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종장교 종단 변경 땐 신분박탈 합당”
“군종장교 종단 변경 땐 신분박탈 합당”
  • 임은호 기자
  • 승인 2021.01.13 19:36
  • 호수 1570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법원, 12월30일 파기환송 상고심 기각
“국방부 전역조치 법적 하자 없다” 확정
군법사 파송은 불교계에선 조계종 유일
“태고종 소속 군종장교 인정할 수 없다”
군승  50년사 캡쳐. 기사내용과 관련 없음.
군승 50년사 캡쳐. 기사내용과 관련 없음.

대법원이 혼인사실이 드러나자 조계종에서 태고종으로 승적을 바꾼 군종장교(군법사)에 대해 국방부가 전역처분을 내린 것은 합당하다고 최종 판결했다. 이번 판결은 조계종에서 파송한 군종장교가 자신의 임의대로 승적을 변경할 경우 군법사 신분이 박탈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첫 사례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대법원은 지난해 12월30일 전 군종장교 김모씨가 국방부를 상대로 제기한 ‘장교 현역복무부적합자 전역처분 취소 청구 소송’ 파기환송 상고심에서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국방부가 김씨를 전역처분한 행정절차가 합당했음이 확인됐다.

김씨는 1998년 3월 조계종 승적을 취득하고, 2005년 7월 해군 군종장교로 임관했으며 2014년 12월 결혼해 혼인신고를 했다. 엄격한 독신승 규정을 유지하고 있는 조계종은 군종장교에 대해 예외적으로 혼인을 인정했다. 그러나 2009년 3월 종헌을 개정하면서 군종장교에 대해서도 혼인을 금지했다.

이런 가운데 김씨의 혼인 사실을 확인한 조계종은 2015년 3월7일 독신승 규정을 위반한 김씨에 대해 직권제적 예정임을 통보했다. 그러자 김씨는 3월11일 한국불교태고종 승적을 취득해 군종장교 신분을 유지했다. 조계종은 국방부에 김씨의 군종장교 자격 박탈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해군본부 현역복무부적합 조사위원회는 2017년 4월25일 “김씨가 조계종 계율 위반으로 승적이 박탈돼 더 이상 군종장교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는 이유로 현역복무 부적합 의결을 했고, 그 해 7월4일 해군본부 전역심사위원회도 같은 이유로 김씨에 대해 현역복무 부적합을 결정했다. 이 같은 의결에 따라 국방부는 김씨에 대해 2017년 7월11일 전역처분했다.

그러자 김씨는 국방부의 전역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2018년 4월20일 김씨의 “전역처분 조치는 무효”라고 판결했고, 2심 재판부도 국방부의 항소를 기각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병역법에 따르면 국방부는 기독교, 천주교, 불교, 원불교를 군종 분야 병적편입 대상 종교로 선정했고, 기독교의 경우 통합, 장로, 감리, 침례 등 10여개 교단이 편입 가능한 반면, 불교는 조계종만 편입돼 있다”며 “김씨가 군종 분야 병적편입 대상 종교로 선정되지 않은 태고종으로 전종(轉宗)함에 따라 군대 내에서 태고종 의식에 따른 종교집회를 주관할 수도, 조계종 의식에 따른 종교집회를 주관할 수도 없게 됐다. 태고종이 군종분야 병적편입 대상 종교로 선정된다 하더라도 태고종의 자격 인정 및 추천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바로 김씨를 태고종 소속 군종장교로 인정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대법원은 “군 당국이 김씨가 소속 종단을 변경함으로써 군종업무의 가장 주된 업무인 종교활동을 할 수 없는 이상, 나머지 활동만으로 군종장교로서의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수긍할 수 있으며, 이런 판단에 명백한 법규위반은 없다”며 원심의 판결을 파기하고 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특히 대법원은 “군종장교는 다른 병과 장교보다 더 높은 도덕성과 책임이 요구되고, 소속 종단으로부터 파송된 성직자 신분을 유지하면서 소속 종단의 규율을 준수해야한다”며 “그럼에도 조계종 승적 제적 제적처분을 받게 될 가능성이 있음을 알게 된 후 태고종 승적을 취득하고 조계종이 이 사실을 국방부에 알릴 때까지 군 내에서 2년 간 조계종 법회를 주관한 것은 도덕적 결함이 있는 것으로 국방부의 판단은 수긍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서울고등법원은 지난해 8월 김씨의 승소를 결정한 원심을 파기하고 국방부의 손을 들어줬다. 이어 대법원이 파기환송 상고심마저 기각을 판결하면서 3년여간 진행된 소송은 일단락됐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570호 / 2021년 1월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깨불자 2021-01-14 16:25:38
군종법사를 키워내고 수행할 능력을 갖춘(교육부인가를 얻은 대학소유등) 종단들이 모여 합의체를 구성해서 운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법운 2021-01-14 14:03:40
조계종이 너무 배타적인거 아닌가요?
태고종이라고 해서 불법을 설하고 수행하지 못할 이유가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