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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고윤자의 ‘쉼표 하나’

기자명 신현득

동해 바다의 까만 쉼표 하나인 독도
5천년 역사 놓여 있는 의자로 표현

단군시대 이전부터 우리 영토
독도를 지켜야할 의지 담은 시
출렁이는 파도와 갈매기 떼 춤
울타리 없는 독도의 울타리 돼 

독도는 울릉도 남동쪽 80㎞ 거리의 바다에 뜬, 울릉도에 딸린 섬이다. 나무 한 그루 없고 잡초가 조금 나 있는 바위섬 두 개다. 그 이름은 동도와 서도요, 행정구역은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산 1-37. 우편번호 40240이다.
 
이 바위로 된 화산섬은 신라 때부터 우리 땅이었다. 우산도(于山島)‧삼봉도(三峰島)‧가지도(可支島)는 독도의 옛 이름이요, 1881(고종18)경부터 독도로 불리게 되었다. 애국가 ‘동해물과…’의 동해는 독도에서 시작되는 바다다. 그래서 독도는 우리나라 바다의 시작이요, 우리나라 동쪽의 시작이요, 우리나라 해돋이의 시작이요, 우리나라 하루의 시작이다. 독도에는 바위벽에 크게 새긴
한국령(韓國領) 표시가 있고, 밤바다를 지나는 배에게 뱃길을 안내하는 등대가 있다. 젊은 힘으로 독도를 지키는 경비소가 있다.

그러나 독도는 우리 동쪽 바다에 찍어 놓은 작은 점으로 표시된다. 이 작은 점에서 많은 수산물이 난다. 여름이 되면 울릉도 어민은 제일 가까운 섬, 독도의 자갈밭에 와서 막사를 치고 바다의 수확물을 거두어 간다. 언제부터인가, 일본이 독도를 자기 땅이라 우기기 시작했다. 그러자, 말이 되지 않는 소리라면서 우리 온 국민은 독도에 관심 갖게 되었다. 독도를 지키자는 각오를 하게 된 것이다. 독도에 본적을 옮기는 애국자가 나서게 되었다. 

시인 작가 모두는 작품 속에 독도를 담게 되었고, 특히 어린이를 주독자로 시를 쓰는 동시 시인은 누구나 독도의 시 한 편씩을 쓰게 되었다. 이들 시작품에는 독도를 흙으로 덮어 나무를 심자는 주장을 담은 것이 여러 편이었다. 그렇게 해서 독도에 숲이 우거지면 동해를 건너던 새들이 모두 와서 둥지를 틀 거라는 아이디어들이었다. 독도를 노래한 동시 한 편을 살피기로 한다. 


  
쉼표 하나 / 고윤자
 
동해 바다에 
쉼표하나 있다.

오천년을 안아줄
의자 같은 쉼표 
독도. 

경찰 아저씨들의 안심 경례.
귀를 씻어내듯 출렁이는 파도
울타리 같은 괭이갈매기들의 춤.

설레임의 시작이지.
세계로의 시작이지. 

멀리, 
높이 날기 위한 
디딤판.

쉼표하나.
동해 바다에 있다. 
우리 섬 
독도! 

동시집 ‘배짱도 좋다’(2020)

 

제목 ‘쉼표 하나’ 는 쉼표의 점으로 찍힌 독도요, 시집 제호의 ‘배짱’은 턱없이 독도를 탐내는 무례한을 가리키는 것 같다. 쉼표는 쉬는 자리다. 쉬는 자리에는 의자가 있다. 그래서 쉼표에는 의자가 따른다. 동해 바다의 까만 쉼표 하나인 독도는 우리 5천년 역사가 놓여 있는 의자라는 표현이다. 이 한 구절의 시구는 독도가 삼국시대 이전인 단군시대부터 우리 국토라는 주장을 담고 있다. 독도를 지켜야 한다는 의지가 큰 무게로 놓여 있는 시다.

다음은 독도를 지키는 경찰 아저씨들이 교대 시간에 주고받는 경례다. 안심경례 속에는 “잘 지켰습니다!” “잘 지키십시오!” 하는 말뜻을 두고 있다. 이때에 출렁이는 파도와 갈매기 떼의 날개 춤이 울타리 없는 독도의 울타리가 되어준다. 독도라는 쉼표에 놓인 의자가 멀리 날고 싶은 갈매기의 디딤판까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시의 작자 고윤자(高允子) 시인은 전북 군산 출신이며, ‘문예운동’지에서 시부 신인상(2000), ‘아동문학 평론’지에서 동시 신인상(2017)으로 등단했다. 천강문학상 아동문학 부문 우수상(2016) 등을 수상하였다.

신현득 아동문학가·시인 shinhd7028@hanmail.net

 

[1569호 / 2021년 1월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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