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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후보, 봉국사는 안중에 없고 정릉성당만 보이나

  • 사회
  • 입력 2021.03.29 17:27
  • 수정 2021.03.29 20:01
  • 호수 1580
  • 댓글 3

성북구 대전환 5대 공약에 정릉사거리 정릉성당역 신설 포함
“개인신앙 반영 의혹…종교편향 부추기고 불자들에 실망 줘

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에서 캡쳐한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의 성북구 공약.
3월29일 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에서 캡쳐한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의 성북구 공약.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정릉사거리에 ‘정릉성당역’을 신설하겠다고 공약하면서 창건시기가 훨씬 앞서고 지리적으로 가까운 봉국사를 고의적으로 배제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 배경에 가톨릭 신자인 박 후보의 개인적 신앙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박 후보는 서울시장 후보 등록과 동시에 “성북구를 교통 편한 시민 자치 활동의 거점으로 만들겠다”며 성북구 대전환 5가지 공약을 발표했다. 공약에는 △강북횡단선 조기 착공과 정릉성당역 추가 △월곡청소차고지 지하화 및 상부 복합문화체육시설 건립 △국민대 앞 국제규격 수준의 수영장 건립 적극 지원 △동북권 시민청 신속 건립 △구 동대문세무서 부지 복합체육센터 건립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박 후보가 서울 강북지역의 도시철도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며 내건 ‘강북횡단선 조기 착공과 정릉사거리 정릉성당역 추가’ 공약은 종교계의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불교계에서는 “왜 역사명칭을 봉국사역이 아닌 정릉성당역으로 지정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정릉 봉국사는 조계종 직할교구 조계사의 말사로 1395년 무학대사가 창건한 유서 깊은 사찰이다. 창건 당시 무학대사는 조선왕조의 발전을 염원하며 약사여래를 봉안하고 ‘약사사’라고 칭했다. 만월보전, 염불당, 용왕각, 명부전 삼성각, 독성각, 요사채 등이 현존하고 있어 역사적 가치도 높이 평가되고 있다. 특히 봉국사는 천연의 청정수가 샘솟는 약수로도 유명해 인근 지역 주민들이 자주 찾는 명소이기도 하다.

반면 정릉성당은 1968년 9월 미아리성당(현 길음동성당)에서 분리돼 설립된 곳으로 역사가 길지 않다. 또 봉국사와 정릉성당은 위치적으로 인접해 있지만 지하철역이 들어서는 정릉사거리와의 거리는 정릉성당 보다 봉국사가 더 가깝다. 가톨릭 신자로 알려진 박 후보가 자신이 믿는 종교를 위해 역사명칭을 ‘정릉성당역’으로 지정했다는 의혹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조계종 종회의원 A스님은 “3월28일 ‘정릉성당역’을 신설하겠다는 박 후보의 공약을 확인하고 서울시를 이끌겠다는 공당의 후보가 맞나 싶을 정도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며 “편향적인 역사명칭 지정은 종교간 갈등을 부추길 뿐 아니라 공정해야할 선거 과정에서 불자들에게 큰 실망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박 후보 선거캠프 관계자는 3월29일 법보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문제 사실을 확인하고 이미 역사명칭을 모두 수정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책·공약알리미 시스템과 더불어민주당 공식홈페이지에는 ‘강북횡단선 조기 착공 및 정릉성당역 신설 추진’이라는 공약이 명시돼 있어 불교계의 반발은 지속될 전망이다.

김내영 기자ny27@beopbo.com

[1580호 / 2021년 4월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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