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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사형도구 ‘형구돌’ 고불선원서 다수 발견

  • 교계
  • 입력 2021.01.22 14:07
  • 수정 2021.01.23 23:58
  • 호수 1571
  • 댓글 0

조선시대 가톨릭 신자 처형 도구
전국 10여개뿐…일부 기증하기로

조선시대 가톨릭 신자를 죽이던 사형도구인 ‘형구돌’이 충주 고불선원(선원장 석암 스님)에서 다수 발견돼 화제다. 형구돌은 ‘형구틀’이라고도 불리며 조선시대 가톨릭 신자들을 처형하기 위해 고안된 사형도구다. 돌 가운데 구멍이 뚫려있으며 올가미 밧줄을 사형수 목에 걸고 가운데 구멍 뒤에서 지렛대를 이용해 목숨을 잃을 때까지 잡아당겨 죽이는 방식으로 사용됐다.

고불선원이 형구돌을 보유하게 된 것은 12년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님은 “2009년 조경불사를 진행하던 중 굴착기 기사가 ‘가운데 구멍이 뚫린 특이한 돌을 5점 가지고 있는데 혹시 스님이 보유한 병풍이나 민화와 바꿀 수 없겠냐’고 물었다”며 “당시는 그것이 무엇인지 몰랐고 조경을 위해 승낙했다”고 말했다. 이어 “소식을 전해 들은 다른 굴착기 기사가 비슷한 형태의 돌을 5점 가지고 있다는 연락이 왔다. 그렇게 총 10점을 보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가운데 구멍이 뚫린 특이한 돌’이 가톨릭 신자 사형도구로 쓰이던 형구돌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석암 스님은 “당시 문화재전문가인 지인이 지나가는 말로 ‘절두산에 있는 형구돌이랑 비슷하게 생겼다’고 해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마당에 놓인 돌들을 이리저리 살펴본 뒤 조사해보니 어떻게 쓰였는지, 어떤 물건인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가톨릭 관계자들은 앞다퉈 스님께 기증의사를 물어왔다. 조선시대 가톨릭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사료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현재 전국에 남은 형구돌은 고불선원에 놓인 것을 제외하고 약 5점 내외인 것으로 전해졌다.

석암 스님은 선원의 형구돌 10여점 중 일부를 조만간 가톨릭 교구에 기증할 예정이다. 스님은 “이웃종교의 귀한 물건이라는 이야기에 기증을 결심했다”며 “이 기증이 종교간 화합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충청지사=강태희 지사장

[1571호 / 2021년 1월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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