 법문과 이를 실천하는 교사 사례를 분석해 학생 지도방안과 교사 마음관리 방법을 공유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안양본원 주지 혜솔 스님은 “(대행 스님이)과학원을 설립하면서 하신 말씀은 당신 가르침을 전공분야에 접목하고 그 성과물을 세상에 구현해 달라는 것이었다. 30년이 가까이 과학원에서 노력을 기울여 주시는 것에 감사를 표한다. 큰스님이 과학원을 설립한 취지처럼 생명의 진화를 위해, 인류의 발전을 위해 성큼 더 걸어가달라”고 말했다.

한마음과학원 원장이자 한마음선원 재단 이사장 혜수 스님은 “개인은 개인대로 팀은 팀대로 논문을 준비하기 어려웠을텐데 함께 해가며 보람을 느꼈을 것”이라며 “오늘 발표한 논문들이 과학원 과업에 꼭 필요한 논문들이었다. 큰스님의 가르침은 어느 분야서도 안 통하는 곳이 없다. 그 방대한 가르침을 현대 학문과 접목하는 일에 꾸준히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세미나는 참석 인원을 최소화하고 ‘한마음과학원’ 유튜브 채널로 생중계됐다. 일부 토론은 화상회의를 통해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됐다. 발표자료집은 한마음과학원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가능하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559호 / 2020년 11월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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