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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수행법 폄하·무시 옳지 않다

기자명 법보신문
조계종은 화두의 참구를 통하여 깨달음을 얻는 간화선을 기본 수행방법으로 하고 있다. 불교 수행에는 간경, 염불, 진언 등이 있으나 참선이 가장 수승하며 깨달음을 얻는 가장 빠른 수행방법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신라 시대에 선이 전해지고, 고려 시대에 대혜종고선사의 간화선이 전래되어 우리나라 불교의 전통적 수행방법이 되었다. 그러나 최근에 염불선, 남방불교의 위파사나 등이 많이 행해짐으로 인하여 조계종에서 간화선만을 유일한 수행방법으로 인정하고 기타의 수행방법은 인정하지 않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위파사나의 경우는 스님들과 일반 신도가 태국이나 미얀마에서 수행을 하고 오면서 수행의 장점을 널리 선전하고 있으며, 최근에 출판되는 선에 관한 책도 위파사나에 관한 책이 대부분이므로 일반 신도들은 점차 위파사나의 수행방법에 친근해지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종단 차원에서 간화선에 관한 수행체계의 확립과 그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지난 2월 25일에 실상사에서 좥간화선과 위파사나, 무엇이 같고 다른가좦에 관한 선우논강이 있어 많은 스님들이 참석하여 열띤 발표와 토론이 있었다. 그곳에서 나온 간화선의 문제점은 첫째, 간화선을 지도할 명안종사가 없으며, 조실스님이 결제와 해제에만 대중에게 법문하고 평소에는 지도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둘째, 간화선을 몇십년 수행하여도 진전이 없다. 토론하신 한 스님은 20년간 참선을 하였는데도 아무런 진전이 없다고 하소연 하셨다. 셋째, 화두만을 탐구하고 교학에 대하여 알지 못하기 때문에 논리적 체계가 약하다. 넷째, 간화선의 수행자가 화두 하나의 타파만을 목적으로 온 몸과 마음을 몰아세우는 힘의 논리로 수행하고 있다.

간화선의 수행방법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우리 나라가 전통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고 있는 수행방법으로서 스님뿐만 아니라 재가자도 세속생활을 하면서 활발(活發)하게 수행할 수 있는 방법이다.

수행방법도 시대에 따라서 새롭게 바꾸어 질 수도 있을 것이며, 어느 한 수행방법만이 무조건 옳고 다른 방법은 무조건 배척하는 것도 옳지 않다. 그러나 어느 새로운 방법이 장점이 있다고 하여 전통적 수행방법을 폄하하고 무시하는 것은 옳지 않다. 종단에서는 간화선이 갖는 문제점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이에 대하여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간화선의 활성화 방안을 제시하면 첫째, 종단 차원에서 간화선의 수행체계를 교리적·철학적으로 철저히 연구하여야 한다. 간화선은 부처님의 말씀, 달마대사와 역대 조사들의 설법을 통하여 발전된 수행법이라는 점을 밝히고, 수행방편으로도 묵조선, 염불선, 위파사나 보다 우수한 수행법이라는 것을 논리적으로 밝히는 체계적 연구가 있어야 한다.

둘째, 간화선을 지도할 명안종사의 부재를 해결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큰스님들이 많으나 대부분 연로하여서 뵙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므로 큰스님들로부터 인가를 받은 중년의 스님들이 선방의 조실이나 선원장이 되어 수좌와 일반 대중을 직접 지도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셋째, 선방 수좌는 특히 계율을 엄격히 지키는 생활을 하여야 할 것이다. 깨달음을 지향하는 수좌는 일반 신도와 스님들의 존경의 대상이므로, 자기 자신의 깨달음 이전에 오늘날 부처님이 이 땅에 오셨다면 행할 수 있는 최소한의 본보기를 보여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넷째, 총무원에서는 간화선의 수행방법, 지도받을 수 있는 사찰, 스님 등을 소개한 책자을 마련하여 일반 신도에게 길잡이가 되도록 하여야 한다.

간화선의 활성화를 통하여 발심한 불자가 바른 스승을 만나 돈오(頓悟)의 깨달음을 얻고, 한국이 세계 불교에서 선수행의 중심지가 되길 바란다.



정 기 웅/국립경찰대 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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