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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딛고 제자리 찾은 심택사 도심포교 중심에 서다

  • 교계
  • 입력 2020.11.06 18:52
  • 수정 2020.11.06 22:24
  • 호수 1560
  • 댓글 1

아파트 재개발로 폐사‧고립 위기에 처해
사찰 외부인 법당 침범해 훼불 자행하기도
한불련 소속 스님들 앞장서 심택사 수호
11월1일 극락전 점안법회…내년 낙성법회

서울 응암동에 위치한 심택사(주지 효탄 스님)가 아파트 재개발사업 추진으로 5년간 이어진 위기를 극복하고 은평 구민들의 지친 마음을 보듬어주는 희망도량으로서 제자리를 찾았다.

심택사는 지역주민들과 줄곧 동행해온 도심 속 사찰이다. 2012년 효탄 스님이 주지소임을 맡으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 심택사가 소장한 ‘묘법연화경’이 서울시문화재, 국가 보물로 지정됐고, 문체부로부터 전통사찰로 지정돼 그 내력을 재확인 받기도 했다.

그러나 기도도량으로서 지역 사회 주민들의 쉼터이자 의지처가 됐던 심택사는 사찰 주변 지역이 재개발에 들어가면서 큰 홍역을 앓았다. 사찰은 사업 구역 경계 바로 바깥에 위치해 폐사 위기에서 벗어났으나 아파트가 들어서게 되면 철저히 고립될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었다. 종교시설로서 사찰의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개발이 심택사의 수행환경을 침해하며 사찰과 불자들이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 외부인이 법당 안으로 들어와 불상의 손가락을 자르는 훼불을 자행해 스님과 신도들이 재개발 강행의 폭력과 압박의 불안에 떨기도 했다.

대웅전 기와가 떨어지고 옹벽에 금이 가는 등 피해가 극심하자 스님은 신행과 수행공간인 심택사가 더 이상 훼손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결연히 나섰다. 하지만 공사로 우려되는 여러 문제에 대한 심택사의 호소에도 관계 당국은 소극행정으로 일관했다. 소관 기관에 수십 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민원처리가 어렵다는 회신만 돌아왔다.

이때 심택사 수호를 위해 한국불교수호연합회와 한국불교보전연합회가 든든한 우군이 되어주었다. 스님들은 심택사의 수행환경 침해 문제에 깊이 공감하며 부당한 관리처분계획 인가와 철거과정을 문제 삼고 관계 당국의 미온적 태도를 비판하는 데 힘을 모았다. 은평구청 앞에서 소극행정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종교생활권 침해대책 강구를 요구하기도 했다. 또 지역 정치인들을 차례로 만나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한편 조합과도 합의를 끈기 있게 이어나갔다.

그렇게 5년. 길고 긴 투쟁 끝에 심택사는 마침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전통에만 머무르지 않고 복합적 기능을 갖춰 새로운 도량으로 발돋움한 것이다. 연건평 330평에 지하1층 지상3층 규모로 사찰을 마련했다. 지하1층엔 사찰 종무소와 사답법인 명행원 사무실과 신도들이 식사할 수 있는 공양간이 들어섰다. 지상 1층엔 문수실과 보현실, 다실이, 2층엔 법당으로 활용되는 극락전과 교육실, 어린이 청소년 법당이 자리 잡았다. 어린이 청소년 포교에도 깊은 관심을 기울이는 효탄 스님은 2015년 설립한 사단법인 명행원이 위탁 운영하고 있는 어린이집 3곳 및 키움센터 1곳과 사찰을 연계해 포교의 영역을 확장시킬 계획이다. 3층에는 종각과 대웅전이 위치해있는데 전통사찰로서의 그 위엄을 갖추고 있다. 또 사찰 밖 주차장 부근에 신도들을 위한 불교용품점이나 전통찻집을 마련해 휴식을 취하며 담소를 나눌 수 있는 휴식공간을 조성할 예정이다.

심택사는 11월1일 극락전 점안법회로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대웅전과 종각 보수공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낙성법회를 성대히 봉행할 예정이다. 효탄 스님은 “심택사는 불교만이 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강좌를 통해 지역주민들과 소통하고 문화적 갈증을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종교와 문화, 교육을 아우르는 열린 도량을 만들어 도심 포교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전력을 다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스님은 "종단과 한불련 스님 등 많은 분들께 도움을 받았듯 재개발 등으로 고통받는 사찰, 스님 고충을 함께 풀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민아 기자 kkkma@beopbo.com

[1560호 / 2020년 11월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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