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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종, 불교의식 전통의 계승자로 재평가돼야”

  • 교학
  • 입력 2020.12.18 20:22
  • 수정 2021.01.23 23:59
  • 호수 1566
  • 댓글 4

12월18일, 서울 법륜사 1층 대회의실 ‘가사와 의식 전통’ 제2차 학술대회서
이종수 순천대 교수, “태고종 가장 큰 특징은 조선후기 불교의식 전통 계승”

“교화승의 종단인 태고종은 독신수행승이 주장했던 전통불교에서 제대로 지켜오지 못한 불교 전통의식을 계승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태고종은 불교의식 전통의 진정한 계승자로서 재평가될 필요가 있다.”

이종수 순천대 교수가 12월18일 서울 법륜사 1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가사와 의식 전통 학술대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 교수는 ‘한국불교태고종의 천도의식 전통 계승과 그 의미-수륙재·생전예수재·다례재를 중심으로’에서 “삼국시대부터 이어온 불교의식은 조선시대에 숭유억불 정책으로 인해 점차 쇠퇴됐다”며 “18세기 이후 불교의식집들이 간행되며 백성들 속에서 명맥을 유지해왔으나 1911년 일제에 의해 ‘사찰령’이 반포되고 이듬해 ‘각본말사법’이 제정되면서 불교의식이 다시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해방 후 이승만 대통령의 불교정화 유시에 따라 교단에서 독신수행승과 교화승의 분규가 발생하며 불교의식의 계승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 교수는 “1954년 5월 이승만 대통령이 결혼을 허용하는 교화승에게 왜색불교의 프레임을 씌워 사찰에서 나가도록 했다”며 “이러한 이분법적 프레임의 성공으로 독신수행승 교단과 교화승 교단으로 분열돼 불교의식 계승에 문제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교화승들은 1970년 태고종을 창종했다. 이후 조계종은 선 불교를 지향하며 독신수행승의 전통을 계승했지만, 불교전통의식의 계승에는 소극적이었다. 그에 비해 교화승 종단인 태고종은 불교의식 전통을 굳건히 계승해왔다.

이 교수는 “태고종은 고려 말 태고 보우의 법호를 종명으로 사용하며 종지를 분명히 했고 휴정의 법통을 세우는 과정에서 태고 법통설을 공인·확립됐다”며 “태고종의 종명과 창종 과정에서 알 수 있듯, 태고종의 가장 큰 특징은 조선후기 불교의식 전통의 계승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1973년 국가무형문화재 제50호로 지정된 봉원사의 영산재를 제시했다. 이 교수는 “영산재는 석가모니가 영취산에서 설법하는 모습을 재현해 모든 중생이 극락왕생하기를 기원하는 의식”이라며 “그 의식을 전통 그대로 전승해온 곳이 태고종 중심 사찰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 봉원사”라고 말했다. 또 창원 백운사의 ‘아랫녘 영산재’, 문화재 지정이 예고된 ‘양주 청련사 예수재’도 꼽았다.

그는 “전체적으로 보면 국가 무형문화재 4건과 지방무형문화재 9건(예비지정 포함) 중 조계종과 관련된 문화재는 3건에 불과한 반면, 이외 무형문화재는 사실상 태고종과 직간접의 관련성이 있다”며 “이를 보더라도 불교의식의 전통을 지켜온 곳은 태고종”이라고 불교의식 전통을 계승해온 태고종의 재평가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날 학술대회는 만춘 스님, 이순학 한국전통문화대 교수, 이성운 동방문화대학원대 교수, 서정대 동국대 경주캠퍼스 교수의 발제가 이어졌다.

만춘 스님은 ‘한국불교태고종 가사의 전통성’를 주제로 “불교에서 의제와 의례는 성불의 의지를 시각적으로 구별할 수 있는 것”이라며 “전통가사인 홍가사에 담긴 사상적 의의와 가치는 불괴금강(不壞金剛)과 같아 진리에 대한 가치관이 변하지 않는 한 퇴색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고 발표했다.

이순학 한국전통문화대 교수는 ‘복식유물을 통해 본 태고종 의제 구성의 특성’을 발표했다. 이 교수는 “중국의 포교승과 삼국의 유학승들을 통해 불교와 함께 전래된 가사의 유형은 시대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됐다. 분소의에서 시작된 가사는 첩상가사, 금란가사, 홍가사 등의 변천을 보이다가 후기에 들어서 홍가사의 유형만 존재하게 됐다.”며 “태고종 가사와 색, 봉제법, 일월광첩 등의 구성은 시대의 다양한 변천을 거쳐 조선후기의 양식을 수용해 지금까지 동일하게 전승됐다”고 전했다.

이성운 동방문화대학원대 교수는 ‘불복장의식의 전개와 계승의 가치’에서 “불복장의식은 태고종의 정신적 지주인 묵담 대종사를 중심으로 올곧게 전승됐다”며 “불상조성을 통해 발고여락(拔苦與樂)하려는 불복장의식의 진정한 가치는 사자상승으로 전수·계승돼 실천될 때 드러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정대 동국대 경주캠퍼스 교수는 ‘선암사 예불의식의 음악적 특징과 무형문화적 가치’에서 “선암사는 전통예불인 향수해례·사성례를 일상예불로서 매일 예경하는 곳”이라며 “한국의 전통예불을 알리는 차원에서 음반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윤태훈 기자 yth92@beopbo.com

[1566호 / 2020년 12월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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