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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비주 수행 김건희주(인수, 50) - 상

기자명 법보

도반이 보낸 문자 하나가 계기
수행으로 신심·환희심 고취돼
업장 소멸되며 건강 되찾기도

인수, 50

“건희주 불자님, 깊은 잠재의식까지 찾을 수 있는 좋은 기회! 자성불 찾기 수련이 있어요.”

2017년 7월 강화 보문사에서 봉사하며 인연이 된 도반으로부터 한 통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자성’이란 단어가 훅 들어 왔다. 나름대로 열심히 기도하고 봉사하는 불자로 살아온 지 20년이 넘었지만 현실도 마음도 무척 힘들었던 때였다.  

2017년 7월 25일. 문자 한 통의 인연으로 덕양선원에 처음 방문한 날이다. ‘7일7야 자성불 수행’이 봉행되고 있었고 둘째 날이라고 했다. 오전 9시30분부터 밤 10시까지 수행하고 이후의 나머지 시간에도 자율수행을 하는 용맹수행이었다. 스님도 모두 처음 뵙고 어떤 수행인지도 몰랐지만 이상하게 낯설지 않고 심지어 편안함을 느꼈다. 스님께서 수행 주제를 강의하시면 모두 나의 삶속에서 보고 듣고 느꼈던 것들이어서 무척 흥미롭고 마음의 빗장이 단번에 활짝 열렸다.

‘자성불수행’은 과거의 기억과 경험을 떠올려 그 장면을 보고 듣고 느끼면서 재경험 하고 사라지도록 놓는 ‘자성수행’과 대비심을 일깨우고 활용하는 ‘대비수행’, 그리고 내가 원하는 대로 미래를 창조하는 ‘창조수행’으로 이뤄졌다. 

스님께서는 수행내용을 노트에 정리하도록 하고 한 분 한 분 모두를 점검해 주셨다. 나는 보고 듣고 느끼고 사라지게 하는 것은 잘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속에서 교훈과 메시지를 찾고 깨달음으로 연결하는 것은 어려웠다. 그러다보니 매번 비워놓았는데 스님께서는 빈공간이 없도록 어떤 글이라도 쓰라고 하시고 끝까지 점검을 해주셨다. 

그렇게 일주일 가까이 수행에 매진하자 수행시간은 일생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내 속에 켜켜이 묵은 감정들이 말끔히 해소되는 느낌이었다. 수행 전 마음의 무거운 감정들은 마치 오랜 가뭄에 굳어버린 단단한 바닥 같았다. 그러나 수행이라는 이름을 가진 단비에 흥건히 적셔지며 애초애 내 것이 아니듯 사라져버렸다.  

그런 나의 모습을 둘째아이도 본 모양이다. 수행이 끝날 무렵 “엄마, 요즘 좋은 일 있으세요?”하고 물어왔다. 기분 좋은 얼굴에 컨디션이 좋아 보인다는 것이다. 거울을 들여다  보았다.  수행한 것 말고는 다른 일이 없는데 이렇게 맑은 적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함박 웃고 있었다. 

평소 ‘아프다’ ‘힘들다’는 말을 달고 살았던 아내요, 엄마였다.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치고 아파서 늘 누워 지냈다. 조금만 움직여도 피로가 몰려와 오전 내내 누워 있다가 오후에 잠깐 집안일을 하고 동네 약국이나 병원에 겨우 다녀와서는 다시 누워 체력을 보충했다. 그렇다고 이렇다 할 병명이 있는 것도 아니니 남편은 운동을 해보라 했는데 그조차 힘든 나를 몰라주는 것 같아 원망스러웠다. 

다행히도 기도와 봉사의 끈은 잡고 있었다. 그것마저 놓으면 생명의 끈도 놓을 것만 같았다. 몸이 힘드니 기도가 힘들고 마음이 힘들어 회의에 젖어 있던 차에 덕양선원과 인연이 되었던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결코 만만치 않은 ‘7일7야 수행’을 어떻게 했는가 싶다. 무엇에 홀린 듯 수행하고 나서 신심과 환희심이 마구 일어나 덕양선원에서 제대로 기도하고 수행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주 금요일 ‘대비주 수행법회’부터 동참했다. 선원에서는 ‘대비주 수행 10년 결사’를 하고 49일 단위 대비주 수행이 이어지고 있었다. 매주 금요일 저녁 스님의 목탁소리에 맞춰 대비주를 고성으로 독송하면 내 안에 깊이 억눌렸던 것들이 건드려져서 아프기도 하고 참회도 일어나고 울기도 하고 후련하기도 했다. 

수행 초기 먼저 찾아온 것은 대상포진이었다. 귓속 깊은 곳에서 뜨거운 열이 내뿜듯 아프더니 극심한 두통이 동반되고 두 눈을 뜨지 못 할 지경이 돼 법문하시는 스님이 보이지 않는 날도 있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모든 법회와 기도에 빠짐없이 동참했다. 당시에는 극심한 통증으로 잠을 이루지 못해 너무나 괴롭고 절망스러웠지만 돌아보면 크나큰 가피였다. 내 안의 미움으로 인연들과 척을 지고 담을 쌓고 보지 않으려고 했던 업장들이 빠져나가느라 힘들었던 것이다. 몸이 점점 가벼워지고 건강해지기 시작했다.

 

[1575호 / 2021년 3월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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