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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하게 살아가는 길 제시한 생활법문

  • 불서
  • 입력 2020.11.16 14:27
  • 호수 1561
  • 댓글 0

‘마음 밭에 씨앗 하나’ / 세운 스님 지음 / 담앤북스

‘마음 밭에 씨앗 하나’

“가을에 거둔 양식이 충분하지 않으면 겨울을 날 수 없듯이 지금 여러분의 마음이 공허하다면 고통을 이겨낼 수 없습니다. 여러분 마음의 곳간은 얼마나 채워졌습니까. 지난 시간 동안 자신의 마음을 보살피는 데 게으르지는 않았는지 스스로 돌이켜 생각해 보십시오. 손가락만 한 작은 모가 자라서 가을에 수백 알의 알곡으로 여물기까지 농부의 발걸음 소리가 끊이지 않았듯 자신의 마음도 그만큼 챙겨왔는지 말입니다.”

봄에 파종된 모가 농부의 보살핌을 받아 자라나면서 맺은 알곡이 농부의 주름을 펴게 하는 결실의 계절이다. 사람도 부모의 품에서 나고 자라면서 성장한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을 현명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스스로 마음을 가꿔가야 한다.

인천의 스승인 스님들의 마음공부는 출가에 뜻을 두고 세간과 출세간의 경계라 할 일주문을 넘어서면서 시작된다. 그 안을 진리의 세계이자 신성한 가람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여기서부터 청정한 수행의 도량이니 몸과 마음가짐을 바르게 하라는 경계선이기에 그렇다. 천태종 삼광사 주지 세운 스님도 그렇게 생각하며 일주문 안에 발을 딛고 공부를 시작했다. 이 경건한 테두리 안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 부지런히 정진해 자타일시성불도를 이루고자 발원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더 큰 공부는 그 울타리 밖에 있음을 깨달았다.

스님은 그동안 20여 곳의 사찰에서 소임을 살며 많은 불자들을 만났다. 스님의 눈에 비친 불자들은 사회생활과 가정생활을 살뜰하게 하면서도 밤낮을 가리지 않고 도량을 찾아 염불하고 독송하고 절을 하며 신심의 향초를 아낌없이 살랐다. 보다 지혜롭고 마음이 풍요로운 삶을 가꾸기 위해 진리를 갈구하는 순수의 발로였던 것이다. 그렇기에 그들을 만나면서 고민을 함께 나눴고, 삶에 조금이라도 도움 되길 바라며 마음 밭 가꾸는 길, 즉 현명하게 살아가는 길을 전해왔다.
 

천태종 삼광사 주지 세운 스님이 지금 여기에서 현명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마음을 깨워 줄 생활법문을 한 권 책으로 엮었다.
천태종 삼광사 주지 세운 스님이 지금 여기에서 현명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마음을 깨워 줄 생활법문을 한 권 책으로 엮었다.

이 책 ‘마음 밭에 씨앗 하나’는 그동안 소임을 살았던 사찰에서 발행한 사보에 그 마음을 담아 실었던 글이다. 불자들과 나눴던 단상이기에 절을 찾는 불자들을 향한 목소리이기도 하지만, 가장 먼저 스님 스스로를 점검하고 채찍질하기 위한 자성의 울림이기도 한 글이다.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4개 장으로 구성됐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환경이 달라지고 풍경이 변화하듯, 시절마다 찾아오는 인연을 화두 삼아 수행을 독려하거나 따뜻한 시선으로 불안정한 세속의 삶을 보듬는 생활법문 51편이 실렸다.

“무명에서 광명으로, 무지에서 지혜로, 배타적이고 이기적인 마음에서 자리이타심으로 바꾸어 나가는 것이 바로 불교입니다. 기도를 아무리 열심히 해도 자신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없다면 의미가 없습니다. 기도하기 전의 내 삶과 이후의 삶이 확연히 달라져야 비로소 기도를 제대로 한 것입니다.”
“우리는 힘들고 지치는 일이 생기면 당연히 그 일을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모든 일은 극복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극복하기 위해 나를 닦달하기보다 잠시 내려놓고 돌아보는 것이 더욱 현명한 일일 수도 있습니다. 온화한 마음이 성냄을 이기듯, 일상에서의 수행이 나를 힘나게 할 것입니다.”

이처럼 스님의 글은 자신의 마음을 돌이켜보면서 문제의 근원을 마음에서 찾고, 해결책 역시 자기 마음 안에서 찾는 알아차림의 법문이다. 위로와 치유가 필요한 현대인들에게 가장 좋은 방편은 ‘나’를 닦는 수행과 공부에 있음을 강조한다. 불자들을 향한 죽비이자 스스로를 가다듬는 경책에 다름 아닌 것이다.

스님이 가까운 미래에 부처를 이룰 중생의 마음 밭에 성불의 씨앗을 심고 가꾸어 가는 수행의 여정을 보여준 글 속에는 알알이 박혀 있는 ‘바로 지금 여기에서 현명하게 살아가는 법’을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1만6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561호 / 2020년 11월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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