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어가는 늦가을이 부처님 옆 단풍나무에 걸렸습니다. 이렇게 가을은 얼마나 왔다갔을까요? 천년도 넘는 세월 중생 살피느라 부처님도 많이 늙었습니다. 얼굴은 패이고 주름지고, 몸에는 이끼가 피었습니다. 그래도 허리 꼿꼿이 무릎 위 가득 쌓아 올린 중생들의 염원 살뜰히 품고서 오늘도 깊은 명상에 드셨습니다. 피처럼 붉게 물든 단풍잎들은 중생을 향한 부처님의 단심(丹心)입니다. 나무 마하반야바라밀.
글=김형규 대표, 사진=하지권 작가
[1561호 / 2020년 11월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