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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을 부처님처럼

기자명 보각 스님
1999년은 UN이 정한 세계 노인의 해로서 이는 전 세계적으로 노인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불·유교 사상을 근본으로 해서 孝를 가장 큰 덕목으로 삼았던 나라였기에 노인문제에 대한 충격은 여타 나라에 비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또한 서구의 여러 나라에서는 2~3백년에 걸쳐서 일어났던 사회현상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불과 몇십년 만에 급격히 진행되어서 노인문제에 대한 준비나 의식의 전환도 이루어지지 않은 채 노인문제가 우리 앞에 닥치고 말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노인인구는 급속도로 증가하는 추세에 놓여있다. 1960년에는 65세 이상이 전체 인구에 2.9%에 불과 하였는데 70년에는 3.1%, 80년에는 3.8%, 90년에는 5.1%, 급기야 99년에는 7.0%에 이르렀고 6년 후인 2005년에는 8.0%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65세이상의 인구가 전체인구중 7%를 상회하면 이를 고령화 사회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우리나라도 금년을 기점으로 이미 고령화 사회가 되었음을 알 수 있다.

과거 전통 사회에서는 노인은 존경대상이었다. 노인의 절대적인 숫자가 적었을 뿐만 아니라 농업을 위주로 하는 농경사회에서는 노인의 경험자체가 훌륭한 자원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산업화 이후 급격한 문명의 발달은 노인의 경험을 필요로 하지 않았고, 의료기술의 발달, 영양상태의 호전 등은 인간 수명을 연장시켰으며 이로 인해 노인의 양적 증가는 사회적 부담으로까지 연결되고 만 것이다. 여기에 도시화, 핵가족화는 노인부양문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하였다. 1975년에 노인 단독 또는 노부부만 생활하는 가정이 전체가정 중 7.0%였으나 81년에는 19.7%, 94년에는 41%, 97년에는53%로 증가했고 2006년 경에는 70%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노인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빨리 강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노인문제 중 가장 심각한 문제는 소득보장으로 선진국의 경우 70~80%가정부의 연금이나 정부의 공적부조에 의해 생활하고 있는데 비해 우리나라의65세 이상 노인 중 연금을 받고 생활하는 노인이 2.5%이며 공적 부조를 받는 노인은 10%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는 우리나라 노인들이 얼마나 경제적인 문제에 고통을 받고 있는 가를 알 수 있다.

정부는 노인의 소득보장 대책으로 98년부터 시행한 경로연금 지급대상을 전체노인의 22%인 66만명에서 전체 노인의 35%까지 확대한 92만4천명에게 지급하고 지급액도 점차 증액하기로 하였다.
또 한편으로는 노인에 대한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시대의 노인은거의 모두가 일제시대에 태어나 수많은 전쟁을 겪었으며 가난한 국가의 경제개발에 헌신한 분들이다.

지금 우리시대가 누리고 있는 풍요한 삶은 노인들의 땀과 노력의 결실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노인의 경우 시대의 변천을 예감하지 못한 채노 후에 대한 준비나 대책 없이 인생의 전부를 자식을 위해 살아오셨고 스스로 부양을 받을 연령이 되자, 사회의 변화에 의해 부담스런 존재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노인복지문제는 노인에 대한 시혜가 아니라 과거에 대한 보상이어야 한다. 또한 노인문제를 곧이어 닥칠 나 자신의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인간은 누구나 늙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정부나 민간의 전국민 모두가 노인문제는 나 자신의 문제라는 점을 인식하고 노인문제에 접근해야 할 것이다.

노인에 대한 복지서비스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의료복지혜택일 것이다. 노인은 신체기능의 쇠퇴로 인해서 여러 가지 만성적인 질환에 시달리고 있으며, 게다가 독거노인의 증가로 인해 여러 가지 질환을 앓고 있으면서도 적절한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에 놓인 분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산업사회에서는 가족이 의료비용을 전부 부담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는 정책적인 차원에서 의료보호제도의 확대라든가, 노인간병보험제도 도입, 치매노인을 위한 요양시설 설치 및 확대 등의 제도를 실시하여야 할 것이다.
노인복지를 위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그 마음가짐에 있다. 부처님 말씀에 “집에 계시는 부모를 잘 공경하라. 부처님은 곧 집안에 계시느니라.”는 말이 있다. 부모님을 부처님처럼 공경하고 받들 때 우리에게 부딪히는 노인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보각 스님/중앙승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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