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혈증·결핵으로 생사기로…귀국길도 막혀
패혈증·결핵으로 생사기로…귀국길도 막혀
  • 김민아 기자
  • 승인 2020.12.24 19:34
  • 호수 156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8년 한국 찾은 베트남 유학생 응우엔 반 뚜안씨
높은 염증 수치로 생명 위급…천문학적 병원비 막막
뚜안씨는 중환지실에서 집중치료를 받고 있지만 높은 염증 수치로 언제 생명을 잃을지 모르는 긴박한 상태다.
뚜안씨는 중환지실에서 집중치료를 받고 있지만 높은 염증 수치로 언제 생명을 잃을지 모르는 긴박한 상태다.

베트남 전역에 한류가 퍼진지도 벌써 십수 년, TV를 통해 한국 드라마와 한국 가요프로그램들을 보면서 자란 응우 엔 반 뚜안(20)씨에게 한국은 꿈의 나라였다. 한국에서 일하고 돌아와 형편이 나아진 동네 이웃을 본 후로 한국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커졌다. 한국어 자격증을 취득하면 베트남 현지에서도 많은 월급을 받을 수 있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뚜안씨는 2018년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유학길에 올랐다.

낯선 땅에서 말도 통하지 않는 사람들과 살아가는 일은 이제 갓 성인이 된 뚜안씨에게 버겁기도 했다. 하지만 집을 담보로 한국 유학비를 마련해 준 가족들을 생각하며 더 독하게 한국어 공부에 매진했다. 어학당 근처 식당에서 주방보조를 하며 생활비도 조금씩 벌었다. 밝고 긍정적인 성격 덕에 씩씩하게 생활하며 힘든 환경 속에서도 친구를 많이 사귀었다. 뚜안씨 주변에서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좋은 날은 오래가지 못했다. 처음엔 가벼운 감기인줄 알았다. 상태가 호전될 줄 알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가슴이 답답해지고 숨쉬기가 힘들어졌다. 이렇게 2주가 흘렀다. 상태가 더 나빠졌다. 친구와 함께 동네 병원을 찾기로 했다. 하지만 집을 나선 직후 주차장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주위에 있던 한국인들의 도움으로 구급차를 불렀고 바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상태를 확인한 의료진은 폐렴과 패혈증 진단을 내리고 급히 중환자실에 입원시켰다. 병원비는 순식간에 1000만원을 넘었지만 뚜안씨는 의식조차 회복하지 못했고 수원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로 옮겨 정밀검사를 받아야 했다. 폐렴과 패혈증 외에 ‘활동성 결핵’이 발견됐다. 뚜안씨는 중환자실로 옮겨져 기도에 튜브를 삽입한 채 내과계 집중치료를 받고 있다. 희미하게나마 의식이 돌아오기도 하지만 염증 수치가 너무 높은 탓에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긴박한 상황이다.

뚜안씨보다 조금 늦게 한국에 와 현재 보호자 역할을 하고 있는 사촌 누나 오티후이엔씨도 눈 앞이 캄캄할 따름이다. 뚜안씨는 현재 고농도 항생제를 투여받으며 염증 수치를 낮추는 치료를 받고 있다. 매일 지불해야하는 약값이 20만원이 넘는다. 입원 이틀 만에 치료비로 1000만원 가량 들어간데다 위독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어 앞으로도 감당하기 어려운 비용이 청구될게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천문학적인 병원비는 베트남에 있는 뚜안의 부모님이 대출을 받고도 부족해 사채까지 얻어 보낸 돈으로 우선 일부를 감당하고 있다. 트럭운전사인 아버지의 벌이가 이들 가족 수입의 전부다. 어머니가 간간이 청소, 빨래 등을 해 생활비를 보태고 있지만 변변치 않다. 가족들 곁에서 멀리 떨어진 타지에서 병마와 힘겹게 싸우고 있을 아들을 생각하며 부모님은 뚜안이 하루라도 빨리 베트남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병원비 부담 때문에라도 귀국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현재 상태로는 장거리 비행을 견디기 어렵다. 더군다나 코로나19 확산세로 외국 비행에 제동이 걸리면서 귀국조차 불가능해 한국에서 계속 치료를 받을 수밖에 없다. 타향에서 생사의 갈림길을 오가는 아들 생각에 뚜안의 부모님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면회시간은 20분 밖에 허용되지 않지만 사촌누나 오티후이엔씨는 매일 동생 얼굴을 보러 온다. 언제까지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어야 할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녀는 “뚜안이 훌훌 털고 일어나 예전처럼 개구쟁이 동생으로 돌아올 것이라 믿는다”며 서둘러 눈물을 닦았다. 이들이 가냘픈 희망의 끈을 놓지 않도록 도움의 손길이 간절하다. 모금계좌 농협 301-0189-0372-01 (사)일일시호일.02)725-7010

김민아 기자 kkkma@beopbo.com

[1567호 / 2020년 12월3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