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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비주수행 김자령(자광, 57) - 하

기자명 법보

가족과 함께 부지런히 정진
대비주로 마음 속 어둠 털고
부처님 광명 가득하길 서원

자광, 57

아이들에 대한 내 마음이 얼마나 욕심으로 가득 찼는지, 아이들이 얼마나 내 눈치를 보면서 힘들게 살았는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풀리지 않을 것 같았던 둘째아이와의 관계가 수행을 이어가는 어느 날 새벽 눈물과 함께 녹아내렸다. 대비주를 하는데 둘째 아이의 애처로운 모습이 느껴지면서 눈물이 쏟아졌다. 내 생각, 내 의견만이 옳고 어린 너희들은 오로지 내 말만 들어라 하는 아만심에 힘들었을 아이를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졌다. 

그렇게 애써도 안 되던 것이 한 순간에 녹는 느낌이었다. 시절인연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어깨가 가벼워졌다. 내가 믿고 맡길수록 그들은 편하게 지름길로 갈 수 있다는 깨달음도 왔다. 이후 아이들과의 마음이 풀리니 내 마음은 여유로워지고 삶이 더 편안해졌다. 가족들에게 대비주 수행을 특별히 권하지는 않았지만 10만 독 가까이 할 즈음 큰 아이는 어느덧 나의 소중한 대비주 수행 도반이 되어있었다. 남편도 한 편 두 편 따라하더니 대비주를 외울 정도로 하고 있었다. 큰 아이는 대비주 수행을 하면서 스님의 조언대로 약대편입을 준비했다. 몇 년간 혼자 자취생활을 하며 공부하는 중에도 대비주 수행을 멈추지 않았다. 

수행을 하면서 꼭 이 길만이 답이 아니며, 어떤 것을 해도 잘해내리라는 무언의 확신을 가지게 된 듯했다. 여러 차례 고배를 마시며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도전했던 시험에서 신기한 경험을 두어 차례 했다. 시험 당일 가장 중요한 과목을 보기 전 ‘이 길이 제가 갈 길이라 정하셨다면 이 과목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야합니다. 지금 도와주세요’라고 기도했다 한다. 그때부터 내가 아닌 누군가가 시험문제를 푸는 것 같았고 시험결과는 평소 모의고사 점수를 훌쩍 뛰어넘어 최고 점수가 나왔다. 약대편입에 중요했던 토익점수 때도 비슷한 경험을 하면서 거의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그리고 약대에 편입할 수 있었다. 

대비주 수행을 하면서 바뀐 삶의 태도와 긍정적 확신은 종종 이렇게 기적과 같은 일을 가져다주곤 했다. 남편은 성격이 긍정적이고 밝았다. 그러던 남편이 어떤 일로 인해 정신적인 시련을 겪었다. 어디가 부러지거나 다치면 치료과정이나 회복과정을 예측할 수 있지만 정신적인 문제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남편의 불안, 우울, 불면은 몇 달간 지속되었다. 당신뿐 아니라 가족 모두가 힘들어 한 시기였다. 신경정신과 도움도 받았지만 약은 진정만 시킬 뿐이었다. 약기운이 떨어지면 또다시 반복되었다. 마지막으로 딸과 나는 남편에게 대비주를 권했고 남편은 출근 전, 퇴근 후 대비주를 108독씩 했다. 금요일이면 선원에 와서 함께 대비주 수행법회에 동참해 수행하기도 했다. 선원에 오면 감사하게도 스님과 수행도반들이 남편이 수행하는 것을 배려하고 도와주었다. 도반들은 경험을 공유해주면서 남편을 격려하고 부축하고 용기를 주었다. ‘도반이 다’라고 하신 부처님 말씀이 소중하게 와닿았다.  

스님께서는 ‘어둠을 애써 쫓아내려 할 필요가 없다. 불빛이 있는 곳에는 어둠이 있을 수가 없다. 우리 마음도 마찬가지다. 마음이 부정적이고 어둡다 해도 대비주의 불빛을 비추는 순간 사라진다. 믿음을 갖고 자비로운 마음으로 지극정성으로 대비주를 지송해라’고 하셨다. 그 말씀을 의지처로 남편은 불안감이 올라와 힘들 때마다 대비주를 했다. 그리고 기적처럼 마음의 어둠을 털고 일어났다. 그런 일이 있은 후 우리 가족의 대비주수행에 대한 믿음은 더욱 굳건해졌다. 불법을 만나고 법상 스님을 만나 도반들과 함께 대비주 수행을 하면서 나는 지혜로워지고 강건해졌다. 어려운 일을 만날 때 마음과 태도가 바뀌었다. 두려움이 없어지고 지혜롭게 풀어나갈 수 있는 힘과 용기도 얻었다.

대비주로 마음이 고요해지면서 깊은 자성의 소리도 들었다. 결정이 필요할 때 현명한 결정을 하게 해주었고 새로운 발상으로 신선한 아이디어가 솟아나기도 했다. 기다림이 필요할 때 기다릴 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 업력에 끄달리는 나를 제대로 보게 해주었고 제어할 수도 있게 됐다. 지나온 날들을 돌이켜보니 스님 말씀대로 대비주는 항상 최상의 길을 열어주셨다. 

작은 약국을 열었다. 앞으로의 여생을 대비주로서, 약사로서 부처님의 자비와 광명이 온누리에 가득하도록 회향하는 삶을 살고자 한다.

 

[1570호 / 2021년 1월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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