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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등회,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확정

  • 성보
  • 입력 2020.12.16 23:06
  • 수정 2021.06.17 13:37
  • 호수 1566
  • 댓글 3

12월16일, 유네스코 본부서 결정
인류특수성‧문화다양성 가치 높아
절제와 약자 위한 배려도 돋보여
원행 스님, ‘빈자일등’ 강조하며
“꺼지지 않는 희망 등불 켜겠다”
정재숙 문화재청장, 전승‧보호 약속

‘연등회’(Yeondeunghoe: Lantern Lighting Festival in the Republic of Korea)가 세계에서 인정받는 문화유산이 됐다. 12월16일 오후 9시30분, 서울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온라인 생중계로 등재 순간을 지켜보던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과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환호성을 터트리며 기쁨을 만끽했다.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 위원회는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제15차 무형유산보호 정부간위원회’에서 연등회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키로 최종 결정했다. 앞서 유네스코 본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현장 참석을 제한하고 최종 결정을 온라인으로 중계하기로 했다. 이에 조계종과 문화재청은 이날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유네스코가 각 회원국에 전달하는 생중계를 함께 하면서 역사적 순간을 지켜봤다.

 

이번 등재로 ‘연등회’는 우리나라에서 21번째 인류무형문화유산이 되는 쾌거를 이뤘다. 이날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 산하 평가기구는 ‘연등회’가 인류 전체의 특수성과 문화다양성을 잘 보여주는 유산으로서 가치가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특히 형형색색의 등을 든 사람들이 참여하는 아주 화려한 축제이지만 운영에 있어서 절제와 약자를 위해 배려가 보이는 점이 심사국으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또 민간 보존회와 정부가 협력해 보존에 노력해 왔다는 점도 높이 평가했다. 위원회는 특히 ‘연등회’ 등재신청서를 무형유산의 중요성에 대한 가시성과 인식을 제고하는 모범사례로 높이 평가했다.

연등회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노력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7년 등재신청대상으로 선정된 연등회는 2018년 3월, 등재신청서 및 관련자료를 유네스코에 제출했다. 2019년 등재신청서 양식 변경에 따라 수정신청서를 제출했고 2020년 3월, 유네스코 평가기구에서 심사를 시작해 같은해 11월 평가기구로부터 ‘등재권고’를 받으며 등재가 확실시됐다.

연등회의 유네스코 등재를 현장에서 지켜본 연등회보존위원장이자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대한민국의 경사이며 민족 문화의 우수함을 인정받은 특별한 날”이라고 기뻐했다. 이어 정신의 소중함을 뜻하는 ‘빈자일등(貧者一燈)’을 강조한 스님은 코로나19 소멸을 위해 힘쓰고 있는 이들에게 감사의 인사도 잊지 않았다. 원행 스님은 “모두가 주인으로 참여하는 연등회는 전 지구적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공동체 정신이라는 교훈이 담겨있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코로나19로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분, 방역의 최일선에서 사력을 다해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의료진, 함께 살아가는 이들에게 모두의 간절함을 모아 꺼지지 않는 작은 희망 등불을 켜야겠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연등회는 음력 4월8일 부처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거행되는 행사다. 진리의 빛으로 세상을 비추어 차별 없고 풍요로운 세상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연등회는 삼국사기에도 기록이 전해질 만큼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연등법회와 행렬, 회향 등으로 이루어진 불교행사로 시작됐지만 1975년 부처님오신날이 국가 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오늘날에는 불교신앙여부, 나이, 성별을 불문하고 일반 대중도 폭넓게 참여하는 축제의 성격을 띤 문화행사로 발전했다. 특히 2012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면서 종교의 경계를 넘어 우리사회 구성원에게 화합과 포용의 메시지를 주는 유산이 됐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이번 유네스코 등재를 계기로 ‘연등회’를 종교를 떠나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각별한 문화유산으로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정 문화재청장은 “연등회의 화합과 상호이해 정신이 여러 국가에 공유돼 국가 간 갈등 해결에 영감을 주길 기대한다”며 연등회 전승과 보호를 위해 앞장설 것을 약속했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566호 / 2020년 12월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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