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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유마가 펴낸 ‘금강경 강송’

  • 불서
  • 입력 2021.03.02 13:59
  • 호수 1575
  • 댓글 0

‘금강경 강송’ / 백봉 김기추 지음 / 가을여행

‘금강경 강송’

“산에서 내려와 보니 조그마한 ‘금강경’이 있어요. 한문으로 되어 있는데, 대강 보니 굉장한 책이라. 한데 가만 보니 ‘대강 이 말이다’ 하는 걸 알겠어요. 그래서 게송을 달아봤습니다. 전부 달고 나니 새벽 4시 15분 전이에요. 게송을 달 때 책을 낸다느니 이런 생각은 안 했습니다. 책이란 학자들이 내는 것 아닙니까?”

나이 50을 훌쩍 넘겨 불교에 입문하고도 용맹정진으로 큰 깨달음을 얻은 후 20여 년간 거사풍 불교로 후학 지도와 중생 교화에 몰두한 선지식 백봉 김기추 거사는 1960년대 초 ‘금강경’을 처음 접하고 얻은 바 있어 밤을 새 게송을 지었다. 그리고 전도몽상 속에서 살아가는 세상 사람들 중에 가족에게 먼저 그 깊은 묘리를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에 가족을 대상으로 설명을 했다. 하지만 그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자 답답한 마음에 글자로라도 보여줄 마음으로 한글로 번역을 시작했다. 

“가족들이 아나 모르나 올바로 문자 표현을 해야 되겠다. 그래서 ‘산(山)은 산, 수(水)는 수, 산수가 각래(却來)요’ 산은 산이라, 물은 물이라, 여시의 소식이 그렇다 말입니다. ‘남(男)은 남, 여(女)는 여, 남녀가 향거(向去)라’ 남자는 남자, 여자는 여잔데 문득 가, 향해 가, 이리 해 놓고 보니 마음이 반은 풀려요.”

그렇게 번역한 ‘금강경 강송’을 인연이 있었던 동국대 전준렬 교수의 도움으로 1965년 2월 출판 할 수 있었다. 백봉 김기추 거사의 ‘금강경 강송’ 탄생 배경이다. 당시 전 교수가 “부처의 심간을 꿰뚫고 중생을 해체하여 버리는 기발함이 있는 책”이라고 극찬한 ‘금강경 강송’은 1976년 현대감각에 맞춰 재편집한 4판이 출판됐고, 1985년 그가 입적하면서 절판됐다. 2004년 운주사가 한글세대의 감각에 맞게 재출판 했던 책도 세월이 흐르면서 절판되기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찾는 이들이 있어, 후학 최운초와 김창현이 이 시대에 맞는 새 옷을 입혀 새롭게 출간해 ‘금강경 강송’이 새롭게 태어나게 됐다. 책은 2004년 운주사 발행본을 기초로 편집했다. 꼭 필요하다고 여겨지지 않는 한자를 없애고, 읽고 이해하기 쉽도록 문장이나 단어의 순서를 바꾸기도 했다. 또 때로는 문장을 삭제하고, 때로는 문장을 추가해 문맥을 바로잡으면서 한글세대가 보기에 무난하도록 구성했다. 

한국의 유마로 불렸던 백봉 김기추 거사의 ‘금강경 강송’에서 그의 일면을 엿볼 수 있다. 1만8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575호 / 2021년 3월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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