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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불 논쟁은 왜 시작해서 어떻게 진행 됐나

  • 불서
  • 입력 2020.11.09 14:04
  • 호수 1560
  • 댓글 0

‘불교와 유교의 철학 논쟁사’ / 도웅 스님 지음 / 운주사

‘불교와 유교의 철학 논쟁사’

불교와 유교는 삼국시대 이래로 한국인의 지성사와 삶의 양식에 있어서 근간이 되어 왔다. 때문에 한국인은 삶 속에서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이 둘의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삼국시대에 전래된 불교는 고려시대에 이르기까지 사상적으로 절대적 영향을 끼쳤다. 특히 단순하게 종교적인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정치와 문화, 그리고 사상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에 걸쳐 당시 사람들에게 있어서 삶의 양식과 정신적 근간이었다. 이후 유교가 전래되면서 서로 갈등과 대립, 조화의 관계를 유지했다. 그리고 그러한 이유로 한국 지성사와 한국인의 삶의 양식과 심성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국불교와 한국유교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어왔고, 철학사를 다루는 학자들 중에는 불교와 유교가 가장 치열하게 대론을 벌였던 여말선초의 유불논쟁과 전개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이 책 ‘불교와 유교의 철학 논쟁사’는 한국 사상사의 대표적 철학 논쟁 중 하나이며 한국지성사를 한 단계 끌어올린 대론으로 평가받는 여말선초 유교와 불교간 논쟁을 체계적으로 다뤘다. 유불논쟁은 어떻게 시작되고 어떤 전개 과정을 거쳤는지, 또 그 핵심 주제는 무엇이고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는 물론, 한국 사회에 끼친 사상적‧정치적‧사회적 의미는 무엇인지 등을 입체적으로 고찰했다. 덕분에 조선이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정치세력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사상의 교체기에, 유교와 불교가 주도권을 놓고 벌이는 한판 승부를 엿볼 수 있다.

책은 먼저 중국의 불교 전래 초기부터 나타난 유불 교섭과 대립과정, 즉 불교가 중국 고유의 사상인 유교‧도교와 사상적‧사회적‧문화적으로 어떻게 투쟁하고 조화하면서 토착화되어 갔는지를 다뤘다. 또 당‧송대에 나타난 유교의 이단론과 도통론이 어떻게 배불론으로 전개되었고, 이 과정에서 불교의 대응과 유불 조화론이 어떤 방식으로 나타났는가를 검토했다. 이어서 여말선초 유불 대론의 배경을 다루면서 우선 고려 말 유불대립의 배경을 고려의 진호국가 사상과 호국삼부경을 중심으로 한 불사의 성행과 승가의 타락, 그리고 이에 대한 유학자들의 인식과 비판의식의 대두를 고찰했고, 이러한 불교 비판에 대해 당시 일부 유학자들의 조화론적 불교관과 친‧배불의 이중적 불교관을 살폈다.

그리고 책의 중심 주제인 조선 초기 배불사상과 불교의 대응을 다루면서, 조선건국과 유교이념, 조선 초기 배불사상과 국왕들의 불교관, 배불사상의 체계화와 확립, 배불론에 대한 불교의 대응을 세밀하게 고찰했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정도전 배불 사상의 핵심요소, 여말선초 유불 조화론의 특징 및 한계, 여말선초 유불 교체의 의의를 통해 여말선초 유불철학 논쟁의 특징을 드러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여말선초 유불 대론의 출발점과 과정, 그리고 그 결과를 종합적으로 규명함으로써 여기에 내포된 역사적‧철학적‧문화적 의의를 밝히려 노력한 책에서 유불의 입장을 확인하고 서로 다른 종교와 이념이 상생하는 지혜를 갖춰야 하는 이유도 되짚어볼 수 있다. 2만5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560호 / 2020년 11월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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