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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적 관점 탈피, 연기법으로 풀이한 금강경

  • 불서
  • 입력 2020.12.15 09:44
  • 호수 1565
  • 댓글 0

‘금강경, 연기법으로 보아야 제대로 읽힌다’ / 백창우 지음 / 운주사

‘금강경, 연기법으로 보아야 제대로 읽힌다’

부처님의 지혜를 금강석에 비유한 ‘금강경’은 부처님이 제따와나에서 수보리 등을 위해 설법한 가르침이며, 일체법에서의 무상(無常)과 무아(無我)를 주요 내용으로 한다. “범소유상(무릇 형상이 있는 것은) 개시허망(모두가 다 허망하다) 약견제상비상( 만약 모든 형상을 형상이 아닌 것으로 보면) 즉견여래(곧 여래를 보리라)”라는 사구게가 대표적으로 회자되는 것 역시 무상·무아에 대한 가르침을 전하는 경전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선종의 육조 혜능이 이 경전에서 “응당 머문 바 없이 그 마음을 낼지니라”라는 대목을 듣고 느낀 바가 커서 발심 출가한 것으로 알려져 선종에서 중요시하고 있다. 이렇게 부처님이 깨
달은 내용의 핵심과 지혜로운 삶에 대해 설법한 내용을 담은 ‘금강경’은 오늘날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수지 독송하며 신심을 키우고 있다.

이에 따라 ‘금강경’은 선종을 표방하는 대한불교조계종에서 소의경전으로 삼을 만큼 선종계열에서 주요 경전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그 해설서 역시 선적 관점으로 풀이한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같은 기존 관점과 달리 “‘금강경’은 본래 연기법으로 설명해야 그 의미가 분명해 진다”며 연기법으로 해설한 해설서가 선을 보였다. ‘금강경, 연기법으로 보아야 제대로 읽힌다’이다.

그동안 연기법을 근간으로 선수행까지 안내하며 ‘명쾌한 깨달음’ ‘이것이 깨달음이다’ ‘연기맵이면 누구나 깨닫는다’ 등을 펴냈던 백창우가 “선종에서 ‘금강경’을 소의경전으로 삼은 이유는 연기법이 아닌 회광반조로 아공(마음자리, 아뢰야식)을 얻고 휴식을 취하고자 함에 있지만, 법공을 깨달으려면 오랫동안 공을 들여 의식 전체에 스며들어야 하기에 일진법계를 증득하기까지는 한참을 돌아가는 셈”이라고 진단하고, “‘금강경’은 연기법으로 깨달은 반야로 존재의 실상을 설하는 경전”임을 강조하면서 연기법을 바탕으로 해설했다.

‘금강경’의 핵심은 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의 사상을 비롯한 일체의 망념을 제거하는 가르침이다. 그리고 주요하게 부정하는 방법을 사용해서 망상에서 벗어나도록 이끌고 있다. 즉 망상을 벗어나 실상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이에 비해 연기법은 곧장 실상을 깨닫게 한다. 망상을 부수어 없애는 것이 아니라, 만물의 실상을 깨닫게 됨으로써 망상이 저절로 사라진다는 것이다. 여기서 저자는 “‘금강경’은 존재의 실상을 깨닫게 해주는 가르침이며, 존재의 실상은 무상(공)”이라고 설명한다. 이처럼 모든 존재의 실상이 무상임을 깨닫게 해주는 가르침이 바로 연기법이라는 것이다. 연기법은 관계성을 살펴보는 것에서 출발해 일체가 공임을 깨닫도록 이끌어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강경’은 부처님이 깨달은 연기법을 설하는 경전이라고 할 수 있다. 시종일관 연기법 하나로 ‘금강경’을 꿰뚫어 일목요연하게 설명하는 책에서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금강경’을 만나 볼 수 있다. 1만2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565호 / 2020년 12월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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