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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 ‘3월 트리’ 논란에 “불교계 욕먹는다”

  • 교계
  • 입력 2021.04.01 11:46
  • 수정 2021.04.02 09:05
  • 호수 1580
  • 댓글 11

3월31일 법보신문에 돌연 항의 전화
“교회서 1억 받았는데 어떻게 해체하나”
“연등회 할 때도 항의전화 들어온다”
해운대구 적반하장에 불교계 반발확산
창원시는 “4월초까지 트리 철거하겠다”

“트리 사업에 교회 측 예산이 얼마나 들어갔는데 크리스마스 시즌이 끝났다고 점등도 못하고 해체해야 한다는 말인가. 이런 것으로 이의제기를 하면 불교계가 욕을 먹을 것이다.”

부산의 대표적인 관광지 해운대 해수욕장 일대에 ‘3월에도 크리스마스트리 조명을 밝힌 것’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 사업을 담당한 해운대구청 관계자가 오히려 이를 보도한 법보신문에 ‘적반하장’식 항의전화를 걸어와 논란이 되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청 관계자는 3월31일 “(빛 축제는) 지난해 11월28일 설치됐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축제기간이 연기돼 2월에 진행된 것으로 날짜를 계산해보면 (당초 계획보다) 줄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법보신문이 보도한 것처럼) 이번 행사는 특정 종교에 편향된 것이 아니다”고 거듭 주장하면서 “교회에서 거액의 지원금을 내 만든 조형물들을 크리스마스 시즌이 지났다는 이유로 점등도 해보지 못하고 해체하는 것은 오히려 예산 낭비”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빛 축제 기간이 연기돼 크리스마스 시즌이 지났다면 다른 조형물로 대체해야 하는 게 맞지 않느냐’는 질문에 “교회 측이 1억원을 들여 설치한 조형물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행사가 연기돼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점등도 해보지 못한 상황이었다”며 “많은 예산이 들어간 상황에서 크리스마스 시즌이 끝났다는 이유로 해체할 수 없었다”고 교회 측 입장을 거듭 두둔했다. 이어 “조형물에 교회 측의 간판이 들어간 것은 교회 측이 협찬을 했기 때문에 표기한 것”이라며 “시설비가 1억원 가까이 들어갔는데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런 배타성을 불교계에서 만나다니 암담하다”고까지 했다. 교회 측으로부터 행사 지원비 1억원을 받았기 때문에 시기와 관계없이 크리스마스트리 설치는 별 문제없다는 반응인 셈이다.

이 관계자는 ‘불교계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세계문화유산인 연등회까지 불가피하게 취소했음에도 같은 이유로 연기한 크리스마스트리 조형물을 다시 설치한 것은 잘못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불교계는 축제자체를 사전에 취소했고, (이 행사도) 사전에 취소됐다면 상관없었다”며 “그러나 이 행사는 이미 진행하기로 했던 단계였고, 설치된 시설물을 철수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한발 더 나아가 “연등회 기간에 도심거리에 연등이 걸릴 때마다 (시민들로부터) 항의가 들어오지만 우리는 구청과 상관없는 행사라고 답한다”며 “부산진구 쪽에서 진행되는 연등축제에 대해서도 항의가 들어오는데 지금 트리와 관련해 (불교계가) 항의하는 것과 무슨 차이냐”며 불교계가 강하게 반발하는 근본적인 이유조차 파악하지 못한 해명을 늘어놨다.

이와 관련 부산불교연합회 한 관계자는 “아무리 교회 예산이 들어갔다고 해도 종교적인 상징물인 크리스마스트리는 크리스마스 시즌에만 설치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해운대구청 관계자가 매년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진행되는 연등회와 관련해 일각에서 제기되는 민원과 지금 상황을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에 황당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행사를 주관한 해운대구청 관계자가 이런 시각을 갖고 있다는 것 자체가 오히려 더 큰 문제”라며 “부산불교계 차원에서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3월 크리스마스트리’로 큰 논란을 빚고 있는 창원시청은 법보신문 보도 이후 비판여론이 확산되자 4월말까지 설치해 두기로 했던 ‘크리스마스트리’를 조기에 철거하기로 했다. 창원시청 담당자는 “트리 조명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어 3월29일부터 조기 철거를 결정했다”며 “늦어도 4월 초까지는 완전히 철거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580호 / 2021년 4월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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