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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한 깨달음 보인 여성 선지식 이야기

  • 불서
  • 입력 2021.01.11 14:25
  • 호수 1569
  • 댓글 0

‘나는 여자도 아니고 남자도 아니다 모든 것이다’ / 임순희 지음 / 불광출판사

‘나는 여자도 아니고 남자도 아니다 모든 것이다’

우리사회에서 남녀평등을 논한 지 오래지만 아직도 불평등 요소가 적지 않게 남아 있듯, 불교에서도 사부대중에서 비구니와 여성 불자들이 갖는 무게감이 비구와 남성 불자들에 미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계율에 따른 역할의 차이라고 하지만, 오랜 세월 뿌리 깊은 편견과 차별이 존재하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불교에서 여성들의 역할은 결코 남성들에 비해 작지 않다. 그것은 깨달음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석가모니부처님 이래 지금까지 여성 불자들 중 깨달음을 얻고, 깨달은 바를 펼쳐 비구와 남성 불자들을 깨달음의 길로 이끈 이들이 적지 않다. 이 책 ‘나는 여자도 아니고 남자도 아니다. 모든 것이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고 깨달은 여성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부처님 당시 깨달은 여성들의 삶과 깨달음의 노래, 중국 당송대 조사선의 가르침을 통해 깨달은 여성 도인들의 안목, 그리고 우리나라에 불교가 소개된 이래 몸소 자성에 눈을 뜬 여성들의 삶을 담았다. 여기에서 떡 파는 할머니, 기녀, 열두 살 소녀, 천민, 평범한 어머니 등 여성들의 삶과 수행 이야기를 통해 깨달음의 본질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의 삶과 출가 인연 등은 제각각이지만, 깨달음은 바로 자기 자신과 세상에 대한 진지한 고민에서 출발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들에겐 지식의 높고 낮음, 재산의 많고 적음, 지위의 귀함과 천함 등 삶의 어떤 이력과 행적도 중요하지 않았다. 깨달음은 사람과 상황에 따라 변하는 것도, 새롭게 만들어 내거나 다른 곳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각’에 있기 때문이다.

“‘금강경’에서는 진정한 여래인 참 본성을 깨닫고자 한다면 모양으로 구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사람의 마음이든 물질 현상이든 무상한 물결처럼 변한다. 출렁이지 않는 물결은 없다. 항상할 수 없는 것을 대상으로 항상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괴로움을 일으킨다. 진정한 행복은 누군가가 아닌 바로 ‘나’ 자신에게 달려 있다.”

이렇듯 깨달음이 다른데 있지 않고, 자각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책에는 우리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삶을 살다가 깨달음을 얻어 자유의 길을 걸어간 39명 여성 선지식의 일화가 고스란히 실려 있다. 그들의 삶은 마음공부에 여념 없는 현대인들에게도 ‘깨달음은 현실을 떠나지 않는다’는 가르침을 전한다. 여성 선지식들의 삶을 담아낸 책을 통해 ‘나는 누구인가’ ‘삶이란 무엇인가’ ‘깨달음이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 물음에 대한 답을 얻고, 당당하게 지금 여기에서 주인으로 살아가는 지혜도 얻을 수 있다. 1만65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569호 / 2021년 1월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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