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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학술원, ‘대동영선’ ‘청주집’ ‘혼원집·초엄유고’ 출간

  • 교학
  • 입력 2021.01.07 18:01
  • 수정 2021.01.09 09:32
  • 호수 1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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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후기 문집·의례집 등 3권

동국대 불교학술원(원장 자광 스님) 산하 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 사업단이 최근 ‘대동영선’ ‘청주집’ ‘혼원집·초엄유고’를 간행했다.

‘대동영선(大東詠選)’은 순천 송광사에 주석하던 금명보정 스님(錦溟寶鼎, 1861~1930)이 신라 최치원부터 구한말 이능화에 이르기까지 역대 뛰어난 시들을 간추린 문집이다. 대동영선은 해동에서 지어진 시를 선별한 책이라는 의미를 지녔다. 226명 문인의 시, 443수가 수록돼 있다. 특히 선종 주요 조사들의 ‘임종게’와 고승 진영에 담긴 ‘영찬(影讚)’이 주를 이뤄 종교문학적 성격이 잘 드러난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외에도 유학자 이황·이이, 중국인 한유·이고·배휴, 일본 스님 수윤과 고려, 조선시대 국왕의 시까지 다수 포함돼 있다.

‘청주집(淸珠集)’은 고종 7년(1870) 환공치조 스님(幻空治兆)이 지명 염불을 권하는 내용을 간추려낸 의례서다. 흐린 물, 탁수(濁水)에 청주를 넣으면 청정해지듯 흩어진 마음에 염불을 던지면 한결 같아지기에 이를 청주집으로 이름했다. 치조 스님은 중국 수나라 천태지자 스님(智者, 538~597)의 ‘정토십의론’과 당나라 비석 스님(飛錫)의 ‘염불삼매보왕론’ 등 정토관련 전적 37종 가운데 염불수행인을 위한 중요 구절 120칙을 선별해 새롭게 엮어냈다. 각 칙은 설자와 출전을 밝히지 않고 앞, 뒤칙 문맥이 통해 이어지도록 배치했다. 내용은 크게 경책·계신·수행·발원·칙종·공덕·지계·권효·정변·인유의 10문으로 구성됐다. 이는 여산혜원 스님(廬山慧遠, 334~416)의 백련결사를 모델로 정원사(淨願社)라는 만일염불회를 결성해 결사대중을 확대하고 ‘청주집’를 규약으로 삼고자 편찬 간행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혼원집·초엄유고’는 혼원세환 스님(混元世煥, 1853~1889)과 초엄복초 스님(草广復初, 1828~1880) 문집을 하나로 엮어낸 책이다. 먼저 세환 스님의 ‘혼원집’은 2권으로 구성돼 있다. 1권에는 서문 5편과 기문 8편이, 2권에는 ‘금강록’ 1편이 수록됐다. 금강록은 스님이 31세에 금강산을 유람한 기행문으로, 그곳에서 받은 감흥을 산문과 시로 기록해 놓았다. 스님은 학문을 좋아해 불경은 물론 제자백가에도 능통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고종 20년(1883) 예천 용문사에서 용호 스님으로부터 경교(經敎)를 이어받고, 고종 24년(1887) 김천 청암사에서 강석을 열어 크게 명성을 얻었으며, 이듬해 팔공산에서 후학을 지도하다가 병으로 세수 36세에 임종게를 남기고 입적했다고 전한다.

또 1925년경 간행된 ‘초엄유고’는 석전한영 스님(漢英, 1870∼1948)이 복초 스님의 시문을 모아 간행한 문집이다. 복초 스님은 스스로 작품을 모아두지 않았는데, 서문에 따르면 이는 문장 창작을 숭상하지 않았던 당대 분위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에 석전 스님이 흩어지거나 사라진 복초 스님의 시문을 오랜 세월 문인들에게서 모아 ‘초엄유고’ 간행했다. 특히 초엄 스님 시문은 유불도를 두루 섭렵해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웠던 스님의 생애가 시문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삼화전(三花傳)’은 자전적 우의소설로 독특한 성과를 이루었다고 말한다.

불교학술원 역주편찬팀은 “‘대동영선’은 우리나라 역대 시 가운데 종교성과 문학성을 모두 지난 작품을 선별해 수준높은 종교시의 양상을 보여줬고 ‘청주집’은 염불문을 최상승의 돈종(敦宗)으로 칭하며 당시 치열하게 전개된 염불 수행 위상을 드러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혼원집·초엄유고’의 저자 혼원 스님은 불경은 물론 제자백가서에 통달했으며, 초엄 스님은 ‘원각경’으로 진리를 깨닫고 박치복, 강위, 신헌 등 19세기 중엽의 학자나 명사들과 교류한 문장가였다”며 “이들 책은 문학 가치만이 아니라 조선후기 불교계의 동향과 인물 관계를 파악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569호 / 2021년 1월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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