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8개 강원들 대부분은 5∼6년 전부터 사찰 내에 전산실을 개설, 인터넷 사용과 프로그램 제작 등 컴퓨터 관련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외부 전문 강사를 초빙해 교육을 받기 때문에 교육의 질 또한 높다. 이런 컴퓨터 교육의 활성화로 해인사의 경우 학인 스님들의 성적을 인터넷을 통해, 학인 스님들에게 일괄적으로 공개하고 있으며, 일부 은사 스님들도 인터넷을 통해 성적을 통지받고 있다.
따라서 학인들 가운데 인터넷 ID가 없는 대중이 없을정도로 일반화 됐으며 일부 학인 스님들은 개인 홈페이지도 가지고 있다. 외국어 강의도 활성화되고 있다. 각 강원에 따라 영어, 일어, 중국어 등 다양한 형태의 외국어 교육이 개설돼, 한문 강독 위주의 강원 교육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
컴퓨터는 기본…어학·수화 등 다양
비구니 강원 주도…강사 수급 과제로
지오 서울불교전문강당 강사 스님은 '특강이 활성화 되면서 한문 위주의 딱딱한 강원 교육에 새로운 활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히고 '학인 스님들의 성향과 시대 변화에 따라 전통교육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외전 강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예전에는 불화, 단청, 건축 등 불교와 관련된 모든 일들을 스님들이 직접 맡아 왔다'며 이런 전통을 잘 살리기 위해서는 불교 문화 강좌가 폭넓게 수용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원 교육의 변화에 비구니 스님들의 역할은 눈부시다. 비구니 강원의 교육 과정은 이미 일반 대학 커리큘럼 부럽지 않다. 개설된 강의 내용을 살펴보면, 컴퓨터 교육은 물론, 영어, 일어, 중국어, 서예, 요가, 꽃꽂이, 태극권 등 범위가 넓다. 특히 삼선불교대학의 불교수화 강좌, 운문사 강원의 피아노 강좌, 청암사의 다도 교육 등 여성적인 분위기를 담고 있는 비구니 스님들만의 독특한 강의도 눈길을 끌고 있다.
석운 운문사 교무 스님은 '전통 교육과 현대적인 교육을 잘 조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사찰에서도 강원에 많은 배려를 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교육 과정에 학인 스님들이 크게 만족하고 있다'며 강원 운영 비결에 대해 귀뜸했다.
그러나 이런 변화에 대해 일부 강사 스님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기도 하다. 강원 교육은 간경(看經)을 통해, 스님으로서 습(習)을 익히게 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인데, 특강 형식의 외전 강의가 너무 많으면, 오히려 수행과 공부에 장애가 된다는 것. 또 강원의 변화 바람이 일부 재정이 넉넉한 곳에 한정돼, 영세한 강원과의 편차가 갈수록 심해지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정묵 전 법주사 강사 스님은 '강원의 특강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에 대해, 외전을 너무 많이 교육받다보면 근본을 잃어버리기 쉽다는 강사 스님들의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강원에서 공부하는 학인들에게 언제까지 암기위주의 전통적인 교육만을 강요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전통과 현대를 어떻게 조화시키느냐가 현 강원 교육 활성화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형규 기자
kimh@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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