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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엔 수행이 더 어렵다

기자명 황산 스님

나를 이루는 건 몸과 마음
몸 상태 따라 마음도 영향
수행도 젊어야 더 수월해

‘관재자보살 행심반야바라밀다시 조견오온개공’

우리가 늘 독송하는 ‘반야심경’은 이렇게 시작한다. 여기에서 ‘오온개공’이라고 하는데 도대체 오온이란 뭘까? 불교를 오래 공부해도 오온을 이해하고 설명하기는 쉽지 않은데, 간단하게 몸과 마음이라고 할 수 있다. 색은 몸(물질), 수상행식은 정신을 뜻한다.

나를 이루고 있는 것은 몸과 마음인데, 인격은 이 몸과 마음을 어떻게 쓰느냐에 달려 있다. 인격이 훌륭하다는 것은 마음을 넓게 쓰는 것을 말하고, 넓게 쓴다는 것은 중생을 배려 이해하고, 중생을 위해 희생과 봉사를 하여 나와 남을 행복하게 하려 노력하는 것을 말한다.

마음은 전생부터 가져온 천성과 이생을 살면서 배운 것이 더해서 현재의 마음이 된다. 그런데 여기서 몸의 역할이 작지 않다. 나를 이루고 있는 것에 몸도 포함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몸의 건강 상태에 따라 마음이 영향을 받지만 또 다른 중요한 점은 나이다. 몇 살이냐에 따라 마음이 달라지는 것이다.

사람이 태어날 때는 뇌가 형성된 초기이다. 그래서 무의식만 있으며 생각은 다양하지 못하고 본능적이다. 뇌세포가 자라면서 생각도 하게 되어 점점 남을 인식하게 되고 사춘기에 이르러 드디어 남을 제대로 이해하게 된다. 생각은 뇌세포의 영역을 만들고 뇌세포는 다시 생각을 만드는 것을 반복한다. 다시 말해 화를 한번 내면 화의 뇌세포가 활성화되어 성장하고 화 뇌세포가 강해지면 생활하면서 화를 더 자주 내게 된다. 사랑, 용서, 이해, 배려, 행복, 욕심, 질투, 의심 등의 감정들도 생각을 일으키면 바로 그 부분 뇌세포 영역이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한번 발달한 영역은 쉽게 바뀌지 않고 많은 노력과 지혜가 있어야 바뀔 수 있다.

나이가 25살을 넘으면 점차 뇌세포가 줄어 늙어가게 된다. 약 40살까지는 늙어짐을 눈치 채지 못하다가 45살을 넘으면 점점 뇌세포가 줄어듦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 70살이 넘으면 그동안 갈고 닦았던 뇌세포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된다. 자비심, 이타심, 배려, 친절 등의 뇌세포 영역이 얇다면 금세 고갈되어 이기적이고 짜증 잘 내는 노인이 된다는 것이다.

뇌세포 양이 5~10세 때와 비슷한 것이 70세 이상이라 할 수 있다. 다만 노인은 살아온 습관이 있기에 그 습관에 영향을 받고, 아이는 이제 막 성장하니 전생과 본능에 충실하기 쉽다.

사람은 누구나 남을 도우려 하지 해를 끼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러나 마음을 닦지 않고 노후를 맞이하면 남에게 짐이 되기가 쉽다. 설사 노후 준비를 잘해서 돈이 많은 사람이라도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사람이 되기 십상이다.

행복은 자비와 사랑, 배려, 용기, 지혜 등이 강할 때 커지게 되는데 젊었을 때부터 닦지 않으면 나이가 들어 가장 빨리 줄어들게 되는 것이 약한 부분이다. 젊어서는 건강하기 때문에 자비와 지혜, 배려, 용기 등이 적어도 행복할 수 있지만 노후에 몸이 약해져 그런 것이 없으면 자존감이 떨어져 불행해지기 쉽다.

황산 스님

이런 원리를 알면 당장 마음공부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출가자든 재가자든 늙음은 오기 마련이다. 20~30대가 절에 다니는 것이 너무 빠르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50대라도 절에 다니며 수행하지 않으면서 노후에 절에 다니겠다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다. 수행도 습관이다. 50대에 수행을 습관으로 만들지 않으면 60대에는 세 배가 어렵고 70대에는 60대의 열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부터 마음공부를 하시라.

황산 스님 울산 황룡사 주지 hwangsanjigong@daum.net

 

[1563호 / 2020년 12월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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