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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종교적 관점으로 새롭게 해석한 십우도

  • 불서
  • 입력 2020.11.09 14:18
  • 호수 1560
  • 댓글 0

‘나를 찾아가는 십우도 여행’ / 오강남‧성소은 지음 / 최진영 그림 / 판미동

‘나를 찾아가는 십우도 여행’

“선불교 전통에서 내려오는 십우도는 소를 찾아 떠나는 소년의 이야기를 다루는데, 이때의 소가 바로 나의 ‘참나’입니다. 좋은 삶을 원하고, 더 나은 내가 되고자 마음을 내었다면 이미 ‘소’를 찾아 나선 것과 같습니다. 갑갑한 일상에 머무르기를 거부하고 ‘본래의 나’를 찾는다면 시끄러운 마음을 잠재우고 자유롭게 살 수 있습니다.”

오강남 캐나다 리자이나대학교 비교종교학 명예교수와 지식협동조합 ‘경계너머 아하!’ 대표 성소은이 ‘십우도’를 현대적으로 해석해 ‘진짜 나’를 찾아가는 길을 안내한 ‘나를 찾아가는 십우도 여행’을 펴냈다.

현재 존재하는 주요 종교 대부분이 ‘나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하지만, 그 많은 종교인들 가운데 자신의 참 모습을 제대로 알고 살아가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대부분은 스스로 의식하든 하지 못하든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을 품고 살아가지만 뚜렷한 답을 찾는 게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러한 현실에서 자신의 참된 정체성이 무엇인가, 이를 찾기 위해 인간이 감행해야 할 정신적 여정이 어떤 것인가를 알아보도록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십우도는 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10개의 연속적인 그림으로 실존적 불안을 타파하기 위해 일상의 생활에 안주하기를 거부하고, 본래의 나를 찾아 나서는 모험을 감행해 드디어 ‘참나’를 찾고 자유를 구가하며 살게 된 목동의 이야기다.

십우도에 맞춰 10개의 장으로 구성된 책은 각 장에서 십우도의 10가지 그림을 하나씩 보여주고, 거기 달린 송을 우리말과 영어로 옮긴 다음 현재의 주요 종교 각각을 꿰뚫는 혜안을 지닌 비교종교학자로 존경받는 오강남 교수가 풀이했다. 이 십우도의 풀이에 이어 각 의식의 단계와 연관된 책 두 세권에 대한 소개를 덧붙인다. 저자는 여기에 소개된 책들이 궁극적으로 모두 나를 발견하는 여정에 도움이 되는 특별한 영감을 담고 있는 책들이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라’는 선불교 법어에 이끌려 오랜 세월 가슴에 담아온 기독 신앙을 졸업하고, 3년간 참선 출가수행을 하는 등 경계에 매이지 않고 ‘나는 누구인가’를 참구해온 성소은 대표가 십우도에서 간결하게 그려진 것을 좀 더 세세하게 부연 설명했다.

특히 책은 특정한 종교적 관점에 얽매이지 않고 십우도에서 불교·그리스도교‧베단타 철학‧노장사상 등 다양한 종교와 고전들에서 말하고자 하는 보편적 주제인 ‘본래의 나를 만나는 의식의 변화’를 읽어내고 있어 자신을 꼼꼼하게 돌아보게 한다. 저자들이 다양한 종교 전통과 철학, 신화, 과학 등의 고전을 통해 얻어낸 인문학적 통찰들이 풍부하게 담겼다. 

현대인들 중 많은 이들이 일상생활을 하면서도 문득 자신의 삶이 불안하고 보잘 것 없이 느껴질 때를 경험하게 된다. 바로 그때 십우도를 탈종교적 관점에서 오늘날에 맞게 새롭게 그려내고 해석한 이 책에서 ‘참나’를 찾아갈 용기를 얻고, ‘나는 매순간 완성되는 하나의 과정’이라는 것도 깨닫게 될 것이다. 1만5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560호 / 2020년 11월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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