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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불교학술지 총 40종…11종은 뒤안길로

  • 교학
  • 입력 2020.11.20 20:28
  • 수정 2020.12.07 17:48
  • 호수 1562
  • 댓글 10

'1958~2020' 불교학술지 심층 분석

첫 학술지는 1958년 ‘동국사상’
1970~80년대 연구학 토대로
1990년대 학술지전성기 맞아
특정분야에 집중한 2000년대

그럼에도 여전히 과제로 남은
신진학자 발굴과 대중화 문제

1958년부터 현재까지 총 40종의 불교학술지가 발행됐다. 이 중 11종이 폐간됐고 현존하는 학술지는 29종이었다.

1958년 동국대 불교학회·철학회가 발행한 ‘동국사상’ 이후 2020년 현재까지 총 40종의 불교학술지가 발행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11종이 폐간됐고, 현존하는 학술지는 29종이었다. 본지가 한국연구재단 한국학술지인용색인을 전수조사한 결과 불교학술지는 1950년대 1종, 1960년대 1종, 1970년대 2종, 1980년대 5종, 1990년대 14종, 2000년대 12종, 2010년대 5종이 창간된 것으로 확인됐다.

■ 불교학술지 시기별 창간 종수
■ 불교학술지 시기별 창간 종수

최초 불교학술지는 ‘동국사상’으로 1958년 동국대 불교학회·철학회가 창간했다. ‘동국사상’에는 김잉석, 김동화, 조명기, 장원규, 우정상, 이종익, 홍정식, 황성기, 이재창, 김영태, 김운학 등 한국불교학 1세대로 불리는 동국대 불교학과 교·강사들 논문이 주로 게재됐다. 원의범, 정태혁, 이기영, 서경수 등 인도철학과 교수도 가세해 연구 토대를 마련했다. 이들을 중심으로 비중있는 연구 논문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은 1963년 ‘불교학보’를 창간하며 불교학 지평을 넓혀갔다. 당시 ‘불교학보’는 불교대학 전임교원급 학자들의 연구결과를 담아내는 주요 학술무대로서 기능했다.

1970년대 초반에는 불교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독립된 학회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됐다. 이에 홍정식 동국대 교수를 초대회장으로 1973년 한국불교학회가 창립됐다. 고문으로는 운허, 범술 스님, 조명기, 김동화, 장원규 동국대 교수가 추대됐다. 한국불교학회는 1975년 ‘한국불교학’을 발간하고, 매년 전국불교학술대회와 워크숍을 개최하며 불교학 연구자들 역량을 결집했다. 동국대 박물관도 1973년 불교문화·조각·건축 등 연구논문을 모은 학술지 ‘불교미술’을 발간해 전문인재를 양성하기 시작했다.

1960~1970년대를 거치며 체계화되기 시작한 불교학계는 1980년대에 기반이 더욱 확대됐다. 경제성장과 정치민주화, 세계화 등 1980년대 한국사회의 광범위한 변화들은 불교학 연구에도 영향을 미쳤다. 순수교학이 중심이었던 연구경향이 사회 변화의 물결 속에서 다학문적 접근과 개방을 시도하는 경향을 보였고, 이같은 연구 흐름은 1980년대 발행된 학술지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불교 전반을 다뤘던 종합지 성격의 학술지들은 분야별로 새로운 접근을 시도했다. 1985년 창간된 ‘불교연구’를 제외하고 ‘보조사상’ ‘강좌미술사’ ‘인도철학’ ‘한국교수불자연합학회지’ 등은 특정 분야에 중점을 두고 발간됐다. 이 가운데 ‘인도철학’은 한문문헌이 아닌 산스크리트어·팔리어·티베트어 문헌을 통한 연구와 인도사상 등을 복합적으로 연구한 논문들을 발표했다.

1990년대는 불교학술지의 전성기였다. 이는 1990년대 불교학 박사학위자의 급증에 따른 결과이기도 했다. 1970년대 13편, 80년대 41편에 그치던 불교학 박사학위 논문이 1990년대 들어 191편으로 급증했다. 1980년대에 비하면 4.7배 증가한 수치였다. 박사학위자 급증 현상은 학술지 창간으로 속속 이어졌다. 이 시기 창간된 학술지는 ‘선무학술논집’ ‘가산학보’ ‘백련불교논집’ ‘불교문화연구’ ‘사찰조경연구’ ‘회당학보’ ‘불교어문논집’ ‘원효학연구’ ‘구산논집’ ‘대각사상’ ‘정토학연구’ ‘천태학연구’ ‘밀교학보’ ‘전자불전’ 등 14종으로, 1980년대 대비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런 가운데 1998년 한국학술진흥재단(현 한국연구재단, 이하 한연)이 학술지 평가 사업을 도입했다. 한연은 학술연구업적 평가에 객관적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1998년 12월15일 학술지평가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등재 결과에 따라 학술연구비를 지원하기로 하면서 우수 학술지를 선별하겠다는 취지였다. 이 사업으로 대학이나 기관도 등재학술지 여부에 따라 논문 평가를 달리했고, 대학교수 업적평가나 공채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이 때문에 학술지 대부분이 한연 학술지평가 기준에 방향을 맞춰 발행됐고 신생 또는 군소 학술지들은 자연히 몰락 위기에 내몰렸다.

