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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김옥애의 ‘고래’

기자명 신현득

바다의 젖먹이동물 고래의 삶 보고
마음 나누었던 감동을 그대로 표현

젖을 먹여 어린 아기를 키우는
어머니 사랑 그대로 지닌 고래
알래스카 바다에서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고 느낀 대로 옮겨

고래는 바다를 헤엄쳐 다니는 젖먹이동물이다. 엄마 고래가 젖을 먹여서 아기 고래를 키운다. 이 사실이 아주 흥미롭다. 아기 고래가 엄마 고래를 따라 헤엄쳐 다니며 젖을 빠는 신기한 모습이 보고 싶어진다.
 
지금부터 몇 억 년 전 고래의 조상은 네 발로 뛰어다니던 육지의 젖먹이 짐승이었다고 한다. 이 사실도 흥미가 있다. 고래의 몸이 크게 된 것은 육지보다 몸을 움직이기가 자유로운 바닷물에서 살고부터라 한다. 고래는 세계의 동물 중에서 몸이 제일 크다. 고래 중에서도 제일 큰 것이 흰긴수염고래다. 몸길이가 30미터가 넘으며 몸무게가 150톤에 이른다고 한다. 육지에서 몸이 제일 큰 코끼리 몸무게가 3~6톤인 걸 생각하면 엄청난 크기다. 

아득한 옛날 젖먹이동물 고래가 바다를 좋아해서 바닷물에 들어가 생활을 하고부터 몸뚱이가 차츰 물고기를 닮아가게 되었다 한다. 몸이 물속에 살기 좋도록 바뀐 것이다. 육지생활 때에 지니고 있던 꼬리는 헤엄치기 좋도록 꼬리지느러미 모양이 되었다. 헤엄치는데 방해가 되는 뒷다리는 퇴화되어 흔적만 남게 되었다. 앞다리는 물고기의 앞지느러미 모양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지느러미 속에는 발가락뼈를 지니고 있다 한다. 입은 많은 먹이를 먹기 좋게 커지고 몸뚱이가 커진 것이다. 그래도 젖을 먹여서 아기를 키우는 어머니 사랑은 그대로 지니고 있는 것이다. 고래는 그 종류가 100종에 이르며 놀이 재주꾼으로 알려진 돌고래도 고래의 일종이다. 이러한 젖먹이동물 고래는 허파로 호흡을 하며, 일정한 시간에 물 위로 몸을 떠올려 호흡을 하기 위해 들이마셨던 공기를 토해내는데 이때에 나타나는 분수현상을 고래의 분기라 한다. 고래를 관찰하고 감동으로 창작한 동시 한 편을 감상하기로 하자. 

 

고래 / 김옥애 

북 태평양을 가르며
배를 타고 고래를 만나러 갔다.
고래는 살짝 
꼬리만 보여주고
고래는 살짝 
등만 보여주고 
바닷물 속으로 숨어버린다. 
고래가 
다시 나타날 때까지
바다를 바라보면 
바닷물이 
고래를 파도에 태우며 다독인다. 
어서 네 얼굴을 보여주렴.
네 수염도 자랑하렴. 
처음 만난 아이들과 
안녕, 인사를 나눠야지. 

동시집 ‘하늘’(2020)

 

시인이 바다를 헤엄치며 사는 젖먹이동물 고래에 대해서 알고 싶은 것이 많았다. 어느 기회에 미국 여행을 갔던 걸음에 미국의 영토인 알래스카에 가서 북극에 가까운 바다에서 배를 탔다. 바다에서 고래가 살아가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였다. 과연 고래의 바다였다. 고래 떼가 몰려다니며, 살짝 꼬리를 보여줬다가 등을 살짝 보여줬다가 한다. 몸통 전체를 보기 위해서 기다리고 있는데 살짝 살짝, 꼬리와 등만 보여주고 물속으로 몸을 감춘다. 

시인은 이 북극이 가까운 바다에서 파도의 움직임을 보고 파도의 목소리를 들었다. 파도가 고래를 태우고 다독이며 타이르고 있었다. “먼 나라에서 오신 손님이야. 네들 모습을 보기 위해 예까지 오신거거든. 네들 모습을 완전히 보여줘야지. 수염도 자랑해야지. 처음 만났으니 안녕! 인사를 해야지.”

시의 흐름을 보아서 고래와 시인은 충분한 대화를 나눈 것 같다. 엄마 고래가 아기 고래 젖먹이는 광경도 본 것 같다. 시의 작자 김옥애(金玉愛) 시인은 법명을 관음행이라 하는 신심 있는 청신녀이다. 전남 강진 출신으로 서울신문 신춘문예에서 동화로 등단했으며(1979), 장편동화 ‘별이 된 도깨비 누나’ 등과 동시집 ‘일 년에 한 번은’ 등을 출간하였다. 소천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 한국불교아동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한국 불교아동문학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신현득 아동문학가·시인 shinhd7028@hanmail.net

 

[1571호 / 2021년 1월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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