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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보존‧관리비가 ‘불교특혜’라는 시의원

  • 교계
  • 입력 2020.12.23 20:35
  • 수정 2020.12.24 19:27
  • 호수 1567
  • 댓글 11

홍난이 구미시의원, 대둔사 ‘1인 사찰’ 폄하
문화재 수리예산 대해 ‘혈세 집행’ 공개 비난
지역 내 불자들 “사찰 비리 집단 매도” 반발

구미시의원이 보물급 국가지정문화재 3점을 보유한 천년고찰 구미 대둔사를 ‘1인 사찰’이라 폄하하고 문화재관리법에 의해 편성된 예산에 대해 ‘불교특혜’라고 공개 비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 내 사찰과 불자들은 문화재를 보존‧관리하고 있는 사찰의 공적인 노력을 폄하하고 비리 집단으로 매도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홍난이 구미시의원(더불어민주당)의 대둔사 관련 예산 비난 발언은 12월14일 개최된 구미시의회 제245회 정례회 2차 본회의에서 불거졌다. 홍 시의원은 이날 5분 자유발언에서 “동료 시의원들의 지역구 챙기기로 예산이 통과되고 있다”며 “본인이 다니는 사찰 예산편성에 앞장섰다. 사업의 타당성보다는 이해충돌적인 예산”이라고 말했다.

홍 시의원의 사찰 예산에 대한 공개 비난은 개인 SNS에도 이어졌다. 그는 12월16일 자신의 SNS에서 “18억6000만원 혈세가 1인 사찰에 모두 집행됐다”며 “한 시의원이 신도인 절에 시민들이 납득할까? 차라리 절을 새로 지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둔사 태그와 함께 2018~2020년 대둔사에 집행된 예산과 2021년 예산안을 올렸다.

홍 시의원이 SNS에 공개한 대둔사 관련 예산 현황에 따르면 대둔사는 2018년 2억5937만1000원, 2019년 6억원, 2020년 2억9000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았다. 지원금은 건칠아미타여래좌상 보존처리, 대웅전 정밀실측, 재난방지시설 유지보수, 단청 기록화 및 보존처림 사업 등에 집행됐다. 대부분 국가지정문화재에 대한 직접적인 보수‧보존처리 비용이다.

안장환 구미시의원(더불어민주당)도 12월7일 제245회 제2차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문화재 소유 사찰 예산에 대한 비난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그는 사찰 문화재 관련 예산에 대해 “시민 혈세로 사찰을 운영하는 꼴”이라며 “사찰 예산 자료 제출 및 전액 삭감하라”고 요구했다. 또 12월16일 제6차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도 “문화재는 예산 범위 내에서 제일 후순위"라며 “사찰의 재무재정을 보고 투입해야할 것이 아니냐”고 말해 문화재에 대한 무지를 드러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조계종 제8교구본사 직지사의 말사인 대둔사는 국가지정문화재 3건이 있는 문화재 보유 사찰로 2017년 보물 제1945호로 지정된 대웅전과 보물 제1633호 건칠아미타여래좌상, 보물 제2025호 삼정보살도를 소장한 천년고찰이다.

2021년에는 건칠아미타여래좌상 보존처리 및 복장유물 기록, 삼장보살도 보존처리, 재난방지시설 유지보수, 안전경비원 배치사업 등을 위해 7억1190만4000원의 예산이 편성된 상태다. 예산은 국비 70%, 도비 9%, 시비 21%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원 예산이 국가지정문화재 보수‧보존처리 비용임에도 시의원이 공개 비난을 이어가자 구미 내 사찰 신도회와 신행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한 신행단체장은 “문화재관리법에 의거해 정당한 지원을 받아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를 보존‧관리하고 있는 사찰의 노력을 폄하하는 행태”라며 “불교문화 예산 지원을 특혜라고 주장하고 사찰과 불자들을 비리 집단으로 보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시의원의 공개사과와 함께 재발방지를 위한 구미시의회와 당 차원의 책임 있는 조치를 강력히 요구할 방침이다.

홍 의원이 ‘한 시의원이 사찰인 이 절’에서 지목한 당사자인 장미경 시의원은 12월23일 법보신문과의 통화에서 “홍 의원은 국가지정문화재를 보유한 사찰에 유지보수비를 지원 하는 것은 법제화 돼 있음에도 이를 사유재산으로 폄하하고, 개인의 사익을 위해 국가예산을 활용한 것처럼 공개적 비난을 서슴지 않고 있다”며 “명예훼손으로 윤리위원회에 회부해 공식적인 사과를 받아내겠다”고 말했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홍난이 시의원 sns 갈무리.
홍난이 시의원 sns 갈무리.

 

[1567호 / 2020년 12월3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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