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포교원(원장 지홍 스님)이 재가불자를 위한 우리말 의례집인 ‘불자생활의례’를 발간했다. 종단차원에서 처음으로 발간하는 우리말 생활의례서로 일상에서 쉽게 불교의례를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불자들의 정체성 확립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조계종 포교원은 최근 재가불자들이 일상에서 각종의례를 불교식으로 진행할 수 있는 우리말 생활의례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불자들이 일상생활 속 불교적 가치관과 형식에 맞게 신행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안내하기 위해 제작된 ‘불자생활의례’는 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의례문을 필요로 하는 사부대중들의 높은 요구를 반영한 결과다.
종교가 본연의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선 교리와 수행은 물론 여법한 의례를 갖춰야 하지만 그동안 사용되었던 의례문은 한문중심의 전통 의례를 계승하는 것에 중점을 뒀고, 사찰에서 사용하는 의례문은 법회 의식용으로만 쓰였다. 이러한 이유로 의례문이 일상생활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포교원은 2019년 신년기자회견에서 포교 콘텐츠 개발 및 불자 정체성 확립을 위해 신행불교의 각종 의례문을 한글화하고 보급운동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1년 6개월의 준비기간 끝에 ‘불자생활의례’를 발간하게 됐다. 포교원은 한자보다 한글에 익숙한 불자들이 우리말 의례문을 통해 부처님 가르침에 보다 쉽게 접근해 불교의 생활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말 ‘불자생활의례’는 생애주기에 따른 ‘일생의례’와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일상의례’ 두 부분으로 구성됐다. ‘일생의례’는 생일축하의례, 성년의례, 혼인의례 등이 담겼으며, ‘일상의례’는 공양의례, 문상의례, 새해맞이 안택의례‘ 등으로 편성했다. 책에 실린 의례문들은 기본적으로 스님과 함께하는 의례로 구성됐지만 상황과 여건에 따라 가정에서 개개인이 기도할 수 있도록 우리말 의식을 기본으로 집필했다.
포교원장 지홍 스님은 발간사에서 “현대 불교의례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언어”라면서 “한자보다 한글이 익숙한 상황에서 의례 한글화 작업은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일이지만 불자로서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이기에 머리에 붙은 불을 끄는 것처럼 시급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례집이 불자들의 생활과 전법 현장에서의 기도와 수행 증진에 도움이 되길 기원한다”며 “불자로서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지킬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포교원은 책에 수록되지 못한 생활의례는 현장의견을 지속적으로 반영해 ‘종단본 의례집’으로 발간할 예정이다.
김민아 기자 kkkma@beopbo.com
[1569호 / 2021년 1월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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