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아동문학가 초연(超然) 박용열 시인이 지병으로 2월7일 별세했다.
박 시인은 불교아동문학가로서 탄허 스님의 출가 제자였고, 속초 아야진에서 병원을 개업해 활동했던 의사였으며, 불교적인 세계관으로 시를 썼던 시인이었다.
1929년 함경북도 청진에서 태어난 박 시인은 성진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한 후 한국전쟁 1·4후퇴 때 월남, 백골부대 수색대에 입대해 복무하던 중 고성 남강 전투에서 직사포를 맞아 폐를 절제하고 발가락도 절단해야 했다
6·25참전화랑은성무공훈장을 받고 명예제대한 그는 1954년 평창 월정사에 들어가 탄허 스님을 은사로 ‘초연(超然)’이라는 법명 아래 출가자로 생활했고, 승려 생활을 하던 중인 1959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동시 ‘노을’이 당선되면서 시인으로 등단했다.
1967년 의사고시에 합격한 시인은 고성 아야진에 신진의원을 개업해 진료와 작품활동을 병행했다. 손자들의 돌 기념으로 ‘아가에게 엄마에게’ ‘할아버지와 손자’ 등 동시집을 펴냈으며, 은사 탄허 스님 탄생 100주년을 맞았던 2013년까지 시집 ‘오대산 가는 길’을 내는 등 활발히 활동해 왔다.
1979년 한국동시문학상, 1985년 동시집 ‘고요’로 한국불교아동문학상을 수상했고,한국불교아동문학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오대산에는 그가 탄허 스님을 그리며 쓴 시 ‘오대산 가는 길’과 대표작 ‘노을’이 새겨진 시비(詩碑)가 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574호 / 2021년 2월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