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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당선자가 알아야 할 것

기자명 심원 스님

참 요란하다. 2020 미국 대선!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끝까지 트럼프스럽다. 투표 결과 조 바이든이 대통령으로 당선되었고, 미국의 주요 언론들이 이를 기정사실로 인정했다. 우리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세계 각국 정상들도 바이든에게 당선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야당의 부정선거를 들먹이며 여전히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있다.

아무리 치열한 경쟁을 했더라도 패배가 확정되면 깨끗이 승복하는 것이 역대 미국 대통령 선거의 관례였다. 그래서 때로는 패자의 승복연설이 더 돋보이기도 하였다. 그런데 민주주의의 선봉이라 자부하는 미국에서, 더구나 야당 후보도 아닌 현직 대통령이 선거결과에 불복하는,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광경’을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주고 있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트럼피즘(Trumpism)’으로 일컬어지는 트럼프식 정치행태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때 등장한 트럼피즘은 ‘자극적인 언행으로 기성 정치권에 대한 반감을 조장하는 포퓰리즘 선동’을 뜻하는 말로, 트럼프의 극단적 주장에 대중이 열광하는 현상에 주목하여 만들어진 용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직 4년 동안, 인종과 성별, 종교 등으로 끊임없이 편가르기를 하면서 미국 사회를 분열과 갈등으로 몰아갔다. 또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중국과 무역분쟁을 일으켜 세계 경제를 불안하게 하였고, ‘멕시코 국경 분리장벽 설치’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 ‘이란의 국제핵협정 인증 거부’ ‘WTO 탈퇴 압박’ 등의 정책으로 국제사회에서 ‘위대한 미국’이 아닌 ‘왕따 미국’으로 고립을 자초하였다. 게다가 밤낮없이 쏟아내는 트위트 글과 절제되지 않은 언행은 국가원수로서의 신뢰를 잃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러한 것을 통털어 트럼피즘이라 한다.

심지어 어떤 이는, ‘트럼프의 가장 큰 해악은 세계 곳곳에 내로남불의 억지, 뻔뻔함, 절차 무시, 대놓고 하는 거짓말, 국가의 폭력 등과 같은 형태로 트럼피즘을 전파하며 세상을 저질스럽게 만든 것’이라고 노골적으로 비판하기도 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누가 되었든 미국의 새 대통령에겐 트럼피즘의 해악을 극복해야 할 사명이 주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바이든은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되자 미국민에게, “분노와 저주를 내려놓읍시다. 이제 하나의 나라로 단합해서 치유할 때입니다”라고 호소했다. 당연히 해야 할 말이다.

바다 건너 먼 나라 미국의 대통령 선거이지만,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결코 남일 수 없는 나라가 미국이기 때문이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정치·경제·문화 모든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미국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미국의 대통령이 어떤 인물인가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하기에 대통령 당선이 확정되자 각계에서는 벌써 ‘바이든 체제’를 준비해야 한다고 서둘고 있다.

그런데 출가 승려인 필자에겐 ‘미국 2020 대통령 선거’가 마치 한 권의 경전인 듯 여겨진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코로나19로 세계 모든 나라가 힘들어하던 2020년 늦은 가을, 부처님께서는 대한민국 모처에 머물러 계셨다. 그때 정치에 뜻을 둔 한 제자가 부처님께 나아가 예를 표하고, 미국 대통령선거에 대한 부처님의 고견을 청하였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참으로 기특하구나! 좋은 질문을 하였다. 아무리 권력에 욕심이 나더라도 너는 결코 트럼프처럼 해서는 안 된다. 그와 같이 한다면 자신은 물론 많은 사람들을 파멸에 이르게 할 것이다. 사바세계는 중생들의 탐욕과 어리석음이 서로 부딪히며 갈등하는 공간이다. 그래서 사바세계는 고해(苦海)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큰 나라 지도자는 반드시 중생들을 화합(和合)하게 하는 자질을 갖추어야 한다. 화합의 바탕에는 자비가 있다. 자비심은 차별을 넘어선 평등한 마음이고, 여기서 올바른 지혜가 생겨난다. 올바른 지혜야말로 괴로움의 바다를 건너는 뗏목이 된다. 훌륭한 지도자는 이것을 잘 알고 실천해야 한다.”

바이든 당선자가 이 ‘반면교사(反面敎師)’의 설법을 잘 받아 지녔으면 좋겠다.

심원 스님 중앙승가대  전 강사 chsimwon@daum.net

 

[1561호 / 2020년 11월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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