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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힘들게 하는 번뇌는 무엇이고, 왜 일어날까?

  • 불서
  • 입력 2020.11.30 13:47
  • 호수 1563
  • 댓글 0

‘번뇌, 끊어야 하나 보듬어야 하나’ / 이필원 외 지음 / 운주사

‘번뇌, 끊어야 하나 보듬어야 하나’

누구나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원하지만, 살아가면서 불안, 괴로움, 불만족이 끊이지 않는 게 현실이다. 그 속에서 느끼게 되는 우울 근심, 불안 절망, 공포 등 괴롭고 힘든 심리상태가 ‘번뇌’다. 그리고 불교에서는 이 번뇌를 중생의 해탈을 가로막은 최대의 적으로 여긴다. ‘번뇌, 끊어야 하나 보듬어야 하나’는 바로 이 번뇌를 초기불교와 대승불교, 선불교, 서양철학, 심리학에서 바라본 결과물이다. 번뇌의 의미와 본질, 구조, 그리고 해결 방안에 대한 종합적 고찰이다.

먼저 초기불교에서의 번뇌를 다룬 ‘번뇌, 알아야 끊을 수 있다’에서 이필원 교수(동국대 경주캠퍼스 파라미타칼리지)는 불교의 핵심 주제는 번뇌와 수행이며, 때문에 불교는 언제나 번뇌를 깊이 있게 다뤄왔다고 설명한다. 이 교수는 여기서 ‘번뇌란 무엇인가’ ‘번뇌는 어떻게 발생하는가’ ‘번뇌는 어떻게 끊을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에 대해 초기불교에서의 용례를 들어가며 그 의미와 해결점을 제시한다. 그는 번뇌는 연기를 따라 일어나는 것임을 강조하고, ‘번뇌는 밖에 있는가, 안에 있는가’라고 이원적으로 분별해 물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설명한다.

이어 김재권 교수(능인대학원대학교 불교학과)는 ‘대승불교의 번뇌론의 유형과 그 사상체계’에서 대승의 번뇌론이 발전되는 과정 및 특징을 드러내기 위해 우선 초기경전에서의 번뇌론과 아비달마불교 설일체유부에서의 번뇌론을 정리했다. 또 대승불교의 번뇌론으로 반야중관의 번뇌론과 유식학파의 번뇌론을 순서대로 논하며 “반야중관에서의 번뇌는 언어적인 개념화 내지 희론에 근거한 분별에 의해 생겨나는 번뇌이며, 이는 무자성 내지 공성의 깨달음을 통해 극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용석 교수(원광대 마음인문연구소)는 ‘물고기의 꿈, 그리고 깨어남’에서 선불교의 번뇌를 범부의 번뇌와 수행자의 번뇌로 구분하고, 범부의 번뇌는 생사의 번뇌이고 발심한 수행자의 번뇌는 알수 없는 것에 대한 갈망의 번뇌라고 분석하며 선불교에서의 번뇌를 풀어냈다. 그리고 박찬국 교수(서울대 철학과)는 ‘서양철학에서는 번뇌 망상이란 문제를 어떻게 보았는가’를 주제로 한 글에서 “일본 정토진종 창시자 신란이 말하는 인간의 번뇌와 유한성은 서양철학에서 말하는 인간의 유한성과 기독교철학에서 논의된 인간의 원죄성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양철학 전반에 나타나는 번뇌 망상의 양상과 대응을 논하고, 키르케고르의 ‘죽음에 이르는 병’을 중심으로 번뇌 문제를 다뤘다. 마지막으로 이유경 소장(분석심리학연구소)은 ‘번뇌의 분석심리학적 이해’에서 융의 분석심리학이 번뇌의 증상을 어떻게 분석하고 또 그것을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를 설명했다.

이처럼 번뇌에 대한 동서양의 다양한 학문적 연구 성과를 종합적으로 다룬 책에서 번뇌가 무엇이고, 왜 일어나는지, 그 번뇌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를 이론적으로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다. 2만2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563호 / 2020년 12월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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