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목 스님이 전하는 희망‧사랑‧자비의 마음

  • 불서
  • 입력 2021.02.06 14:04
  • 호수 1573
  • 댓글 0

‘잠 못 드는 사람에게 밤은 길고’ / 정목 스님 지음 / 모네의 정원

‘잠 못 드는 사람에게 밤은 길고’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 누구나 행복을 꿈꾸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과 근심이 끊이지 않는다. 현재에 온전하게 충실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병에 걸렸을 때는 병만 나으면 새로운 삶을 살아야지 하고, 돈이 없어 쪼들릴 때는 돈만 생기면 더 나은 삶을 살아갈 거야 하고, 어려운 문제에 부딪혀 갈등할 땐 이것만 해결되면 자유롭게 살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마음은 언제나 무엇인가 결핍돼 있다. 그래서 그 결핍으로부터 벗어나기만을 원하며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는 언제나 만족스럽지 못하고 과거는 후회나 집착 때문에 잘 놓지를 못한다. 그러면서 힘들었던 과거를 떠올리며 “오히려 그때가 좋았지”라고 어려웠던 시절을 미화하는 어리석음에 빠지기도 한다. 때문에 지금 여기, 현재에 온전히 머물지 못하는 마음은 늘 결핍을 만들고 있다. 뿐만 아니다. 잠도 안 올 만큼 분한 마음으로 누군가를 미워하며 고통스러워하기도 하고, 반면에 누군가를 사랑하면서 기쁨을 경험하기도 한다. 보통 사람들의 일상이다. 

그렇게 늘 괴롭고 힘들고 답답한 마음을 지닌 채 온전히 현재에 머물지 못하는 이들에게 ‘소외된 이들의 어머니’ ‘우리 시대의 힐링 멘토’ ‘위로와 치유의 대명사’로 불리는 정목 스님이 “세상 사람들이 조금 더 행복해지기를 기원”하면서 따뜻한 손길을 내밀었다.

이 책 ‘잠 못 드는 사람에게 밤은 길고’는 스님이 열여섯 어린 나이에 출가해 40년이 훌쩍 지난 세월 동안 수행하고 세상 사람들과 만나면서 가졌던 생각들을 갈무리한 에세이다. 스님의 젊은 시절 이야기까지 만날 수 있는 에세이들은 끝이 보이지 않는 긴 터널을 걷고 있는 사람들에게, 막막하고 불안하고 외로운 사람들에게, 스님이 내미는 따뜻한 손길 같은 이야기들이다.
 

정목 스님이 삶에 지쳐 온전하게 현재를 살아가지 못하는 이들에게 희망과 사랑, 그리고 자비의 마음을 전했다. 

출가하던 그날의 기억을 되살려 써낸 ‘삭발하던 날’에서 “‘지금도 늦지 않았다. 생각이 바뀌었으면 말하거라.’ 머리 깎겠다는 저를 염려하는 눈빛으로 보시던 스님은 그렇게 마지막 기회라도 주시듯 말씀하셨지요. 돌이켜보면 그때까지 어린아이였던 저는 그 순간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듬성듬성 머리가 다 잘려나간 마당에 그만두고 싶다고 어떻게 그만둘 수 있다는 건지….”라고 지난날을 회상한 스님이 여전히 인생에서 가장 잘 한 일을 ‘출가’로 꼽는 것도 수행을 통해 통찰하고 실천하는 삶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가질수록 더 가지고 싶어 하고, 얻을수록 더 얻고 싶어 합니다. 재물뿐 아니라 명예도 마찬가지지요.… 그러나 돈이건 명예건 욕망을 통해 쌓아 올렸다면 다 천박한 것입니다. 명예를 얻기 위해 돈 주고 상(賞)을 사는 사람들을 보면 그 상이 세속적으로 어떤 권위를 가지건 한 편의 코미디 같아 웃음만 나옵니다.”
“탁자 위에 놓인 과일을 보다가 홀연 무상(無常)에 대한 생각을 하는 시절이 찾아왔습니다. 하루가 가고, 이틀이 가고, 보름이 지나자 과일은 물기가 마르고 쪼그라들며 서서히 곰팡이가 슬기 시작했지요.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사실을 과일은 온몸으로 증명해보인 것입니다.”

책에 실린 39편의 짧은 에세이를 통해 식당에 가서 원하는 음식을 결정하듯 깨어 있는 사람은 사랑과 미움도 스스로 결정할 수 있음을 알 수 있고, 사람에게 받은 상처를 용서와 화해로 풀어낼 수 있는 길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출가 후 40년 넘는 세월 동안 소외된 사람을 위한 전화상담 기관인 ‘자비의 전화’를 만들고, 23년째 서울대병원과 함께 아픈 어린이 돕기 운동인 ‘작은사랑’을 펼쳐 온 스님의 글에서 희망과 사랑‧자비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1만4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573호 / 2021년 2월1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