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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욱태 한국수소에너지기술연구조합 이사장

“수소에너지는 가장 불교적이며 미래 밝힐 혁신적 에너지”

특정 국가·사람에 쏠린 에너지 권력 평등히 누릴 수 있어
물 분해해 수소·전기 얻고 다시 물이 배출되는 순환구조
불교의 ‘지수화풍’ ‘색즉시공 공즉시색’ 가르침과 맞닿아

지구가 뜨거워지면서 지구촌의 미래가 회색빛으로 변하고 있다. 견디기 힘든 더위와 추위, 가뭄에 따른 화재와 폭우, 폭설 등 이상기온이 일상이 됐다. 지구는 지난 100년간 1℃가 상승했다. 10만년 동안 5℃가 오른 것을 감안하면 온도의 증가 속도는 지난 100년간 100배가 빨라졌다. 이 속도대로면 40~50년 안에 1℃가 더 오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불과 1℃의 증가로 지금 인류는 엄청난 재난을 수시로 겪고 있다. 그런데 앞으로 1℃가 더 오르면 온도가 오르는 속도를 제어할 수 없는 불가역적 상황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우려에 각 나라 정부는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여러 방안들을 강구하고 있다. 탄소관세와 탄소배출 기업에 대한 탄소세 신설이 대표적이다. 

정부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겠다고 선언했다. 탄소중립은 탄소 배출량과 제거량이 같아 탄소배출이 0(제로)이 되는 상태를 말한다. 각 나라의 정부는 화석에너지 대신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는 풍력, 태양력, 지력과 같은 자연을 이용한 에너지를 말한다. 이런 신재생에너지 개발의 현장에서 최근 도드라진 인물이 있다. 이욱태 법사다. 부산지역의 택시운송회사인 ㈜골든웰산업 대표이기도 한 그는 지난해 10월20일 부산지역 30개 업체가 참여한 가운데 한국수소에너지기술연구조합을 설립하고 초대 이사장에 추대됐다. 동국대 불교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과정을 이수한 그는 해동중학교 교법사로 재직했으며, 부산불교신도연합회 부회장, 부산인재개발원 이사장을 역임하는 등 부산 불교계를 대표하는 인물 중 한명이다. 그래서 불자들에겐 여전히 법사님으로 불린다. 2월23일 부산에서 만난 그는 “수소는 가장 불교적이며 또한 인류의 미래를 밝혀줄 가장 혁신적인 에너지”라고 밝혔다. 

▲갑자기 조합까지 설립하며 수소에너지 사업에 뛰어든 배경이 궁금하다.
택시운송 사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연료문제다. LPG를 사용하고 있는데 가격불안정이 심해 새로운 에너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다. 그런 시점에 한국재생에너지 류영철 사장과 ㈜케이워터크레프트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부산대 권순철 교수와 인연이 닿아 수소에너지를 알게 됐다. 특히 권순철 교수는 에너지 자립형 수소발전 시스템을 개발하고 이를 상용화했다. 수소에너지는 자연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또 특정 국가나 사람에게 쏠려있는 에너지 권력을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혁신적인 에너지다.

▲기존의 화석연료와 수소에너지의 차이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화석연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석유나 석탄은 특정 국가나 지역에만 매장돼 있다. 그래서 에너지 자원의 불평등을 심화시켰다. 이런 국가 간 에너지 자원의 불평등은 고스란히 개인의 삶으로 이어져 많은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 또 화석연료는 인류를 파멸로 몰고 가는 대기오염과 온난화의 주범이다. 그러나 물을 분해해 얻는 수전해 수소에너지는 공해물질을 배출하지 않는다. 자연에서 자연으로 순환되는 형식이며 그렇기 때문에 기술개발에 따라 무궁무진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수소를 만들기 위해 가장 많이 활용되는 방법이 석유화학 공정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방법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많은 양의 탄소가 발생한다. 결국 수소에너지 생산도 탄소를 유발한다는 비판이 많다.
수소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석유를 통해 생산되는 부생 수소, 암모니아 같은 천연가스 분해를 통해 얻는 개질 수소, 물을 분해해 수소를 만드는 수전해 수소가 있다. 부생수소와 개질 수소가 당장은 수소 얻기에 편하긴 하지만 모두 탄소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 이에 비해 수전해 수소는 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물을 분해해서 수소를 얻고 다시 전기를 얻을 때 물이 배출되는 완벽한 순환구조의 에너지이다. 우리 조합은 바로 이런 방식의 수소에너지 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수전해 수소를 통해 전기를 얻는 구체적 방법이 궁금하다.
태양열을 통해 초기전력을 얻고 이를 통해 물을 분해해서 수소를 얻는다. 이렇게 생산된 수소는 저장했다가 수소자체를 연료로 사용할 수도 있고 전기가 필요하면 저장된 수소를 연료발전지지에 통과시켜 전기를 생산한다. 완벽한 자연의 순환구조에 따르기 때문에 공해도, 탄소도 유발하지 않는다. 이런 시스템을 이용해 무한대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가정에서도 시설만 갖추면 전기를 자급자족할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라면 태양광이나 풍력발전 같은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지  않겠나 싶다.
태양광이나 풍력도 훌륭한 신재생에너지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세계 각국이 태양광이나 풍력발전에 엄청난 재원과 노력을 쏟아 붓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태양광이나 풍력에 적합한 땅이 아니다. 산악지대가 많고 평지가 적어 대규모의 태양광 패널 설치가 용이하지 않고 풍력 발전의 경우 소음 등으로 인해 민원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정부가 수소에너지에 남다른 시선을 보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국수소에너지기술연구조합 창립식에서 수소에너지를 불교적인 관점에서 해석해 널리 회자된  것으로 알고 있다.
불교에서는 지수화풍(地水火風)이라는 물질적 요소와 공간, 마음이라고 부르는 비물질적 요소, 이것을 우주 구성의 근본 요소인 6식(識)이라고 본다. 물질인 지수화풍은 에너지 관점에서 지열에너지, 수전해수소에너지, 태양열에너지, 풍력에너지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신재생에너지들은 자연친화적이며 지속가능하고 누구나 평등하게 에너지 권리를 누릴 수 있는 보편적인 에너지다. 특히 수소에너지는 ‘반야심경’의 색즉시공(色卽是空) 공즉시색(空卽是色)의 가르침과도 맞닿아 있다. 물에서 수소를 만들고 그 수소에서 전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또 물이 생성된다. 이것이야말로 색즉시공 공즉시색 아니겠는가.

