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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경전 말씀과 그림으로 만난 지혜의 등불

  • 불서
  • 입력 2021.01.18 14:10
  • 호수 1570
  • 댓글 0

‘자비는 인연을 가리지 않네’ / 혜조 스님 엮음‧신창호 그림 / 운주사

‘자비는 인연을 가리지 않네’

부처님 가르침을 담은 경전이 팔만사천에 이르는 것은 그만큼 중생들이 겪고 있는 고통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부처님이 듣는 이의 능력 등을 감안해 근기에 맞춰 법을 설한 대기설법이 그토록 많았고, 그렇게 부처님이 그들의 고통을 소멸시키는 데 초점을 맞춰 설한 것이 지금 팔만대장경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예나 지금이나 중생들은 그 고통의 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자유와 행복의 길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조계종 총무원 문화국장을 역임하고 지금은 문수산 법륜사에서 대중에게 부처님 가르침을 전하고 있는 혜조 스님이 부처님 가르침 가운데 일상에서 필요한 이야기를 추리고 그림을 더해 ‘자비는 인연을 가리지 않네’로 엮어 자유와 행복의 길을 안내했다. 

책은 팔만대장경의 가르침 가운데 간단하면서도 우리 삶을 밝게 비춰주는 것은 물론 삶의 지혜를 깨우쳐줄만한 어구를 가려 뽑고, 독자의 눈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면서도 재미를 더해주는 삽화와 함께 엮었다. 여기에는 수행의 길에 있는 이들에게는 수행의 지남이 되고, 일상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삶의 이정표가 되는 가르침이 가득하다.

“보시를 하는 사람은 부처님께 직접 공양 올리는 마음으로, 그 받는 대상이 누구이든지 간에 정성스럽게 보시해야 한다. 대가를 바라지 않으면서 성인이든 중생이든 평등한 마음으로 보시하는 것이 진정한 법보시이다. ‘유마경’”
“구하는 것이 있으면 다 괴롭고, 구하는 것이 없어야 비로소 즐겁다. ‘속고승전’”
“물항아리에 비친 그림자를 실체로 착각하여 싸움을 벌이는 것처럼, 사람들은 실체가 없어 텅 빈(空) 것을 실체라고 착각한다. ‘잡비유경’”

이처럼 경전과 논서, 선어록 등에서 우리 삶을 성찰할 수 있는 가르침을 뽑아내고, 그 가르침과 어울리는 삽화를 그려 넣어 ‘그림 경전 말씀’이라는 새로운 형식을 만들어낸 책에서 저자는 “큰 허공처럼 다함없는 자비로운 부처님은 수많은 중생들의 다양한 고통을 해결해주기 위해, 중생들의 갖가지 병에 따라 이미 여러 좋은 양약들을 제시해 주셨다. 이제 그 약을 복용하여 스스로 병의 고통에서 벗어나 자유와 행복의 길을 열어가는 것은 우리 자신의 몫”이라고 강조한다.

이미 수많은 선지식들이 고구정녕 일러주었듯, 부처님 가르침은 결코 관념적이거나 추상적이지 않다. 때문에 삶과 동떨어지지도 않았다. 오히려 지금 이 순간의 삶을 행복하고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그래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가르침들이다. 

책은 비록 거창한 담론으로 독자의 눈길을 끌지는 않지만, 한 구절 한 구절 곱씹어 성찰하면 삶의 주인공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과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지혜의 등불이자, 느슨해지는 마음을 다잡아 열정을 되살리게 하는 죽비와도 같다. 1만4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570호 / 2021년 1월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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