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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주륵사지, 신라불교 초전 실상 밝힐까

  • 성보
  • 입력 2020.12.04 22:07
  • 수정 2020.12.07 16:15
  • 호수 1564
  • 댓글 0

(재)불교문화재硏, 주륵사 폐탑 발굴조사 성과 발표서
삼국시대 사찰의 지붕 조각으로 보이는 '기와편' 공개

(재)불교문화재연구소(소장 제정 스님)가 12월2일 경북 구미 주륵사지 폐탑 발굴 정밀 조사를 마무리하고 학술 자문회의를 열어 성과를 공개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삼국시대 추정 기와편, 고려시대 추정 기와편, 노반석편, 자기편(백자편), 수막새편, 보륜편.

신라불교 초전 지역인 구미 선산에서 삼국시대 사찰이 있었음을 입증할 수 있는 고고학적 유물이 처음 출토됐다. 발굴된 유물 조성 시기가 고구려 아도 화상이 신라에 불교를 전한 시기와 맞물리면서 신라불교 초전의 실상이 밝혀질지 큰 관심을 모은다.

(재)불교문화재연구소(소장 제정 스님)가 12월2일 경북 구미 주륵사지 폐탑 발굴 정밀 조사를 마무리하고 학술 자문회의를 열어 성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에서 수습된 기와편은 현재까지 발굴된 구미지역 유물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로 추정된다. 앞선 지표 조사에서 삼국시대 경질 토기편이 수습되긴 했으나 기와편은 삼국시대에 공인된 사찰 건축물이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고고학적 유물이기에 더 큰 의미를 가진다.

발굴 조사를 종합했을 때 주륵사 창건 시기는 7세기 경으로 추정된다. 고려 충렬왕 21년(1295)에 세워진 ‘군위인각사보각국사정조탑비'에는 “대선사 주륵사 영이(大禪師 朱勒寺 永怡)”라는 기록이 있고, ‘조선왕조실록’ 태종 18년(1418)에는 “경상도 선산 주륵사의 주산(主山)에 물이 솟아 모래가 무너져 절을 덮쳐서 돌에 눌려 죽은 자가 승려 두 사람이었다”는 내용이 보인다. 이에 고려 충렬왕 21년부터 조선 태종 18년 사이 주륵사는 제법 활발히 운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신증동국여지승람’ 선산도호부 궁실조 남관에는 “무신년(1428) 부사 이길배 공이 비로소 정사에 임하자…폐사 주륵의 재목과 기와로 새로 짓기를 청원했다”고 적혀있고, ‘일선지’에는 “주륵사는 백마산 아래 있으며 고려 안진이 지은 승 혜각의 비명이 있고 부사 이길배가 남관을 지을 때 기와를 훼철하여 폐허가 돼 지금은 유지만 있다”고 기록돼 있다. 이에 주륵사는 15세기경 사세가 기울었고 18세기 이전에는 완전히 폐사됐음을 알 수 있다.

구미시와 (재)불교문화재연구소가 올해 8월부터 주륵사 석탑 부재, 탑지 규모, 범위, 축조 기법 등에 대한 정밀 조사를 추진해 최근 마무리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주륵사지 폐탑 발굴 조사 전, 조사 중, 조사 완료 후 전경.

구미시는 2007년부터 주륵사지 지표 조사에 착수해 유구 잔존상태를 파악하고 석탑 복원도를 작성했다. 이어 2015~2016년 기단석·초석·적심·건물지·담장지·축대 등을 확인하고 복원 계획을 수립했다. 올해 8월부터는 불교문화재연구소와 주륵사 석탑 부재, 탑지 규모, 범위, 축조 기법 등에 대한 정밀 조사를 추진해 최근 마무리했다.

주륵사지 석탑은 지대석과 면석이 분리된 기단부와 5단 층급 옥개석이 있어 8세기 중반에 건립됐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특히 탑 부재 규모나 가공방식이 경주 불국사 석가탑과 비교될 만큼 크고 우수하다고 덧붙였다.

김진덕 불교문화재연구소 유적연구실 팀장이 구미 주륵사지 폐탑 발굴 현장에서 조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김진덕 불교문화재연구소 유적연구실 팀장은 “불교 초전지라고 알려진 모례 가정과 가장 가까운 사지인 주륵사지에서 삼국시대 유물이 발굴됐고, 통일시대에 조성된 주륵사지 석탑의 규모와 양식은 불국사 석가탑에 버금간다”며 “혜각국사의 비가 있을 정도로 중요한 곳임에도 현재 무덤이나 문중 산으로 묶여 전체적인 사역을 확인할 수가 없어 아쉬웠는데 이번 발굴 조사를 계기로 향후 사지에 대한 종합적인 조사가 이뤄져 구미 선산지역 불교의 실상이 밝혀질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학술 자문회의에서는 탑지에서 발굴된 청동 마편도 소개됐다. 이러한 마상(馬像)은 그동안 거창 천덕사지, 여주 고달사지, 원주 거돈사지, 인제 한계사지, 익산 미륵사지, 강릉 굴산사지, 경기 안양사지에서 발굴됐었다.

이외에도 탑 상륜부재인 보륜편과 노반석편, 석재편, 그리고 통일신라시대 연화문 수막새편과 선문기와편, 고려시대 어골문 기와편, 조선시대 백자편 등이 수습됐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564호 / 2020년 12월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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