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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습성성(積習成性)

잘못된 습관의 역습

적습성성(積習成性)은 ‘대지도론’에 나오는 가르침이다. 습관이 오래되다보면 그게 바로 본성이 된다는 말이다. 습관은 좋은 습관도 있고 나쁜 습관도 있다. 다만 어떤 습관을 들이냐에 따라 그 사람의 인격이나 품성이 달라진다. 좋은 향을 피우면 몸에 향기가 배고, 생선과 함께 있으면 생선냄새가 몸에 배는  것과 같은 이치다.

거듭된 습관이 본성이 되는 것이 개인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가정과 사회, 정치와 종교계, 모든 분야에 적용된다. 올해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국난 속에서 각 종교가 보여준 모습들은 지난 과거 쌓아온 습관이 어떻게 그 종교를 규정하는 논거, 즉 본질이 됐는지 잘 보여줬다. 특히 개신교가 코로나19 확산의 국민적 우려에도 대면예배와 거리집회를 강행하며 보여준 지독한 탐욕과 이기심은 가난과 청빈, 하나님의 사랑이라는 개신교의 가르침을 의심케 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유튜브 채널 ‘조사하면다나와’가 10월29일 내놓은 ‘호감 가는 성직자’ 설문조사에서 스님이 29.5%, 신부가 27.2%, 목사가 18.5%로 나왔다. 스님에 대한 호감도가 가장 높게 나오고 목사에 대한 호감도가 가장 낮은 것은 코로나19 과정에서 각 종교가 보여줬던 모습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이런 결과는 지난 9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가 발표한 설문결과에서도 확인된다. 종교별 신뢰도를 묻는 질문에 불교의 경우 86.8%, 가톨릭의 경우 83%가 과거와 비슷하다고 밝힌 반면 개신교는 63.3%가 더 나빠졌다고 응답했다.

습관이 무서운 것은 쉽게 고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습관이 오래되면 그대로 굳어져서 삶을 규정하는 본성 내지는 인격 그 자체가 돼버린다. 그리고 대중들이 그 잘못된 습관을 그 종교의 본질로 규정하게 되면 사태는 돌이킬 수 없게 된다. 

종교의 위기는 개신교만의 문제는 아니다. 불교도 마찬가지다. 지나친 정치화, 비구니 차별, 세속화 등 다양한 문제들이 노정돼 있다. 이런 것들이 습관을 넘어서 불교의 본질로 고착되지 않도록 잘 살펴야 한다.

김형규 대표 kimh@beopbo.com

 

[1561호 / 2020년 11월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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