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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의선사 편지·저서·친필 등 364점 기증

  • 교계
  • 입력 2021.01.08 10:39
  • 수정 2021.01.08 16:01
  • 호수 1569
  • 댓글 0

박동춘 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장
1월7일 국립광주박물관에 전달
응송 스님이 수집·전수한 자료
“차 문화 연구·부흥 토대 되길”

초의선사 연구의 권위자로 손꼽히는 박동춘 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장이 초의선사 관련 고문서 169건 364점을 국립광주박물관(관장 이수미)에 기증했다. 박동춘 소장은 초의선사의 수행력과 차에 대한 식견을 흠모해 관련 자료를 수습해서 연구하며 선다게를 이은 응송 스님의 제자다.

1월7일 국립광주박물관 소강당에서 진행된 기증식에서 박동춘 소장은 “기증한 자료는 응송 스님이 초의선사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수집한 것”이라며 “차를 비롯한 조선 후기 문화의 연구에 유용한 자료로 활용되고, 나아가 박물관을 찾는 분들께서 우리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기증식에는 조계종 교육원장 진우, 원각사 주지 현고, 태고종 광주전남종무원장 월인 스님 등이 참석했다.

기증된 유물은 초의선사와 교유했던 인물들이 초의에게 보낸 편지와 시축이 주를 이룬다. 홍현주(1793~1865), 신위(1769~1845), 박영보(1808~1872), 정학연(1783~1859), 권돈인(1783~1859), 황상(1788~1863), 변지화(?~?), 허련(1808~1893) 등 당대 이름난 학자와 문인·예술가·스님와 교유했던 초의선사가 이들과 주고 받은 편지 등을 통해 당시 지식인들의 개인사와 각종 사건, 차에 대한 인식 등을 읽을 수 있다. 특히 초의차를 예찬한 박영보의 ‘남다병서첩(南茶幷序帖)’과 박영보의 스승인 신위의 ‘남다시병서(南茶詩幷序)’는 조선의 사대부가 가졌던 차에 대한 인식을 엿볼수 있다.

초의선사의 차를 예찬한 박영보의 ‘남다병서첩(南茶幷序帖)’
초의선사의 차를 예찬한 박영보의 ‘남다병서첩(南茶幷序帖)’

초의선사의 육필 저술과 등 초한문헌 또한 이번에 기증된 귀중한 문화재로 손꼽힌다. 초의선사 친필의 ‘참회법어첩(懺悔法語帖)’, ‘직지원진(直指原眞)’ 등이 주목된다. 특히 ‘직지원진’은 풍수지리서로 초의선사가 풍수지리에 능했다는 사실을 보여줘 흥미를 끈다. 이밖에도 초의선사의 다풍을 보여주는 다구 등도 다수 기증품에 포함돼 있다.

초의선사의 저술인 ‘직지원진’.
초의선사의 저술인 ‘직지원진’.

박 소장의 기증품은 초의선사 이래 5대째 이어지고 있는 다풍의 계보를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수행과 더불어 선다(禪茶) 정신을 이은 차를 탐구해 쇠락해졌던 차문화를 일으킨 초의선사는 ‘동다송(東茶頌)’, ‘다신전(茶神傳)’과 같은 다서(茶書)를 편찬해 이론적 기반을 마련하는 동시에 정통 제다법인 ‘초의차’를 완성했다. 초의선사의 다풍은 범해(梵海), 원응(圓應) 스님에게 계승되었고, 근현대에 이르러 응송 박영희(1893~1990) 스님이 이어받았다. 응송 스님은 1937년 대흥사 주지로 취임해 20여 년간 대흥사에 주석했으며 불교정화운동(1954~1962) 이후 백화사로 자리를 옮겨 차와 선리(禪理) 연구에 매진했다. 특히 초의선사 관련 자료와 차 연구에 힘을 쏟았다. 이후, 초의선사와 차관련 문헌 자료를 1985년 제자 박소장에게 물려주며 연구를 부촉했다. 1979년 응송 스님과 학연을 맺은 박소장은 1985년 응송 스님에게 전다게(傳茶偈)를 받아 초의-범해-원응-응송으로 이어지는 다풍을 계승했다.

성균관대 유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동국대 대학원 선학과에서 ‘초의선사의 차문화관 연구’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한국전통문화대학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2001년 설립한 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의 소장을 맡고 있다. 초의선사 관련 연구에 집중하며 응송 스님에게 전수받은 초의선사 제다법으로 차를 만들어 전통차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작업 또한 병행하고 있다.

국립광주박물관은 “이번 기증유물은 19세기 초의선사를 비롯해 그와 교유한 인물들의 정황은 물론 조선후기의 차문화, 풍속, 종교, 문화 등을 풍성하게 담고 있다”며 “국립광주박물관은 이번에 기증받은 문화재를 체계적으로 조사하여 차 문화의 연원과 계보를 연구하고 동아시아 차문화 연구사업의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또한 도서 발간 및 전시로 그 성과를 공개할 계획을 밝히며 “이번 기증은 도자문화거점박물관을 지향하는 국립광주박물관이 우리의 차문화를 심층적으로 연구하여 우리 문화의 원형을 국내외적으로 알리는데 중요한 활력이 될 것”이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신용훈 기자 boori13@beopbo.com

[1569호 / 2021년 1월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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