1990년대 생겨났던 14종 학술지 가운데 7종은 2004년부터 2007년 사이에 발행이 중단됐다. ‘선무학술논집’ ‘가산학보’ ‘백련불교논집’ ‘사찰조경연구’ ‘불교어문논집’ ‘원효학연구’ ‘구산논집’ 등이다. 이 가운데 해인사 백련암을 중심으로 구성한 ‘백련불교논집’, 경주 분황사에서 운영했던 ‘원효학연구’ 등이 한연 학술지평가 사업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불학연구의 권위자였던 지관 스님(1932~2012)이 발족한 가산불교문화연구원 ‘가산학보’도 2003년에 등재후보지로 선정됐으나, 2004년 1월에 등재후보 유지에 실패하면서 그해 12월 종간됐다.

2000년대에는 ‘불교문화연구’ ‘불교학연구’ ‘선학’ ‘동악미술사학’ ‘불교원전연구’ ‘International Journal of Buddhist Thought and Culture’ ‘불교미술사학’ ‘동아시아불교문화’ ‘불교학리뷰’ ‘선문화연구’ ‘일본불교문화연구’ ‘불교상담학연구’ 12종이 새롭게 창간돼 불교학 연구를 활발히 이어갔다. 기존 학술지들도 경쟁력을 갖추고자 고군분투했다. ‘불교학보’ ‘한국불교학’ ‘인도철학’ ‘보조사상’ 등도 한연 평가에 맞춰 연 2회 발간을 진행하면서 내실을 다졌다. ‘선학’은 당시 불교학계 최초로 연 3회 학술지 발간을 추진하기도 했다.

현재 발간되는 학술지 29종은 모두 연간 발행횟수 2~4회를 유지하고 있다. ‘불교연구’ ‘강좌미술사’ ‘대각사상’ ‘정토학연구’ ‘동악미술사학’ ‘International Journal of Buddhist Thought and Culture’ ‘불교미술사학’ ‘불교학리뷰’ ‘선문화연구’ ‘한국불교사연구’ ‘불교문예연구’ ‘불교철학’ ‘종학연구’는 연 2회를, ‘보조사상’ ‘인도철학’ ‘한국교수불자연합학회지’ ‘선학’는 연 3회를, ‘불교학보’ ‘한국불교학’ ‘불교학연구’ ‘동아시아불교문화’는 연 4회를 발행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연구 분야도 점차 응용 분야로 확대됐다. 사각지대로 일컬어지던 불교학 근현대사 연구와 함께 초기불교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졌다. 특히 한국빠알리성전협회장 전재성 박사가 1999년부터 펴내기 시작한 ‘니까야’ 시리즈는 2000년대 초기·부파불교 연구 대중화의 신호탄이 됐다. 여기에 초기불전연구원 대림, 각묵 스님도 ‘니까야’ 시리즈를 출간해, 팔리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학자들이 초기불교를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고 활용하도록 도왔다. 또 서구불교학 연구방법론을 익힌 해외파 박사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초기불교 연구에 힘을 보탰다.

2010년대부터 현재까지 창간한 학술지는 모두 5종으로 예년에 비해 줄어들었다. 하지만 현재 29종 불교학술지 중 19종이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 Korea Citation Index)에 등재됐다. 이들 가운데 우수등재학술지는 1종, 등재학술지 16종, 등재후보학술지 2종으로 현재 활발한 학술 활동을 인정받고 있다. 올해 11월2일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이 발표한 ‘2020년도 학술지 평가 최종결과’에 따르면 ‘불교철학’ ‘한국불교사연구’가 등재후보학술지로, ‘보조사상’이 등재학술지로 새롭게 선정됐고, 등재학술지였던 ‘불교학리뷰’ ‘대각사상’ ‘Internatinal Journal of Buddhist Thought and Culture’ ‘동아시아불교문화’ ‘강좌미술사’ ‘한국불교학’은 기존 등급을 유지하게 됐다. 불교학연구회 ‘불교학연구’는 우수등재학술지로 재인증이 돼, 2015년에 이어 향후 5년간 그 명성을 유지하게 됐다.

그럼에도 불교학술지는 기존 연구자 논문이 중심이 되고 신진학자들 비중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따라서 불교학술지가 불교학 연구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신진학자 발굴이 절실한 과제다. 박사학위를 받고도 논문을 쓰지 않는 이들을 어떻게 학술무대로 불러들일 것인지도 과제다.

임승택 불교학연구회장은 “불교 학회들은 그동안 한국 불교학 연구성과를 담아내고 학문의 장을 마련해 실질적으로 책임지고 주도해나갈 불교학자 배출을 담당해왔다”며 “활발한 불교학술을 통해 미래 불교학을 이끌어갈 의무와 책임 또한 불교학회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학술지별 특성을 명확히 해 학술활동을 한다면 분명 경쟁력을 갖춘 학술지로서 명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중성을 갖춘 불교학술지로 변화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고영섭 한국불교학회장은 “산스크리트어, 팔리어 등 여러 언어를 사용하는 불교학은 일반인이 읽었을 때 여러 어려움을 겪는다”며 “때때로 대중적인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고, 학술지 내에서는 우리말을 사용하고 괄호에 다른 언어를 표기하는 등 학술지 전문성을 유지하면서도 대중에게 다가서려는 노력을 지속해야한다”고 밝혔다.

■ 불교학술지 목록 (창간순)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562호 / 2020년 11월2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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