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불교운동의 새 지평 정토회관

기자명 공종원
서울 강남 서초동 우성건설 인근에 정토회관이 문을 열었다. 근처의 거대한 고층 빌딩들에 비해 별로 드러나지 않는 작은 건물이지만 골목 안의 하얀 3층 건물이 적잖이 의젓함을 느끼게 한다.

그런 느낌이 과연 어디서 오는 것일까. 건물의 위용이 대단해서는 물론 아닐 것이다. 땅값이 비싼 강남지역에 이렇듯 초라하지 않은 불교인들의 보금자리가 세워진데 대한 흐뭇함에서라는 것이 보다 솔직한 고백일 것이다. 물론 강남에도 능인선원이나 구룡사 혹은 관문사 같은 큰 사찰이 들어서 새 시대 불교의 위상을 드높이며 도심포교의 거점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 점에서라면 그런 규모에 훨씬 못미치는 정토회관이 새로 섰다고 새삼 놀라와 할 일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토회관의 등장은 서울 강남지역 불교포교에 천군만마와도같은 기세를 덧붙이는 것이라고 하고 싶다. 어디 서울 강남 뿐이겠는가. 우리 나라 불교의 발전을 위해서나 우리 사회 종교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는 것은아닌가 기대도 생긴다.

왜냐하면 이 정토회관에는 그동안 뿔뿔이 흩어져 활동하던 한국불교환경교육원과 우리민족서로돕기불교 운동본부, 그리고 한국JTS 등 정토회의 기간 단체가 모두 입주해 유기적이고 일체화된 조직으로 보다 효율적인 활동을 할 수 있겠다는 기대가 생기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 단체들은 제각기 설립 목적이 다르고 활동범위가 다르며 가입자의 성격도 다른 조직이기 때문에 서로 힘을 모아 협력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들 조직들은 모두 법륜 스님의 원력으로 구성되어 그 지도 하에 움직이는 단체들인 만큼 궁극적으로 불교단체일 수 밖에 없고 불교적 사회운동을 목표로 함께 힘을 모으지 않을 수 없는 태생적 원인을 가지고 있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이들 단체들이 종래 불교계에서 흔치 않은 불교이념의 실천을 위한 전위적인 조직이란 점이다. 이들 단체들은 수행, 복지, 환경, 평화 등 네 분야에 걸쳐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여 우리 사회를 정토화 하겠다는 구체적인서원을 내세운 조직이다. 불교계에는 물론 수행을 위주로 한 단체가 많이 있다. 개인이 혹은 단체의 조직을 중심으로 깨달음을 위한 수행모임은 얼마든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것은 불교가 궁극적으로 깨달음을 위한 종교라는 점에서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에 비하면 불교계에는 그 수행의 결과를 사회에 회향하는 구체적인 실천행을 위한 노력이 부족한 느낌이다. 자비사상을 실천하는 개인적 노력이 그리 흔치 않지만 단체나 조직이 복지사업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예도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다른 종교가 교육과 복지사업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그 활동을 활발히 하는 데비해 불교계에서는 그런 활동이 거의 없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가 들 정도로 미약하다. 그러니 시대가 요구하는 사회운동에는 불교가 거의 무관심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환경문제에 직접 관계되는 활동이나 빈곤과 기아와 같은 생명존중을 위한 구체적 방법의 안출과 그 실천에 불교는 거의 입을 다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불교인들이 개인적인 소원을 부처님의 가피력에 의해 해결하고자 전국의 기도처를 메우는 것이 현실이지만 사회복지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구체적으로 결집된 힘을 구사하다는 일은 별로 보기 어렵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로 그런 의미에서 정토회가 환경개선과 빈곤퇴치, 심지어 민족통일을 위한 기초적인 사회운동을 선도하고 있다는 것은 그 내용이 어떻건 그 외적 형식만으로도경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정토회의 그런 선구적인 활동이 모두 긍적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닐지 모른다. 부처님이 가르치신 진리를 배우고 익혀 스스로 깨달음에 이르는 것이 불교의 최고 목적이기 때문에 혹 이 단체의 외향적 활동들이 본질을 잃게 되는 것은 아닌가 걱정을 자아내기도 한다. 심지어 북한동포를 지원하는 순수한 보시정신이 혹 독재적인 북한 정권 유지에 이용되어 북한 동포 억압을 방조 지원하는 꼴이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적지는 않다.

하지만 그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서울 강남에 우뚝 세워진 정토회관은 불자들에게 새로운 불교의 가능성을 열어 보여줄뿐더러 사회적으로도 살아 움직이고 있는 우리 불교의 역동성을 과시하는 상징이 되어야 한다는 기대다.


공종원/논설위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