▲수전해 수소에너지를 실생활에 이용한 구체적인 사례들이 있나.
부산대 권순철 교수를 중심으로 2018년 낙동강에서 수전해 수소에너지를 통해 보트를 움직이는 워터보트를 제작해 시연했다. 생수 500L로 1시간을 운행할 수 있으며 자체적으로 물을 조달하는 시스템도 개발 중에 있다. 부산광역시 체육센터에 에너지 자립형 수소발전시스템을 시범 운영 중에 있으며 스마트팜이라고해서 수소에너지를 통한 농작물 재배도 진행 중에 있다. 특히 가정에서 쓸 수 있는 수소발전기인 워터스테이션도 이미 개발해 상용화가 이뤄졌다. 워터스테이션에 대해 부연하자면 물로 구동하는 에너지 자립형 수소발전기로 한번 설치하면 6가구가 20년 동안 전기료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설치비용이 5000만원으로 비싸다. 그러나 이것 또한 기술 개발로 계속 단가를 낮추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규모 주택단지나 공장을 지을 때 건설 단계부터 수전해 수소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하면 전기료를 비약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특정 건설업체와 협약을 맺고 에너지자립 마을건설을 이미 추진 중에 있다. 신재생에너지 선두국가인 독일 같은 경우는 친환경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에너지자립 마을들이 이미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까지 그런 단계까지 나아가지 못했다. 아마도 수전해수소를 이용한 에너지자립 마을이 실제로 건립돼 운영된다면 수소에너지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많이 개선되리라 생각한다.

▲겨울철 난방의 문제는 불교계의 오랜 골칫거리였다. 산중사찰은 추위에 취약하고 전통한옥 방식으로 짓다보니 열효율도 떨어진다. 매 년 수억 원이 넘는 전기료에 고심하는 사찰도 많다.
경남 하동의 칠불사에 시범적으로 수소 발전기인 워터스테이션을 설치해 드릴 생각이다. 칠불사는 전기료가 연간 8000만원에 이를 정도의 큰 비용으로 골치를 앓고 있다. 주지스님이 난방비를 줄이기 위해 태양광 패널 설치를 심각하게 고민했지만 사찰 환경파괴 우려 때문에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칠불사에 수소 발전기가 설치된다면 엄청난 전기료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다.  

▲앞으로 수소에너지가 화석연료를 온전하게 대체할 수 있다고 확신하나.
물론이다. 현재 부산경제진흥원 등과 산단 부지를 이용한 수소연료발전 기지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또 방치상태인 기장군 해수담수화시설에 수소연료발전시스템을 구축해 수소와 전기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상당한 양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인류의 영속적인 삶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화석에너지를 대체할 수 있는 대안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 바로 그 대안이 수소에너지다. 수소에너지 사용이 보편화되면 에너지 독점이 사라진다. 탄소배출로 인한 지구온난화와 환경오염도 해소된다. 자연을 파괴하고 착취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에서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순환구조의 에너지라는 점에서 불교의 가르침과도 맞닿아 있다. 가장 착하고 청정한, 그리고 불교적인 에너지다. 그래서 불교계에서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형규 법보신문사 대표 kimh@beopbo.com

 

[1576호 / 2021년 3월1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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