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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비유해서 불교 본질 전한 수필

  • 불서
  • 입력 2021.02.06 13:58
  • 호수 1573
  • 댓글 0

‘불교를 사랑한 조선 유학자의 선어록-술몽쇄언’ / 김대현 지음‧법오 스님 역 / 운주사

‘불교를 사랑한 조선 유학자의 선어록-술몽쇄언’

불교에서는 숭유억불로 대변되는 조선시대. 불교는 그 핍박을 피해 산으로 향했고, 포교는 꿈도 꾸지 못할 암흑 같은 시기이기도 했다. 물론 걸출한 고승들이 국난극복에 앞장서 대중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불교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등 중흥기를 맞을 때도 있었으나, 숭유억불이라는 큰 흐름은 바꿀 수 없었기에 공개적인 포교는 결코 쉽지 않았다.

그러한 상황에서 조선후기 유학자 김대현이 저술한 ‘술몽쇄언’은 꿈을 비유해 불교의 깨달음에 대한 가르침을 전한다는 점에서 특별할 수밖에 없다. ‘술몽쇄언’은 ‘꿈을 이야기하는 자질구레한 말’이라는 뜻으로, 김대현의 수필이다. 저자는 유학자이면서도 불교에 심취해 40세에 ‘능엄경’을 접하고 불교에 귀의했으며, 죽을 때까지 오로지 불교 공부와 수행에만 몰두했다. 한평생 수많은 저서를 남겼으나 죽기 직전에 모두 불태워, 지금은 ‘술몽쇄언’과 ‘선학입문’만 남아 전해지고 있다. ‘선학입문’은 천태학의 교리와 수행 체계를 명쾌하고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저술로, 그의 불교에 대한 이해 수준과 깊이가 얼마나 뛰어났는지 보여주는 저서다.

이 책 ‘불교를 사랑한 조선 유학자의 선어록-술몽쇄언’은 그토록 불교에 대한 이해가 깊었던 김대현의 불교수필로 불리는 ‘술몽쇄언’을 온전하게 번역한 것으로, 누구나 꾸는 꿈을 통해 불교의 정수인 깨달음을 말하고 있다.

저자는 꿈을 소재로 불교의 깊은 의미를 드러내려 노력했다. 조선시대 불교 포교가 어려운 상황을 감안해 꿈을 통해 우회적인 방법으로 문서포교에 나선 셈이다. 때문에 저자는 불교를 드러내지 않고 오로지 꿈이라는 소재로만 불교의 진수를 말하면서 견성을 위한 수행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책은 삶과 죽음의 대한 문제, 고통과 슬픔 그리고 기쁨과 즐거움으로 점철된 중생의 인생에 대한 본질, 사람들의 욕망과 어리석음은 물론, 지식인들의 가치관에 대한 한계와 문제점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불교의 깨달음 입장에서 “이 모든 것들의 본질은 자체의 어떤 특별한 별도의 성질이 있는 것이 아닌, 그저 꿈이고 공”이라고 강조한다. 

동국대에서 불교학을 전공한 철학박사 법오(法悟) 스님이 직접 원문과 대조해 꼼꼼히 번역한 책을 통해 조선후기 불교수필의 깊이와 아름다움을 맛볼 수 있다. 1만2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573호 / 2021년 2월1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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